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게임 속 이야기   |  미래의 소설가는 바로 나!

2012.03.04 16:39

크로니클 어비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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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 in the dark ocean of life the faint 

[ 어둠 속 존재하는 희미한 생명의 바다 ]

- 크로니클 탐사대 -

No.35



  " 자자, 서두르지마시고. 천천히 서명란에 이름을 적어두시고 저에게 건네주세요. "

  " 아니, 거기가 아니라. 네네 거기요. 아니 거기가 아니라니까. "

  " 줄을 서주십시요. 이렇게 우왕좌앙할 수록 시간만 더욱 지체됩니다. 야! 거기 새치기 하지마! "

  샴기르 석상 앞과 촌장댁으로 이어진 길이 새까맣게 사람들이 붐빈다. 병실 침대에 누워 뚫어지게 창문 밖을 쳐다보고있는 나는 그저 한숨 밖에 나오지않는다. 위험 할 수도 있는데, 살아 돌아 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뭐, 이건 내 추측이지만. 그래도 탐사대에 지원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멀쩡한 사람들인데. 겉만 멀쩡하고 안은 또라이들이 아닌가싶다. 하아, 왠지 가슴이 답답하다. 그닥 움직이고 싶은건 아닌데 왠지 모르게 두 다리가 떨린다. 설마 수전증 다음에 족(足)전증인가?

  " 바벨 님, 주사 맞을 시간이에요. "

  병실 커튼을 옆으로 밀며 1.5L 크기의 주사기를 어깨에 짊어지며 간호사가 안으로 들어온다. 다리 쪽에서 스물스물 올라오는 한기가 내 가슴을 타고 심장을 조여올때 나는 직감했다. 이곳을 빠져나가지않으면 내 엉덩이에 불이 날거라고.

  " 꼭 맞아야하나요? "

  " 네. "

  당연한 얘기겠지만, 한 줄기의 희망을 믿고 물었지만 역시나다. 간호사가 조금씩 내게로 다가올 수록 나의 수명도 나의 공포심도 서서히 인간의 한계를 넘어갈 것 같다. 안되겠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무는건 불가능하다.

  ' 쿠당탕 '

  이불을 냅다 집어던지고 바닥으로 낙법을 하며 떨어졌다. 바닥에 허리를 부딪혀 꽤나 심심한 아픔이 동반되지만 이때다 싶어 서둘러 병실을 빠져나갔다.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 주사기를 들고있던 간호사가 미친 듯이 나를 쫓아 달려온다. 하필이면 입고있는 차림새가 치마가 아닌 바지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연출되는가 싶다. 병실과 병원 문에 거리는 약 15m. 그닥 먼거리는 아니다. 단 몇초안에는 문을 열고 병원 밖을 빠져나갈 수 있다. 

' 철컹 '

  문고리를 잡아채는 동시에 문이 열렸다. 할렐루야! 신에게 감사한다. 

  ' 철컹 '

  뒤이어 들리는 의미심장한 공포의 소리. 그렇다. 간호사 역시 주사기를 든 채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아직은 도망친게 아니다. 그녀가 나를 쫓아오는 순간은 계속 된 추격전이 이어진다. 

  " 흐어억. "

  " 이게 뭐야? "

  " 아, 씨'발. 어떤 개새끼야? "

  샴기르 석상 앞에 나열된 사람들을 휘젓고 도망을 쳤다. 사람들을 밀치고 도망가는 순간마다 사람들에 욕설이 난무한 아우성이 내 귓가에 들린다. 하지만, 수 많은 인파 속에 내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아는건 거의 불가능. 만약 내가 범인이란걸 눈치챈 사람은 독수리 눈을 가진게 분명하다. 아니, 지금 이런 소리 할때가 아니다. 아까부터 나를 쫓아온 간호사는 지칠 줄 모르는 발디딤으로 나의 뒤를 맹렬히 쫓아오고있다. 내가 사람들을 밀치고 달아날때, 그녀는 내가 만든어 논 지름길을 따라 나의 행적을 쫓는다. 이건 그냥 ' 날 따라오쇼! ' 라는 표시가 아닌다? 안되겠다. 계속 이런 플레이가 지속됬다간 나의 체력이 바닥나, 나를 유혹하는 악마의 손길에 나의 엉덩이를 내놀 수 있다. 그건 절대 안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상황을 빠져나와야한다.

  " 우라차! "

  편의점 앞까지 도망쳐나왔다. 꽤나 먼거리를 휘젓고 달려온거 같은데, 사실상 거리는 30m도 채 되질 않는다. 역시 사람들 사이에서 도망쳐나온 것도 용한건가. 나는 재빠르게 편의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띠링 '

  편의점을 들어오던 순간, 문턱에 발이 걸려넘어졌다. 

  " 쿠아악. "

  괴음을 내며 앞으로 덤블링을 하며 착지한 나는 어벙한 표정으로 서둘러 뒤를 확인했다. 다행히 간호사는 쫓아오지않았다.

  ' 띠링 '

  " !! "

  그녀가 헉헉거리며 매혹적인 신음소리를 데리고 함께 들어왔다. 제길, 따돌린 줄 알았는데. 역시 간호사는 무한체력인건가? 다시 한번 시작되는 추격전 앞에 계산대 앞에서 멍하니 우리의 행동을 보고있던 직원이 슬쩍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온다. 그리곤 자기 앞으로 달려오는 나를 그대로 주먹으로 냅다 꽂는다.

  ' 퍼억 '

  꽤나 경쾌하다못해 둔탁한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그 직원의 손놀림에 감탄한 나머지. 착지법을 불안정하게 사용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눈을 뜨니 나는 병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있었다. 방금 전 공격으로 인해 정신을 잃은 모양이다. 젠장, 잘 도망가고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나 훼방을 놓다니. 이따가 따지러 가야겠군.

  ' 차라락 '

  커튼 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 전까지 나와의 황혼의 추격을 벌인 간호사가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온다. 그리곤 슬쩍 창문 밖을 쳐다보더니 이내 신의 손놀림으로 나의 바지를 벗긴다.

  " ?! 이게 뭔 짓이에요? "

  갑작스럽다 못해 당황한 나는 간호사의 손을 붙잡았지만, 그녀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띈 채. 조심스럽게 등에 매달린 무언가로 나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 흐어어억!! "

  오후 12 : 50분부터 오후 1 : 15분까지의 추격전 끝에 나의 패배로 이 짤막한 사건은 막을 내렸다. 결국엔 내 엉덩이를 악마에게 빼앗겨버렸군. 젠장, 눈물이 앞을 가린다 못해 원통하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잠시나마 스스로 위로를 하려던 참에 밖에서 참가신청의 막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샴기르 마을 전체에 울려퍼졌다. 그런 나는 방금 전에 슬픔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곤,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슬쩍 창문 밖을 쳐다보다 이내 이불을 뒤짚어썼다.



  " 형, 형, 혀엉~ 형!! "

  낯 익은 씨'발놈의 목소리가 달콤한 나의 단잠을 깨운다.

  " 왜 온거야.. 나 자고 있는거 안 보여? "

  " 형한테 알려줄게 있어서 찾아왔지. "

  " 뭔데.. "

  " 후훗. 나, 사실 말이야. "

  " 크로니클 탐사대에 지원했다. 라는 말을 하러 온거였으면 닥치고 돌아가. "

  " . "

  피유는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씨'발. 어제 지 입으로 참가한다고 말해놓고 그걸 알릴려고 찾아온거야? 저 자식은 어쩔때 보면 진짜 또라이 같다니까. 아오, 간신히 잠에 들었는데 또 자야되잖아. 아오 짜증나. 
  이불을 뒤짚어쓰고 다시 잠을 청하기 위해 끙끙댔지만 잠이 안온다. 한 참을 그렇게 잠을 자기 위해 용을 썼을까. 결국 포기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병실을 빠져나왔다.

  " 수근 수근. "

  " 수근 수근 이수근. "

  병실 문을 빠져나가니 간호사 두명이 뭔가를 수근거리고있다. 그런데 무슨 래퍼토리가 진부하냐.. 수근 수근 이수군이 언제적건데..

  " ! 아, 안녕하세요. "

  " 네. 그런데 무슨 얘기 중이세요? "

  " 아니요. 별거 아니에요. 호호. 그럼 쉬세요! "

  나의 등장에 한 참을 떠들고있던 간호사들이 어디론가 급히 달려간다. 뭐야, 내가 알아선 안되는 얘기라도 하고있던건가? 뭐, 나랑 상관은 없는 일 같으니까....가 아닌가? 뭐, 상관없다.

  ' 철컹 '

  병원 밖으로 나온 나는 바깥 상황을 확인했다. 역시 참가신청이 끝나니깐 모든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건가. 북적거리던 샴기르 마을이 한적한 침묵을 지니니 갑작스레 적응이 안된다. 한동안은 시끄러운 마을이 아니였지만 오랜만에 활기가 차서 좋았는데. 그것도 역시 한번이였나.

  〃바벨, 몸은 이제 괜찮으신가요?〃

  샴기르 석상 주변을 걷고있던 나에게 라고고 대리인이 인사를 하며 다가온다.

  " 아, 뭐. 보시는대로. 몸은 멀쩡하네요. "

  〃다행이에요. 그렇게 빨리 몸이 완쾌 되셔서. 내일이죠? 퇴원 날짜가.〃

  " 네, 지금 퇴원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귀찮게 내일까지 병원에 있으라고하네요. 뭐, 병원 밥이 쿠아 냉채가 아니라서 좋긴 좋았지만요. "

  〃하하. 그래도 집보다 좋은덴 없죠. 다음부턴 먹는 것에 조심하세요. 뭘 먹었는진 모르겠지만, 약물 중독에 걸린거라면 뭔가 이상한 음식을 먹은 것 같던데. 절대 남이 주는 음식은 함부로 먹지마세요.〃

  그 음식이 바로 제가 만든거랍니다.

  〃아......〃

  ?? 
  라고고 대리인이 갑작스레 얼굴빛이 안 좋아진다. 그리곤 슬쩍 나를 쳐다보더니 안쓰러운 듯한 눈빛으로 나를 감싼다. 앗, 그리고보니 라고고 대리인은...

  〃읽고 싶어서 읽은게 아니였어요. 어쩌다보니..〃

  측은한 말투에 라고고 대리인. 나는 슬픔에 잠겼다.

  〃아무튼 일찍 나으셔서 다행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촌장댁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 아, 저기. "

  뒤돌아선 라고고 대리인을 불렀다. 라고고 대리인은 무슨 할 말이 있냐며 나를 본다. 나는 가슴 속에서 올라온 단어를 목구멍 밖으로 내놓지 못하고 안간힘을 쓰고있다. 그냥 한번 내뱉으면 되는 말인데 왜 나는 이걸 뱉지도 못하고 삼키지도 못하는걸까. 끙끙대는 나의 모습에 라고고 대리인은 살짝 눈치를 챘는지.

  〃내일 오후 1시에 크로니클 탐사대 최종 정예맴버를 발표할겁니다. 아마, 바벨도 그 명단에 올라갈겁니다. 그럼..〃

  라고고 대리인은 가벼운 인사를 하고 촌장댁으로 돌아간다. 샴기르 석상 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한 참을 샴기르 석상의 얼굴 부분을 바라보며 그 자릴 지키다, 조용히 병원으로 돌아갔다. 

  ' 털썩 '

  멍하니 병실 침대에 앉은 나는 라고고 대리인이 한 말을 다시 되새겼다. 

  〃내일 오후 1시에 크로니클 탐사대 최종 정예맴버를 발표할겁니다. 아마, 바벨도 그 명단에 올라갈겁니다.〃

  " …. "

  라고고 대리인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크로니클 탐사대 지원서를 작성하지않았거든. 그러니까.. 내가 그 명단에 들어갈 일은 없다고.. 미안하지만, 아빠를 살릴 방법은 내 스스로 찾아봐야 할 것 같아. 그게 나와 아빠를 위한 길이니까.. 



  P.s : 구 뿌야가 안 들어가져서 갖고 있던 복사본으로 올립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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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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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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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