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게임 속 이야기   |  미래의 소설가는 바로 나!

2016.01.17 20:35

무녀 이야기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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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벅터벅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물론 몇분전만 해도 말이다. 나는 시끄러운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고 귀찮은 일을 즐기는 변태가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순간은 너무나도 귀찮게 여겨지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무이."

 

  "……."

 

  "무이!"

 

  "미안하지만 난 무이가 아냐."

 

  "그럼 무이왕이라고 불러줄게."

 

  "미안하지만 무이왕도 아냐."

 

  "그렇다면 영웅왕이라고 불러줄게."

 

  "그러니까 그게……."

 

  호기심 가득한 눈의 반짝임에 맞춰 그녀의 몸에 붙은 꼬리와 여우귀가 쫑긋쫑긋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을 무이라거나 무이왕이라거나, 혹은 고문서에서도 언급된 적 없는 영웅왕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그녀에 대해 이미 포기를 한 상태이다만 나의 성격이 포기가 빠르다거나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허나, 그녀를 만나고부터 포기라는 것이 꽤 하면 편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방금 전의 예로 그것에 대한 증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째서 그녀와 내가 이렇게 같이 다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녀와 처음 만난 것은 아마도 잘 기억이 안나지만 영웅의 신탁을 받고 신탁에 따른 수행을 위해 길을 가던 중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에 처음 만난 그녀에 대해 서술하자면 한마디로 거지가 따로 없었다. 꼬질꼬질한 얼굴에 원래의 색이 노란색이라고 주장하는 꼬리와 여우귀는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는 이 종족에 대해 알 길이 없었다. 본디 이 세계는 공룡이라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갑자기 여우귀와 꼬리가 달린 여자아이라니. 그런 말 들어본 적도 없다. 내가 빤히 쳐다보자 그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의 얼굴을-정확하게는 나의 짐에게-쳐다보았다. 아마도 '먹을 것이 있다면 나에게 줘'하고 말할 듯한 눈빛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눈빛에 굴할 내가 아니었기에 무시하고 지나가려는데 신기하게도 여우귀가 축 처지는게 아닌가?

 

 '어라? 저거 움직이는거였어?'

 

  당황하여 내가 쳐다보자 다시 활발하게 귀가 쫑긋쫑긋거렸고 그녀의 눈빛은 거의 살기에 가까워졌다. 이 상황에 대해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뒷걸음질 치려하자 맹렬한 속도로 나에게 부딪쳐 와서-역시나 정확히는 나의 짐-달라 붙었다. 그러자 나의 짐인 서신, 창, 여분의 식량이 우수수 떨어져 버렸다. 이미 예상 했지만 나의 식량을 보자마자 그녀를 달려들어 순식간에 3일분의 식량을 해치워버렸다. 누구나가 이 광경을 본다면 당황해할 것이고 어쩔 줄 몰라할 것이며 나또한 그 범주에 해당했다. 그래서 그 순간을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상황이 정리되어버렸다.

 

  "키야! 맛있다!"

 

  "어이! 잠깐만! 뭐가 맛있고 뭐가 키야야!"

 

  "어라? 너 누구?"

 

  "조금은 상황을 보라고!"

 

  "아니, 갑자기 길에 쓰러져있는데 짐꾸러미가 걸어오길래 혹시 식량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나를 짐꾸러미로 부르지마."

 

  "아니었어?!"

 

  "아니야!"

 

  이렇게 그녀와 만나 처음으로 한 대화는 어디에 가서 말하지도 못할 실없는 대화였다. 무언가 특이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나의 3일치 식량을 헤치우고선 기분이 좋은이 연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때마다 그 여우귀가 왔다갔다 거리는 것이 꽤나 신기한 광경이었다.

 

  "어, 보아하니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혹시 공룡?"

 

  "도대체 나를 어떻게 보면 공룡으로 보는거야."

 

  "아니, 본디 사람이라는게 어떻게 머리에 여우귀가 달리고 엉덩이에 꼬리가 달릴 수가 있냐고."

 

  "아, 내 소개가 늦었구나! 나는 헤라야. 흠,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쉽게 말하자면 무녀야."

 

  "무녀? 무녀가 뭐야?"

 

  "흠, 어렵구나. 아, 너 신탁을 받고 여행을 다닌다고 했지?"

 

  "어, 응. 그랬지."

 

  '어라? 내가 그런 말을 한적이 있던가?'

 

  "그런거야!"

 

  "어? 무슨 말이야."

 

  이제는 본래의 색을 찾은 노란 빛의 귀가 쫑끗쫑끗거리면서 나의 대답을 요구했다. 나는 이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대충 얼버무릴 마음으로 짧게 생각하고 대답했다.

 

  "혹시, 미래를 볼 수 있다던가. 그런거야?"

 

  그녀는 큰 눈망울이 더욱더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흥분을 감추지 못한 꼬리가 연신 살랑살랑거리면서 나에게 더욱더 대답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인 것 같았다.

 

  "혹시, 너는 미래를 볼 수 있어? 그러니까 너는 나와 만날 운명이었어?"

 

  그녀는 나에 대답에 만족한 듯이 슬며시 쳐다보면서 다음 대답을 준비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그녀의 호기심어린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아마도 내가 지금부터 가장 무서워할 눈빛이 될거라 짐작하게 되었다.

 

  "그래! 나는 너의 미래에 신부가 될 여자야!"

 

  "무, 무슨 헛소리를!"

 

  "나는 무녀야. 무녀에 대한 전설도 듣지 못했어?"

 

  "무녀라느니 미래라니 그런걸 알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건 신이야.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거라고. 아니, 그보다 난 너 같은 신부 필요 없어!"

 

  "우와! 상처받았어. 너무해!"

 

  "아니, 장난 그만치고 제대로 이야기 해 봐."

 

  그녀는 여전히 싱글벙글한 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인 체 이야기를 이어갔다.

 

  "무녀가 신의 대리인이라면?"

 

  "뭐?"

 

  "너가 말했지. 너는 무이왕의 대리인이라고. 그렇다면 나는 신의 대리인이라고 하면 안될까?"

 

  "잠깐. 정확하게 하자고. 나는 영웅의 신탁을 받고 움직이지만 무이왕의 대리가……."

 

  왠지 아주 잘못 된 말을 한 것 같아 말을 멈추고 말았다. 신탁이란 것은 신의 말이다. 신의 나침반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면 무녀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응? 뭐라고?"

 

  "어, 그러니까. 나는 신탁을 받고 무이왕의 대리가 아니고……."

 

  "신탁은 신의 말이고 나침반이라고?"

 

  "뭐, 뭐야 그 바보같은 설명은."

 

  "바보 같을까?"

 

  "바보 같아."

 

  왠지 정말로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 아까부터 나를 보며 싱글벙글거리며 웃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놀리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눈과 알 수 없는 웃음을 보자니 정말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괜시리 뻘쭘해져서 헛기침을 하고는 이야기를 다시 이어갔다.

 

  "하지만 네가 무녀라면 어째서 이런 곳에서 버려져있는 건데?"

 

  그녀의 어깨가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버려져있는'이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버려져 있다니! 당치도 않아! 나는 무녀장님의 부탁으로 이곳 저곳을 다니고 있다고. 절대로! 절대로 버려지지 않았어."

 

  절대로 신경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버려져있다는 부분에서 말이다. 도대체 어떤 경위로 버려진건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아무튼 그녀의 말이 그러하다고 생각하니 그렇다고 생각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무녀장님이라니? 무녀도 여러명이 있는 건가?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한 체 이야기했다.

 

  "무녀장님이라니? 너말고 무녀가 있어?"

 

  "당연하지. 우리 종족은 대대로 신탁을 받고 이세계의 멸망을 예측하고 지켜왔다는거야. 그리고 지금의 세대는 내가 되었다는거야."

 

  "우와. 그거 엄청 위험한거 아냐? 너가 지금 세대라니?"

 

  "응. 엄청 위험한거야……?"

 

  그녀의 눈빛이 갑자기 바뀌었다. 엄청나게 무섭다. 손에는 어느센가 몽둥이 같은 것이 들려있었고 갑자기 뛸 준비를 하듯 자세를 잡고 있었다. 엄청나게 위험하다. 나도 도망갈 자세를 잡고 누구 하나랄 것 없이 뜀박질을 시작했다. 내가 왜 도망가는지도 알 수 없었고 왜 나를 따라오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우와! 왜 이래! 왜 따라오는건데!"

 

  "그거야 네가 도망치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따라가는거야!"
 
  "네가 나를 죽일 듯이 따라오니까 도망가는거라고!"

 

  "나는 죽이지 않아! 그냥 대화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그런 무서운 몽둥이를 휘두르고 무서운 얼굴을 하며 그런 소리를 해도 설득력이 없다고!"

 

  "으갸갸갸갸갸갸!"

 

  "으아아아아아아!"

 

  지금 나는 현재 이유도 영문도 모른체 여우귀 소녀에게 무서운 얼굴로 쫓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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