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보기

|  뿌야의 스톤에이지 커뮤니티 전체글을 모아봐요

2012.03.31 19:31

루에르 75

조회 수 6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라셀이 내게 말해준 것, 그것은 자신의 이야기자, 이 세상에 마지막을 위한 발걸음이였다. 그러나 나는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나는 왜 이런 상황에까지 다다랐는지에 대해 묻고 싶을 뿐이였고, 그도 알겠다는 눈치를 보이지만 쉽사리 그의 말문은 열리지 않았다. 다만 라셀 자신이 한 종이 한 장을 들고 이곳으로 돌아온 뒤, 마키 족에게 찾아가 그곳의 서재를 빌린 것까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 하지만 이상해…네가 이곳에 있었다면 내가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널 볼 수 없었어. 네 말대로라면 너는 내가 그곳에 돌아온 뒤에 왔다면 널 볼 수 있었을텐데. "


  의심스러운 나의 물음에 라셀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 내가 돌아왔을 땐, 넌 이미 제정신이 아니였잖아?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내가 있는지 없는지 볼 경황이라도 있었어? "


  그는 피식 웃으며 내게 말했다. 라셀의 말대로 내가 그곳에 돌아온 뒤,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져 그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했을 때였다. 내 곁에 있던 로빈도 그런 나를 보며 많이 아파했는데…그런 시간동안 이 녀석을 이 상황들을 대비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잠시동안은 나와 라셀은 아무 말도 없었다. 차분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손등을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듯한 적막감이 찾아온 뒤에도. 말 없이 라셀의 옆자리를 지키던 나는 문득 궁금해진 사실 하나가 있다. 그가 이곳에 오기 전, 란의 방에서 찾은 종이 한 장, 라셀은 왜 란의 방에서 다른 것도 아닌 한낱 종이 한 장을 들고 이곳에 왔던걸까? 설마 그 종이 안에 란이 마지막으로 남긴 단서라도 있는걸까? 나는 슬쩍 라셀을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그에게 물었다.


  " 그 종이, 뭐였어? 네가 방에서 찾은 종이 말이야. 혹시…란이 남긴거야? "


  의문을 가진 나의 말에 라셀의 어깨가 살짝 들썩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란이 남긴 것 맞지만, 단서는 아니라는 뜻인가? 그렇다면 그는 왜…그 종이를 들고 온거지? 

  의아스러운 나의 표정을 묵묵히 지켜보던 라셀, 종이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가 힘든지 그의 모습에서 머뭇거림이 보였다. 허나 라셀은 왜 자신이 그 종이를 가지고 왔는지, 왜 다른 것도 아닌 그걸 갖고 왔는지에 대해 내게 설명을 해주려는지 한참을 애를 쓰며 머뭇거리던 그의 얼굴에서 결심을 다진 듯한 모습이 보이며 그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인다.


  " …옛날, 마우 마을에 한 사건이 있었어. 한 여자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살해 당하는 사건이 말야. "


  라셀의 입 밖에서 나온 말은 충격 그 자체다. 왜 그가 이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지만, 라셀은 그 말을 계속 이어가려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 그때의 나는 갓 수색꾼으로 들어온 신입이였으니까 지금처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위에서 하라는 대로만 움직여야하는 몸이였지. 그런 내가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거야. 그 여자가 살해 당하는 모습을…. "


 


  “ 라셀은 오늘도 상부에 지시대로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며 마을에 안전과 질서가 그대로 유지되는지에 대해 관찰하고 있었다. 그때는 아직 햇병아리인 라셀은 신입답게 매사에 모든 일들을 열심히 처리하며 윗 사람들에게 신임을 받고 있었다. 그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하게 주위를 둘러보던 라셀의 귀에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런다고 달라지는건 없어요. 이미 저는 이 마을사람이 됬다고요. "


  " 우스운 소리하지마. 너는 이쪽 사람이야. 너는 이곳 사람이 될 수 없다고!  "


  " 제 마음은 변치 않아요. 그만 돌아가줘요. 그이가 이 모습을 본다면, 큰일날거에요. "


  " 내가 그깟 녀석 하나 무서워할 것 같아? 단지 나는 너만 있으면 되. 너만 있다면 그런 고철 덩어리 따윈 신경쓰진 않을거라고. 나는 그저 너와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야. 예전처럼, 후회 없는 삶을 말야. "


  " …미안해요. 저는 이미 마음을 굳혔어요. 그리고 당신에겐 후회 없는 삶일진 몰라도, 제게는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이였어요. 이만 갈게요. 다신 절 찾아오지 말아주세요. "


  마을 구석 민가에서 들려오는 두 남녀의 대화에 자신도 모른 체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라셀은, 자신 쪽으로 걸어오는 한 여자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벽 쪽으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그녀는 라셀이 있는 민가를 지나친다. 그때 그녀의 눈가에서 작은 눈물 한 방울을 발견한 라셀의 눈빛이 살짝 흔들린다.  


  " …너, 날 무시하고도 무사할 것 같아?! "


  


  ”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6 루에르 82 3 아인 2012.04.15 816
235 루에르 6화 : 영원의 신념 1 아인 2012.04.13 971
234 루에르 81 아인 2012.04.12 779
233 루에르 80 아인 2012.04.12 876
232 루에르 79 아인 2012.04.11 677
231 루에르 78 아인 2012.04.09 756
230 루에르 77 아인 2012.04.08 674
229 Untitled 푸른머리클록 2012.04.08 671
228 새로운 시작 -1부- 푸른머리클록 2012.04.07 712
227 스톤 에이지E - 1화 - 2 유캔이 2012.04.06 793
226 응아ㅏ강ㄱ 1 Flower 2012.04.04 888
225 스톤 에이지E - 프롤로그 - 1 유캔이 2012.04.02 890
224 새로운 시작 -p- 1 푸른머리클록 2012.04.02 827
223 루에르 76 1 아인 2012.04.02 796
222 제목 추천 받아요... 리얼까도남 2012.04.01 732
221 루에르 75 아인 2012.04.01 695
» 루에르 75 아인 2012.03.31 669
219 루에르 74 아인 2012.03.31 616
218   라셀의 입 밖으... 아인 2012.03.29 860
217 죽음 푸른머리클록 2012.03.28 768
Board Pagination Prev 1 ...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 179 Next
/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