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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3 03:29

크로니클 어비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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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 in the dark ocean of life the faint 

[ 어둠 속 존재하는 희미한 생명의 바다 ]

- 크로니클 탐사대 -

No.32



  쓰러진 그를 가까스로 등에 짊어지고 병원 안으로 들어 온 나는 낑낑거리며 그를 내 침대에 올려놓고 옆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 한 숨을 돌렸다. 때 아닌 소동에 간호사 한 분이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나는 아무 일 아니라며 이 사람이 물을 먹고 기절을 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간호사는 쓰러진 그의 눈을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벌리고 왼쪽 주머니에 있는 성냥을 꺼내 불을 붙히고 내게 불이 붙은 성냥을 건네며 그 사람의 눈 앞에 갖다대라고한다. 이게 무슨 짓거린지는 모르겠지만 간호사의 말대로 불이 심하게 붙은 성냥을 그 사람 눈 앞에 갖다대었다. 간호사는 한 참동안 그 사람의 눈을 쳐다보더니 내게 성냥을 거두라고 말한 뒤 벌렸던 눈꺼풀을 다시 닫는다.

  " 그 사람 괜찮아요? "

  나의 물음에 간호사는 다행스럽다는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몇 일동안 굶어서 일어난 단순한 쇼트라며 내게 안심을 시키려는 모양인데 왠지 더 걱정이 커진다. 간호사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침대에 누운 그 사람과 나 혼자 병실에 남아있었다. 새근 새근 콧소리가 그 사람의 입에서 들린다. 나는 물끄러미 그 사람을 쳐다보며 한 숨을 푹 내쉬고 자리에 일어나 병원 밖으로 나섰다.

  ' 끼익 '

  오늘 하늘은 참 영롱하다. 요즘 들어 하늘을 관찰하는게 은근 재미가 느껴진다. 밤 하늘에 쏙쏙 박힌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별들. 그리고 그들 사이로 광량한 빛을 내뿜고 있는 달의 자태에 몽롱해질 것 같다. …… 하아, 이 시간만 기다렸는데. 대리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내게 거짓말을 하다니. 어디 갈때가 생기면 내게 와서 이러 이러한 사정이 있으니 다음에 와달라고하는게 그렇게 아까운가? 아니 그렇게 바쁜가? 아무튼 대리인들 중에 제대로 생각이 박힌 대리인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무이 대리인도 그렇고, 심지어 라고고 대리인까지! 하아, 미치겠다. 머릿 속이 너무나도 공허하다.

   ' 끼익 '

  병원 문 옆에 쪼그려앉아있는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나는 고개를 쓱 들어 인기척에 응답을 하니, 방금 전 내가 업고 온 그 사내가 헐랭한 몰골로 내 앞에 다가왔다. 

  " 어? 괜찮으세요? "

  그 사람을 보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사람의 몸 상태를 묻자, 그 사람이 아까 전보다 혈색이 도는 얼굴로 웃으며 내게 말했다.

  " 고맙소, 덕분에 목숨은 부지 할 수 있었소. 당신 성함이 ' 이스리온 더 바벨 ' 맞으시오? "

  " 에? 제 이름을 어떡해...? "

  " 역시, 내 짐작이 맞을줄 알았소. 잘 부탁하오. 내 이름은 ' 레인 홀리스 ' 앞으로 잘 부탁드리오. "

  그 사람은 정중하게 한 손을 내게 건넸고, 나는 얼떨결에 그 사람과 악수를 했다. 왠지 이 사람도 보통 사람은 아닐거란걸 짐작한 나는 슬쩍 그 사람의 옷차림을 살펴봤다. 아까 전에는 당황스러워서 제대로 못 봤는데. 이 사람, 검은 포대기를 쓰고 있다. 그 것도 엄청나게 커다란 포대기를 말이다. 나와 악수를 하던 그가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슬며시 손을 거둔다. 

  " 아, 죄송합니다. "

  " 아니, 괜찮소. 처음 상대를 만났을때 옷차림을 보는건 당연한거라오. "

  " 아, 그런가요.. "

  " 상대의 옷차림을 보지 않는다면, 그 상대에겐 별 호기심을 못 느낀다는거 아니겠소? 그러니 자네의 그 행동은 나를 참 기분 좋게 만드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오. "

  그 사람은 절도 있는 웃음소리를 지녔다. 아까부터 오 오 거리는게 신경쓰인다. 뭔 말투가 저딴 말투가 있는지 심히 고민하게 만든다. 한 참을 문 앞에 서성거리던 그는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저 멀리 하늘을 바라본다. 그의 행동에 나는 그에게 왜 그러냐며 묻자, 그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나를 도와준거에 대한 답례라며 뭔가를 건네주고 편의점이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달려가는 그 사람을 보며 배고픈가하는 생각을 하곤 그에게 건네받은 뭔가를 손에 쥐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꽤, 밤 공기가 차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게 무슨 말인가요. 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

  〃…….

  〃르!

  〃틀렸어. 이미 한계에 다달았다고.. 더 이상 손을 써봤자 수명만 감소 할 뿐이라고. 그저 이렇게 지켜만 보는게 제일이야.

  〃무슨 말입니까. 천재적인 선의인 당신이 이까짓 것도 치료하지 못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손은 써보고 말하는겁니까? 이게 도대체..!

  〃입 닥쳐, 애송이. 병이란 말이야. 고칠 수 있는 병이 있는 반 면. 고칠 수 없는 상처도 있을 수 있어. 아무리 유능한 의사라해도 이 상처와 깊이는 의사들은 감당 할 수 없다고! 아무리 나라도 말이지. 이건 고칠 수 없어.

  〃그래서 의사가 있는거 아닙니까? 의사라면 병을 고치기 위해서 있는게 아닙니까! 다치면 치료해주고 아프면 약을 지어주고. 아무리 심한 병이나 상처라도 의사가 힘만 쓰면 나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무슨!

  〃입 닥치고 제대로 들어! 내가 방금 전에 말했지? 아무리 유능하고 천재적인 의료술이 있다고해도 이건 낫게 할 수 없어. 아니 절대로 못 고쳐!

  〃!!

  〃그러니까 그만 징징거려. 나도 이런 내가 한심하다고. 그때와 같은 일이 두 번씩이나 일어난 나라고 속이 편한 것 같아? 천만에! 미치겠어. 미쳐서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그때는 아직 의학이 뒤떨어져서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의학이 아주 발전 된 시대라고. 그런데 고칠 수 없어. 이렇게 의학이 발전됬는데. 184년 전과 184년 후의 의학은 정말 1세기를 거스른 발전인데 고칠 수가 없어. 고칠 수가 없다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에..에 취 - !! "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데 재채기가 나왔다. 훌쩍 코를 닦고 눈을 뜨고 천장을 쳐다봤다. 왠지 불길한 기분이 엄습해온다. 아까 어디론가 향한 그 사람은 돌아오지않았다. 편의점에 간 줄 알았는데 편의점에 가보니 그런 사람은 온 적이 없다고하고. 대체, 그 사람의 정체는 뭐였을까.... 그나저나, 밤이 되니깐 입이 근질 근질한게 야식이나 먹어야겠다. 그런데 이 시간에 문을 여는 곳이 있을려나? 슬그머니 침대에 내려 온 나는 병원 밖을 빠져나가 편의점으로 향했다. 이 시간에 문 열 곳이라곤 편의점 밖에 없으니.. 내가 병원에 들어 간 사이 이슬비가 내렸는지 바닥이 축축하다. 눅눅한 환경 탓에 기분도 우울해지는게 우울증이 걸릴려나.. 하핫, 병원에 하루 정도 있으니깐 내 정신도 썩어드는군. 

  " "

  밤 공기도 쌀쌀한데 뭔가가 편의점 앞에서 기웃거린다. 뭐, 나같이 야식이 궁한 사람이거니하고 옆을 지나치는데 그 사람한테서 나는 이상한 냄새가 나의 발걸음을 멈춰세운다. 무슨 비린내 같기도한데 생선이라도 먹은건가? 요즘 같이 생선 보기 힘든 시국에 생선이라니. 은근 부러운 눈치로 쳐다보는데 그 사람이 숙인 고개를 번쩍 치켜세우더니 갑자기 나를 홱 돌아본다. 내 시선이 부담스러운가하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내 오른 팔을 잡는다. 그의 행동에 당황스러운 나는 왜 그러냐며 그 사람에게 묻자, 그 사람이 나를 쳐다본다. 

  " !!!! "

  달빛이 사이로 보이는 그 사람의 시뻘건 눈망울이 나의 눈과 맞닿았다. 달빛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본 나를 향해 그 사람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 깜짝 놀란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 사람을 떼어내려고하지만 그 사람의 악력은 킹왕짱이였다. 불끈 쥔 주먹 사이로 내 어깨는 죄어지며 고통을 느꼈다. 숨을 헐떡이며 그 사람의 목을 부여잡고 목을 졸'라 잠시 기절을 시킬 생각으로 힘을 줬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듯 시뻘건 눈망울 사이로 붉은 눈물이 흘렀고, 그 눈물이 내게 떨어지자 그 사람이 입을 쩍 벌리고 나를 향해 혀를 놀린다. 

  " 이 새끼가!! "

  그 사람이 잠깐 주츰한 순간 나는 헐렁해진 어깨를 움직여 그 사람의 면상에다 주먹을 냅다 꽂았다. 내 주먹에 제대로 죽빵을 맞은 그 사람이 옆으로 나자빠지고 움켜잡던 내 어깨를 놓는다. 나는 재빠르게 일어나 그 사람 위로 올라가 그 사람의 볼과 볼을 두 주먹으로 겁나게 때린 후 재빨리 편의점 안으로 도망갔다. 

  " 어서오세... ? "

  편의점 안에 들어선 나를 보며 방긋 웃으며 인사하던 판매원이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 사람과의 짧은 혈투에 식은 땀이 범벅 된 나는 판매원에게 수건 좀 달라며 손을 뻗었고. 판매원은 카운터 옆에 살포시 놓여져있는 수건을 내게 건네준다. 나는 건네 받은 수건으로 땀으로 세수한 얼굴을 쓸어내리며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리곤 긴 한 숨을 돌리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옆에 놓인 고기 한 뭉텅이를 집어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을 부탁하는 나를 보며 판매원은 더욱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뭐 별거 아니겠지하는 생각이 눈에 보인다. 판매원에게 고기 값 800st를 건네주고 편의점 밖을 빠져나왔다.

  " ! "

  방금 전까지 나에게 죽빵을 맞고 쓰러진 그 사람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다. 당황한 나는 주위를 샅샅이 둘러봤지만 그 사람의 행적은 보이지않았고. 왼 손에 들린 고기를 입에 물고 유유히 병원으로 향했다. 뭐, 나한테 얻어맞고 정신을 차렸겠지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 꺄아아악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출연자>
  레인 홀리스 : 25男 - 인간(??)
  로렌 : 300男 - 페트(베르푸스)
  오니리스 레포 메네시스 : 540男 - 페트(골드드래곤)
  바론 : 24男 - 인간(??)
  카르베논 폰 라크라드 디 에이스 : 19男 - 인간 (석기미남)
  바바라 갠디스 리 : 23男 - 인간 (어리버리)
  오르셰르스 마쥬드 피유 : 14男 - 인간 (땅꼬마)
  르 : 700男 - 페트 (쿠링)
  베르시안 : 18女 - 인간 (울보소녀)
  샤를 드 라펠루스 : 18男 - 인간 (석기미남)
  리린 : 200男 - 인간 (사자소년) 
  이스리온 더 바벨 : 18男 - 인간 (이리소년)
  이스리온 더 파필로온 : 43男 - 인간 (바람소년)
  스리론크 인 샤론 : 41女 - 인간 (헤티안) 
  <기타 인물>
  사람들 , 페트, 라고고 대리인, 무이 대리인, 고르돈 대리인, 도라비스 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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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