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게임 속 이야기   |  미래의 소설가는 바로 나!

2015.05.26 22:41

Noble Princess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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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흔들리는 꽃 - 5]

  레인은 일주일 째 이 우울감에 빠진 것이 혹시 자신이 신에게 버림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출발 전 루미너스 공주님께 무릎을 꿇고 맹세를 멋지게 했으나ㅡ자신의 생각으론ㅡ 루미너스는 그 모습을 보며 까르르 웃었고 그 웃음에 연쇄적으로 주위 동료들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꽤나 곤혹을 느껴야했다. 정말 진지함을 모르는 공주였다.


  "공주님. 제발 그만해주세요. 전 정말 진지하게 맹세한거라고요."


  "하지만 평소랑 너무 안어울렸으니까요."


  "하아. 정말 너무하십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마차 앞으로 나아갔다. 주위의 동료들이 그의 모습을 보며 피식피식 웃었고 그들을 향해 무서운 눈빛을 보내자 고개를 돌린 채 모른 척 휘파람을 불어댔다. 레인은 자신의 직업이 적성에 맞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결론을 내렸다. 군인이 다 그렇지.
  그렇게 힘차게 몇 시간을 달리다보니 벌써 해지는 지고 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외쳤다.


  "모두 휴식을 준비하라. 3인로 1조로 사주경계를 서도록 한다. 모두 서두르도록."


  "예!"


  그들은 각자 말에서 내려 휴식 준비를 시작했다. 공주를 따라온 2명의 시녀는 요리를 시작하기 시작했고 나머지 병사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나뭇가지를 모으러 돌아다녔다. 레인은 자신의 말을 적당히 나무 옆에 세워두고는 마차 쪽으로 걸어갔다. 마차에서는 피곤한 표정으로 마차 밖으로 걸어나오는 루미너스의 모습이 보였다. 루미너스는 레인을 향해 피곤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레인. 이틀 째 이동하고 있는데 언제 쯤이면 도착할 수 있나요?"


  "예. 메리디안 왕국엔 도착하려면 앞으로 여드레 정도 지나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내일 하루 하고도 반나절을 달리면 마을이 하나 나옵니다."


  "우와, 레인. 이웃나라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예. 이웃 나라의 축제는 아주 멋있을 겁니다."


  "뭔가 재미있는 일도 일어나겠죠?"


  그는 자신의 이마를 짚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러나 무례스럽게 자신의 왕국의 공주 앞에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무슨 소리를 들을 지 모른다. 어쩌면 또 참수형을 할지도 모르는 노릇이니 꾸역꾸역 그 마음을 짓눌렀다.
  대화를 하고 있다보니 어느새 해가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레인은 완성된 천막 안으로 공주를 데리고 갔다. 어제도 느꼈던 것이지만 이곳에 공주님을 모시게 된다는 것이 정말 우울할 정도였다.


  "공주님. 불편하시지 않습니까? 제가 일정을 제대로 짰다면 오늘이라도 공주님을 편안한 곳에 쉬게 할 수 있었을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레인. 당신도 정말 노력했고 잠도 못잤잖아요."


  "하하. 그나마 위로를 해주시니 피로감이 줄어드는 기분이네요."


  그는 루미너스를 향해 피곤한 웃음을 보여주었고 그녀도 그에 못지않은 피곤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레인은 그녀에게 편히 쉬라고 말하며 목례를 하고 그곳을 떠났다. 정말 피곤한 날의 연속이다. 아무래도 이제는 공주님을 뵙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잠시 그녀가 있는 곳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제이크에게 돌아갔다. 그는 제이크에게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다. 물론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이기에 더욱더 궁금했다. 멀리서 제이크가 자신을 향해 목례를 하는 것이 보였다.


  "레인."


  "무슨 일입니까?"


  "아뇨. 별 일은 없습니다."


  "왜 부른거죠?"


  제이크는 공주님이 있던 곳에서 우울한 표정으로 나오는 레인을 보고는 갸우뚱하고는 그를 불러세웠다. 레인은 피곤한 얼굴에 우울한 표정을 지어보임으로써 일을 하는 병사들의 사기를 200% 떨어지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었다. 모두들 그가 측은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레인과 제이크는 주위의 커다란 돌 위에 주저 앉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조금의 정적 후 레인이 말했다.


  "제이크.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저 그냥 묻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사랑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로 레인과는 거의 10살 차이의 동료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부대 부하임에도 말이 조심스러웠다. 그는 자신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아니,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해야할 수 있겠다. 그에 관해선 많은 부분에 대해 신뢰하고 있었다.
  제이크는 잠시 하늘을 쳐다보다가 피식 웃고는 레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 나이까지 사랑을 안해봤다면 제가 불구거나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전자나 후자 모두 아니랍니다. 아니, 남자를 좋아하는 것 또한 좋아하는 일일테니 일단 전 불구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사랑을 해보셨습니까?"


  "예. 이미 집에 이쁜 마누라랑 세상 다 주고도 아깝지 않은 이쁜 자식들이 있지요."


  "전 당신이 부럽습니다."


  "하하. 그것도 다 부질 없습니다. 전 군인입니다. 언제 등에 칼침 맞고 죽을지도 모르는 군인이죠. 사실 마누라 임신시킨게 지금에서는 정말 미안하고 후회스럽습니다."


  "무슨 말이죠?"


  "사실 마누라랑 연애하다가 임신시키고 결혼 해버렸습니다. 하하. 정말 무책임한 짓이죠. 하지만 아이들을 보니 제가 후회했다는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아빠가 되어서 아이들을 보고 후회하다니. 정말 전 나쁜 아빠인가봅니다."


  "깨달으셨으니 괜찮습니다. 자각 자체가 반성을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하하. 당신이 갑자기 이런 뜬끔없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답을 원한다는 뜻입니까?"


  "예?"
 
  "뭐, 이런 말을 하긴 이상하겠지만 당신도 안타깝군요. 공주님을 사랑하시죠?"


  "어,저, 그러니까……."


  "레인. 때론 혼자 하는 사랑도 아름답습니다. 짝사랑이란 것도 있잖아요."


  "그게 대체……?"


  "크론 녀석이 말 안해주던가요? 당신께서 공주님 좋아하는 건 공주님 빼고는 모두 안다고. 그리고 그 소문을 모르는 건 당신 뿐이고요."


  "윽. 그 소문이 정말 사실이였습니까?"


  제이크는 자신의 상관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울상이 된 자신의 상관을 보면서 이 순진한 상관을 어떻게 위로해 주어야 하는가 생각하다가 그는 말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잃는 사랑보다는 혼자라도 간직한 사랑이 아름답습니다. 제가 가진 사랑은 언제 잃을지 모르는 위태로운 사랑이지만 당신께서 가진 사랑은 언제까지라도 간직하실 수 있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간직하십시오. 하지만 전 슬프도록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대체 무슨……."


  "그럼 저도 이제 일하러 가야해서요."


  그는 그 말을 남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지를 털었다. 그리고는 그의 어린 상관을 힐끗 바라보다가 피식 웃고는 자신의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일손을 거들었다. 그들은 웃으며 달려오는 제이크를 보며 바락바락 고함을 질렀고 그들을 향해 허탈 웃음을 터뜨리며 돌아가면 맥주를 쏘겠다는 말 한마디로 그들을 조용히 시켰다.
  레인은 제이크의 말을 생각해보았다. 혼자하는 사랑도 아름답다고, 가진 사랑이 위태롭다고. 그는 혼란에 빠졌다. 제이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가진 건 잃는다. 자신의 것이 아닌 두 사람의 것이라면 누구 하나가 그 형태를 잃어버린다면 사라진다. 하지만 혼자의 것이라면 잃을 확률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느 센가 밤이 어두워졌다. 그는 바닥에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왠지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늘이 무섭게만 느껴졌다. 자신의 것도 아니고 남의 것도 아닌 것은 대체 무엇일까? 잃을 수나 있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가질 수 조차 없는 것일까? 그의 눈에서 문뜩 눈물이 흘러내렸다. 정말 서럽게 울고 싶어지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밤하늘이였다.



  그는 새벽의 쌀쌀한 날씨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일어나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새벽 근무를 서는 불침번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레인을 보자 깜짝 놀라 정자세를 섰다. 레인은 그들에게 한마디 하려다가 그만두고는 그 자리를 지나쳤다. 그는 자신의 허리에 검을 차고는 잠시 주위를 돌아보았고 아직은 떠오르지 않은 해 때문에 아직은 주위가 어두웠다. 그는 주위가 안전하다고 판단하고는 어제 앉았던 바위에 다시 앉았다. 새벽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밤의 아름다움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검집을 만지작 거리면서 다시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하아. 신이 있다면 따지고 싶군. 이렇게 매일 우울한 상태여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말이죠, 공주님. 제가 오늘까지 여드레 째 우울감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 중 많은 비중은 공주님이 차지하고 계시죠. 왠지 모르게 우울해서 말이지요."


  "아? 저 때문이라고요? 무슨 이유에서요?"


  "글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마음이 허전하고 아파요. 혹시 공주님을 알고 계시나요. 대체 제가 뭣 때문에 이렇게 아픈지를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혹시 사랑인가요? 음, 하지만 전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아픈 적이 있지만 그것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아, 예. 공주님도 잘 모르시는군요."


  그는 잠시 대화하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과 대화할 상대가 없었던 것이다. 혹시 자신의 말을 들은 신이 답하여 자신을 상담해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황당한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이 몇 년 동안 들어온 익숙한 목소리임을 깨달았다. 레인은 자신의 생각이 제발 다르길 바라며 신에게 빌었다. 식은 땀을 흘리며 그는 그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신을 저주했다.


  "고, 고고공주님!"


  "예? 레인. 왜 그러시죠?"


  "어, 언제부터 계셨습니까?"


  "혼자 고민하시는 것 같아서 상담해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왜 그렇게 놀라시죠?"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하."


  "그래요? 하암. 역시 전 일찍 일어나는 타입은 못 되나봐요. 일어나자 마자 다시 졸립네요."


  "출발까지는 아직 멀었으니까 주무시기 바랍니다."


  "알겠어요. 아! 그리고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제가 상담해드릴께요."


  "예. 감사합니다."


  "그럼!"


  루미너스는 발랄한 동작으로 인사하고는 다시 천막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한숨을 쉬었다. 혹시 눈치채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눈치채봤자 무엇이 되겠는가? 자신의 이 마음은 그녀에게 닿지 못할 것이다. 전하지 않으면 닿을 수 조차 없기 때문에. 전하지 않을 것이다. 상처를 받는다면 혼자로서 충분하기에.
  그는 새벽 하늘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앞으로도 쭉 이 우울한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p.s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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