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게임 속 이야기   |  미래의 소설가는 바로 나!

2014.04.28 23:03

크로니클 어비스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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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니클 어비스> - 6 -


  "…르?"

 「 쫘악 ― 」

 〃어디서 나이도 어린 새끼가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지랄이야? 뒤질라고!!〃

 그 녀석과의 만남은 따귀로부터 시작됬다. 별 반갑지 않은 손님의 등장이지만 모처럼 재회한 사이니 조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원했지만 화기애애는 개뿔, 날 보자마자 뺨따귀를 후려 갈기는 저 녀석에게 뭘 바라겠느냐. 그깟 나이가 뭐가 대수길래 나에게 그딴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 녀석이 의사라는 점이다.

 〃아니 이 새끼는 뭘 쳐 먹었길래 이러고 자빠져 자는거야?〃

 "그 일이 있던 후부터 계속 이 상태로 있어. 피유가 무슨 병이라도 생긴거야?"

 〃그건 봐야 알지, 재촉하지 말고 찌그러져 있어.〃

 오랜만에 듣는 좆 같은 르의 말투가 오늘따라 왠지 반갑게 느껴지긴 개뿔, 말 하나하나 상대방 기분 좆나 좆 같이 만드는건 녀석의 특징인가보다. 그래도 그 좆같은 면 뒤로는 오랜 의사의 내공이 담겨져 있는 손 끝 하나하나로 환자를 진료해 그 환자의 질병을 캐치하는 모습은 조금은 존경…심 따윈 이 녀석한텐 어울리지 않지만.

 「 빠악 」

 "아, 왜 때려?!"

 〃어디서 썅 내 흉을 보고 지랄!〃

 "내가 언제 네 흉을 봤다고 이래?!"

 〃그럼 내가 지금 네깟 놈 앞에서 구라 쳤다는거냐…?〃

 "…."

 씨, 씨발…설마 이 녀석도….

 「 빠악 」

 〃그래 이 새끼야, 그러니까 내 욕 하려거든, 나 없는 곳에서도 하지마!!〃

 …개새끼.

 한참동안 피유를 이리 뒹굴리고 저리 뒹굴리고 앞으로 들었다 옆으로 들었나 놨다하던 동안에 해는 이미 반쯤 모습을 감춘 채, 하늘은 적색을 띄며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다.

 「 빠악 」

 "아, 왜!!!"

 〃가서 물 좀 떠와.〃

 "그런건 말로 하면 되잖아!?"

 〃빨리 안 떠와―?!〃

 …하아, 내가 언제부터 이깟 놈 심부름 꾼이 되어버린거냐…. ! 그리고 보니….

 "르."

 〃뭐.〃

 "리린은 어디 있어?"

 〃…몰라.〃

 "어?"

 〃모른다고 이 새꺄!! 빨랑 가서 물이나 떠와!!!〃

 리린의 행방에 묻자, 르는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리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리린의 이름을 들어내는 순간부터 르의 얼굴은 근심으로 뒤덮여 있음을 나는 느꼈다.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생겼던걸까?

 "…."

 대체 그  녀석들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Mr's 파투스 님, 쿠링 한 마리와 인간 두 명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예? 아, 그, 그러니까 녀석들을 찾았으니까. 신속히 속행해야하지 않을까요?"

 "뭘?"

 "예? 아, 그, 그러니까…."

 "시끄럽게 굴지 말고 가서 잡아와."

 "예? 아, 알겠습니다."

 "아니다. 나도 함께 가자."

 "예? 아, 그럼 지금 당장 준비를."

 "그냥 가, 뭘 그렇게 준비할게 많아?"

 "예? 아, 알겠습."

 "너, 너무 말이 많아."

 "죄, 죄송합니다!!"

 "…그냥 죽어라, 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 뒤로 아무 말이 없다. 무슨 생각이 그렇게 깊게 잠겼는지 한동안 르의 얼굴은 근심 그 자체였다. 행여나 내가 그 녀석의 비위를 거슬리는 생각을 하면 또 득달같이 달려들어 나의 뺨을 후려 갈겼다. 그 녀석의 일상은 늘 그래서 별로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후유증에 대해선 별로 반감을 가지고 있는데 한 번씩 이 녀석이 이런 얼굴로 나와 같은 장소에 머무는건 별로 달갑지 않은 징조다.

 「 쫘악 - ! 」

 평소였으면 가해졌을 르표 울트라 뺨 후려 갈기기가 시전됬을터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잔뜩 긴장을 하고 녀석의 손을 피하려고 했건만, 나 혼자 병신 짓을 한 것을 느끼곤 괜스레 뺨이 후끈거린다.

 "르."

 「 빠악 - ! 」

 …말을 말자 그냥.

 〃왜 이 새꺄.〃

 "됬어."

 「 빠악 - !! 」

 "아 씨발, 왜 자꾸 때리고 지랄이야?!"

 〃이 새끼가.〃

 그 와중에도 반사적으로 르의 손을 막은 내가 대견스럽다.

 그 이후로 또 다시 침묵이 유지됬다. 뭐 말만 꺼내려하면 싸대기질이니 뭔 말을 할 수가 없었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니 내 등 뒤에 매달려 자고 있는 피유가 이럴 때만 부러워진다. 

 서서히 크로니클 어비스의 하늘이 검붉어지기 시작한다. 이 거리를 걸은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난 듯, 우리가 떠나온 길을 되짚어보자니 조금은 메슥거리는 정도다. 그 작은 발로 지치지도 않는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는 르가 신기할 따름이였다. 하긴 저 몸뚱아리에서 그만한 위력이 나오는데 체력은 말 안해도 좋겠지만.

 "그런데 르."

 〃.〃

 …이번엔 르가 날 때리지 않았다. 역시 이미 걷는걸로 체력이 모두 소진된 모양이다. 겉으로는 팔팔한 척 욕짓거리를 하고 다니지만  수백 년을 걸친 나이는 못 속이는건가?

 「 쫘악 ― !! 」

 〃이 씨발놈이 뒤질려고. 한 번만 그딴 생각 품어봐, 확 죽여버릴까보다….〃

 몹시 흥분한 듯이 상기된 두 얼굴이 지금 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 듯 했다. 이 녀석이 마음을 읽기 전까지는 마음이 편했는데 녀석이 이젠 마음까지 읽을 줄 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 속에서나마 내 자유를 펼치지 못하니 왠지 깎지 않은 키위를 통째로 씹어 삼킨 듯한 텁텁함이 가슴 한 켠에 가득 쌓이는 듯한 기분이다. 더불어서 내 안에 쌓여 있는 궁금함이 더 해져 이제 아주 몸이 버텨나질 못할 정도로 많은 부유 물질이 몸 속 어딘가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걸 물어봤다간 내 볼은 남아나질 않다는게 문제지만.

 "…."

 역시 물어보지 않는게 상책이려나….

 〃리린은 잘 있다.〃

 "어?"

 〃잘 있다고,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단지 지금은 무슨 이유 때문에 갈라진거지 곧 있으면 다시 만날 수 있어.〃

 "아…응."

 〃…그 '새끼'들이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말야.〃

 "뭐?"

 〃닥치고 걷기나 해. 네 뒤에 매달려 있는 매미 한 마리 죽는 꼴 보기 싫으면 말야.〃

 거칠고 단도적인 르의 말에 나는 군소리 없이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르 또한 리린에 대해 걱정이 되보이는 말투였으나 그 뒤에 이어진 한 마디가 조금 내 귀에 거슬리게 들려왔다. 그 새끼들? 방해? 이 두 단어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짐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의문이 들 뿐이였다.

 "…."

 그리고 그 뒤로부터 엄습해오는 이상한 기운이 점차 우리들과의 거리를 좁혀오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이때까진 눈치채지 못했다.

 단지, 지금 상황에서는 이 이상의 것도 생각할 수 없었음과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일들도 예측하지 못해서일까, 그 후에 밀려오는 충격과 허망함 때문에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보시다시피 이곳에 대해서 그때의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였고,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딱 하나, 아빠의 병을 치유해줄 수 있는 약초를 찾기 위해서. 크로니클 어비스라든지 뭐라든지 나에겐 별 큰 관심사는 아니였다. 그저 아빠의 병을 고치기 위해 그것 하나 뿐이다. 그리고….

 "…."

 내 등 뒤에 매달린 한 녀석을 무사히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기 위함이기도 한 이 위험한 모험이 언제 우리들의 목숨을 노릴지 모른다는 사실을 잊은 채, 앞으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우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던 일이였다. 설령 이미 뭔가를 알고 있는 르조차도 저런 모습을 보이는걸 보면 아마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나타날지도 모른다는거겠지. 지금에서는 뭘 어떻게 해야하고 어떻게하면 이곳을 빠져 나갈 수 있냐가 아닌, 어떤 상황이 들이 닥쳐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해도 그것들을 모두 뿌리치고 동료들과 합류를 하는 것. 이게 지금 내게 닥친 우선순위다. 바꿀 수도 없고 바꿀 리도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니까 말이다.

 〃…빌어먹을.〃

 앞서 걸어가던 르가 갑자기 얼굴이 10년 묵은 똥을 씹은 듯한 표정으로 변하면서 온갖 욕을 내뱉기 시작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앞을 볼 겨를이 없던 나는 멈춰선 르와 부딪치고 말았고, 그러자 르의 두 손바닥이 한순간에 나의 두 뺨을 강타하고 사라진다.

 "아, 왜 때려?!"

 〃쉿, 닥치고 조용히 해.〃

 "뭐?"

 「 빠악 」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가해지는 폭력 앞에 그저 나는 어린 골드로비에 불과했다. 뭔가를 본 마냥 날카롭게 뜬 눈으로 주위를 사정 없이 둘러보던 르의 시선이 어느 한 곳을 향해 멈춰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르가 바라본 그쪽 부근에서 「 부스럭 」하는 소리와 함께 르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기 시작했다.

 〃너,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어?"

 「 빠악 」

 〃한 번에 알아 들어. 이젠 시간이 없으니까.〃

 "…이씨."

 「 빠악 」

 …#@!#!$@#%%##^%#!!!

 〃이럴 시간 없어.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무슨 얘긴데?"

 〃앞으로 나와 리린, 그리고 라고고 그 자식을 비롯한 4대 대리인들을 만나도 절대 아는 척을 하지 마라.〃

 "에? 그게 갑자기 무슨."

 〃닥치고 내 말대로 해. 그래야만이 네가 무사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무사할 수 있는 방법…?

 "르, 그게 무슨."

 〃그리고 지금부터 너와 난, 오늘 처음 만난 사이도 아닌 그냥 아예 모르는 사람, 아니, 나란 존재를 잊어버려라.〃

 "르…?"

 〃알아 들었으면 빨리 도망가!!〃

 "!!"

 르의 그 외침에 나도 모르게 르를 두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내 생각과는 정반대로 반응하기 시작하는 몸에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르를 바라봤지만 이미 르는 등을 돌린 채 내게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왜지? 갑자기 르가 왜 저런 말을 한거지? 느닷없이 아는 척을 하지 말라니? 아니 처음부터 자신을 몰랐던 것처럼 행동하라니? 신명나게 나를 때리다가 스스로 자괴감이라도 든건가? 아니 그건 저 녀석의 본능이고 태생부터가 다혈질이라고 치자, 그런데 그런 말과 행동들이 나는 더더욱 적응되지 않는단 말이야!!

 "르!!"

 〃가. 그리고 다신 아는 척 하지 마라. 네딴 녀석이란 얽히는건 이젠 아주 지긋지긋하거든.〃

 그 말은 진심이 아니였다. 아니 거짓을 넘어서 완전히 뒤틀린 대답이다. 왜 르가 저런 말을 하는지 갑자기 저딴 말을 내뱉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지에 대해선 알 도리가 없었지만, 그의 뒷모습이 자꾸만 내 등을 떠밀며 빨리 이 자리에서 꺼지라며 아우성 친다. 그럴 순 없었다. 느닷없이 이런 상황을 받아 들일 수가 없다고!

 "르!!!"

 〃가라고 이 새꺄!!!!〃

 「 쿠당탕 - !!」

 …!!! 

 "후…. 이제야 좀 조용해졌는걸…. 그렇담, 다음 먹잇감은 네 녀석이냐…?"

 "너…뭐하는 새끼야?!"

 "…나? 네 녀석을 지옥으로 이끌어줄 '바론' 님이시다 ― !!"

 「 빠악 ― !! 」


 

 P.s : 오래 전에 작업했던 분량이 49편까지 있길래 마저 올린 뒤 이후 크로니클 어비스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며 머릿 속에서 궁리만 할 바에 되던 안되던 써내려가보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 이상 흘려보낸 시간이 아깝게 여겨지지않도록 말이에요. 항상 행복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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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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