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게임 속 이야기   |  미래의 소설가는 바로 나!

2015.05.27 00:31

일상물 3

조회 수 334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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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같은 얼굴을 한 킹크랩이 오늘따라 더 못생긴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딱히 보고 싶지않은 면상이지만 저렇게 들이밀면서 다가오니 더욱 열이 뻗친다. 마침 왼쪽 손에 먹다 남은 소주병이 들려있긴한데, 이걸 사용해도 저 녀석이 무사할 수 있을까? 쓸데 없는 걱정만이 앞선다.


 "흐힣헤헿."


 역시 못생겼어. 이대로는 안되겠다. 후려치던가, 도망을 치던가, 침을 뱉던가 셋 중 하나는 꼭 해야할 것만 같아. 어떤 예시를 골라서 저 녀석을 골탕 먹일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평소 내가 알던 킹크랩이라면 다리가 짧아 오랜 시간동안 나를 쫓아오는건 무리다. 하지만 내 후련함은 가시지않겠지. 그럼 소주병으로 후려칠까? 하지만 저 녀석 등껍질, 결코 이깟 소주병으로는 해를 입진 않을거야. 오히려 그 파편들이 튀어서 내 안구와 각막을 손상시키겠지. 그렇다면 마지막 방법은...


 "여어, 오늘따라 더 못생겼는걸?"


 저 멀리서 다크론이 자신만의 독보적인 아이템인 "광채나는 지느러미" 를 흔들며 기어오고 있었다. 웬만해서 물 밖에 안 나오는 녀석인데 어쩐 일로 나온거지? 아니, 지금 중요한건 저 녀석이 아니야.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녀석부터 어떻게하지않으면 내 시력이 감퇴할지도 몰라. 

 문득 떠오른 하나의 기억이 일시적인 불안감을 해소해주었다. 이미 한 두 번 겪은 일이 아니라 내성이 생긴걸까? 아님 이 상황조차 일상으로 느끼게된 나의 삶을 비관하는걸까. 이대로 충분하다는걸 누군가가 내게 알려주는걸까? 그게 아니라면 대체 그 기억은 뭐였을까. 

 버터향이 나는 팝콘맛이 났다. 실제로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그 달콤하면서도 짭쪼름한 맛이 입 안에 퍼쳐 뇌까지 닿는거 같았어. 벛꽃처럼 부드러운 바람 또한 나를 간질이며 떠나갔지. 아쉬웠지만 그대로 보낼 수 밖에 없었어. 잡으려하면 더 멀어지려했으니까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어처피 닿지않을 인연 따위에 연연할 정도로 나는 어리석지않으니.

 

 "좋아했어."

 "..."

 "지금보다 더 많이 좋아했어."

 "...저."

 "근데 이젠 아닌거 같아."

 "..."

 "안녕."


 떠나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과거의 내가 어리석게 느껴진다. 늦지않았어,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잡아. 지금까지 후회했던 네 삶을 되물림하지말아줘. 이대로 놓치게되면 넌 평생을 후회하고 말거야. 지금의 나처럼...


 "오투투, 울어?"

 "..."

 "무슨 일 있어? 킹크랩이 너무 못생겨서 그래?"

 "내가 뭘 어쨌다고 씨발!"

 "왜 그래, 걱정되게."


 나는 친구의 물음에 아무 답도 해주지 못했다. 그저 눈물이 나왔다. 지난 일을 되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는 다시 오지않는 기회라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때의 나는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너에게 그녀는 소중한 존재가 아니였냐고, 대체 무엇 때문에 떠나는 그녀를 단 한 번이라도 부르지않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 애가 어디가 좋아? 나처럼 날 수도 없고 귀여운 얼굴도 아니잖아. 울긋불긋한 몸뚱이에 매서운 눈매, 어딜 봐서 얘한테 매력을 느끼는거야?"

 "그 애는 내가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줬거든."

 "뭐? 그깟 손 한 번 잡아줬다고 그러는거야? 손 같은건 나도 잡아줄 수 있다고!"

 "...이런게 아니야. 나 그만 갈래."

 

 이제서야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바라던 사랑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단순히 가벼운 이유가 아니었어.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 그게 내게는 부족했던거야. 그때 그녀가 내게 말하던 의미 또한 내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기를 원했던거겠지. 하지만 그 사실을 눈치채기엔 난 너무나 어린 존재였어. 널 감당하기엔 난 너무나 조그마한 오투투에 불과해.


 "이 새끼 몽정하나. 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어?"

 "얘 이러다가 쓰러지겠다. 빨리 강제로라도 기절시켜서 데려가자."

 

 미안해. 이제서야 너에게 용서를 구해.


 "야아, 거긴 척추잖아! 이렇게 관자놀이를 후리라고."


 고마웠어. 조금이나마 사랑이란 감정을 알게해줘서. 


 "사랑해."


 이제서야 사랑을 알게 됬어.

  


끝.

Who's 하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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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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