아프다, 아팠다, 아팠었다.

by 하석민 posted Aug 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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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륵 -

 짧은 소리, 그 소리가 지나간 자리엔 붉은 길만이 뜨겁게 흐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떨구었다.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서, 그 길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저지른 이 행위에 대해 인정을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고개를 떨구었다. 아니 현실을 밀어냈다.

 책상 위 한 송이의 꽃은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불그스름하게 상기된 두 뺨에는 투명한 이슬이 흐르고 있었다. 그걸 닦아내려는 힘조차도 없다는 듯이 그 길을 따라 흘렀다. 흐른 눈물은 책상에 새로운 싹을 틔우기 위해 떨어졌고 나의 슬픔 또한 함께 맺혔다.

 단지 견딜 수 없다는 한계를 전제로 나는 내 자신을 놓았다. 끝까지 나의 손목을 잡았던 무언가도 너무나도 오래되어 끊어져버렸다. 투드득, 투드득, 애처롭게 버텼다. 그럴수록 나의 마음은 무너져내렸다. 미련이 남았기에 조금만 더라는 생각을 하였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지, 되겠지 싶다가도 끝내 끊어져버린 이성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을 남겼다. 그리고 그 상처를 나는 받아드리지않았다.  그 사실을 거부하였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고 느꼈다. 하지만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기 위해 용기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후회를 하고 있었다. 내 머리보다 먼저 움직인 나의 손, 내 스스로 끊으려했던, 바보 같은 나 때문에 나는 쉴세없이 눈물을 흘렸다.

 후회가 지나간 자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 피는 너무 새빨갛고 뜨거웠기에, 누군가가 나를 품어주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따뜻하다. 따뜻해.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포근한 이 기분이 괜시리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나는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던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진다.

 

 나도, 나도, 나도...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다.

 하지만 그 어떤 누구도 날 기억하는 사람도, 내가 있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겠지... 

 괜찮아, 괜찮을거야, 괜찮아야 해... 제발...

 

 죽고 싶지 않아... 잊혀지고 싶지 않아...

 

 

 우두커니 서 있어보았다. 그 상태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고 투명한 구름들이 하늘을 헤엄쳤다. 살살 불어오는 바람이 날 간질였다. 하마터면 웃음이 새어나올 뻔했다. 

 

 

  P.s :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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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