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하석민 posted Apr 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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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 걷는 이 기분은 생각보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는 다르다고 자부했던 나날들이 이제는 무능력의 파도가 되어 내 몸을 구속하니 제대로 된 인간구실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역시 핑계.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너는 그저 노력의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구제불능에 불과해.' 라며 업신 여겨지는 시간에 위축되었다.

 난들 그러고 싶겠느냐. 라고 반박하고 싶어도 이미 너무 늦은 회개의 시간이거늘, 아직도 난 반성이란 외면 앞에 스스로를 위하며 어지러진 길 위를 다시 한 번 쓸어 내려갔다.

 

 밤 하늘.

 그 하늘에 꽃 핀 별들이 무수히 많은 기대감을 주었을 때, 나는 그저 이 역시 그들에게 주어진 능력에 일부라고만 치부했다.

 그들이 어찌하여 이런 자리까지 올라왔는지에 대한 궁금증 따윈 없고 운 좋게 주운 동전, 남들에게도 흔하게 오는 행운이라고 생각하기에 내게 그런 빛이 들지 않은 건 내가 주어진 환경이 너무나도 시커먼 하수구 안과 같다고 생각했다.

 

 밥을 먹을 때도 입 안에 들어가는 것이 쌀인지 반찬인지 아니면 남이 흘린 찌꺼기인지도 제대로 인지되지 않았고 혼란스러운 이성판단에 사리분별조차 되지 않는 엉뚱한 상황에 목구멍으로 삼키는 것이 단순한 식사가 아닌 남을 의식하며 억지로 집어 삼켰던 응어리었음을 너무나도 뒤늦게 판단하고 말았다.

 

 하늘 아래를 걷고 밤 하늘을 수 놓으며 의문의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나를 채워넣었던 수 많은 시간을 지나 다시금 현재.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걸었고 어떤 것을 쟁취하기 위해 주시했으며 무엇을 만족하기 위해 그렇게 삼켜냈을까.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미제의 수수께끼를 왜 나는 계속해서 풀어내려고 하는 것일까.

 삶이라는 속박, 굴레 앞에 내 몸 이곳저곳이 묶인 채로 이끌리듯 흘러가는 무자비한 세월은 언제쯤 안주할 수 있을까.

 

 끄적.

 혹은 툭.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자신만의 꽃이 개화하기만을 기다리며 이토록 어리석게 구는 게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자 자연스레 모든 것을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역시도 반복되는 후회의 연속이지 않을까.

 

 인생무상.

 투덜거림도 어찌보면 한 순간의 여력이다.

 이 힘이 남아나지 않는 그 날이 온다면, 그때가 된다면 매일 같이 뱉던 푸념조차 나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면, 오늘도 내 일을 반복할 수 밖에.

 

 

 

 

 

 <P.s>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인생이 지루하지만 별 수 없는 걸 알기에 무덤덤하게 살아갑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소설조차 한 문장 한 문장 더해가는게 어려워지는 때가 오니 아쉬움이 크다고 느낍니다. 

 올해도 훌쩍 4월이 되었네요. 매월 1번씩이라도 이렇게 자유로이 글을 올리러 올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항상 행복한 하루 되시고 내일을 위해 좋은 꿈 꾸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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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