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5.05.05 07:01

고뇌하는 스텐토스

조회 수 412 추천 수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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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융단이 깔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면 뭔가 떠오를줄 알고 잠자코 누워있었으나 나의 침묵은 대답을 찾지못하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쿠오의 소동굴, 이곳이 내가 사는 곳이자 태어난 장소다. 나는 남들과 달리 몸집이 거대했다. 그것까지는 괜찮았지. 하지만 유난히도 긴 목 때문에 서서히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야. 그들은 나를 차별하지않았어. 그렇다고해서 동정하지도 않았지.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나와 친하게 지냈지만 피해의식에 찌든 나는 그것도 그들의 아량과 배려심이라 생각했지. 나쁘진 않아. 가끔씩은 나도 다른 이들과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아냐. 난 그들과 다르고 이곳과는 어울리지않아. 


 "뭘 그리 고민하고 있는겨?"

 "아니 그냥. 밤하늘이 이뻐서 말이야."

 "그게 아닌거 같은디.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 같혀. 무슨 고민인지 나가 들어줄테니 한 번 속 시이원하게 얘기해보드라고!"


 같은 동굴 안에 서식하고 있는 깡북이들 중 하나인 "강북이" 가 나타나서 물었다. 항상 내가 삶에 지쳐 무기력해있을 때마다 나타나 나에게 기운을 북돋아준 좋은 친구다. 이 친구 때문에 아직까지도 내가 버틸 수 있는게 아닐까싶을 정도로 내겐 하나 밖에 없는 버팀목이자 친구였다. 나는 잠시동안 아무 말 없이 그의 얼굴을 보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이 친구가 어떤 반응을 해줄까? 그것보다도 내 심정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뭘 그리 걱정하는겨. 그런건 신경쓰지말아부러!" 라고 말하지는 않을까. 내가 원하는 대답은 나조차도 알 수 없는데 이 자가 속 시원히 해결해줄 수 있을까? 확신 지을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슬프고 안타깝다.


 "난 궁금했었어. 내가 모르는 출생의 비밀이라던가 내 부모님의 소식을 말이야. 박사 님에게 항상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어. 나는 불분명한 대답에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더 물어볼 수는 없었어."

 "왜?"

 "내가 그 말을 할 때마다 박사 님은 슬픈 얼굴을 짓고 계셨어. 그렇기에 난 더 물을 수도 알려고 하지않았지. 아직 내게 시간이 필요하다는걸 느꼈어. 사실을 받아드리기에 지금의 나에겐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을거란걸 알고 계셨던거 같으니까."

 "그런데 뭐가 더 문제인겨? 그걸 다 알면서 왜 그라는디?"

 "모르겠어.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않아서일까? 아니면 죽을만큼 괴로운 사실을 외면하기위함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고 그냥 이도 저도 아닌 투정을 부리고 있는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알고 싶어. 그렇기에 이토록 괴로운걸지도 몰라."

 

 목이 긴 공룡, 몸집만 큰 뚱땡이, 내 스스로 깎아내린 나의 별명들이다. 그 누구도 나를 그렇게 부르지않았지만 내 자신이 나를 무시하고 경멸하고 있었다.

 난 누구일까,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디서 온건지 그 답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내가 처음 눈을 떴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건, 습기찬 돌 냄새와 뜨거운 숨, 반짝이는 대머리에 금방이라도 후- 불면 날아가버릴 듯이 하얀 수염을 가진 박사 님의 얼굴이었다. 


 "이젠 그만 할까. 매일 밤 이러고 있는 것도 지겨워. 하루하루 청승 맞게 밤하늘을 쳐다보는 것보다 너희들과 노는게 더 재밌어. 내가 누구든 너희가 누구든 우린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이잖아?"

 "그걸 인제야 깨달았는감? 바보 같으니라고."

 "더 이상 고민하고 싶지 않아. 그냥 살아가고 싶어. 내가 누군지, 어디서 태어났는지, 난 이미 알고 있었어. 단지 받아드리기가 힘들었던걸지도 몰라.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항상 내 자신을 비웃었으니까."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자신이 나를 비웃으면 어떡하자는거여? 참말로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먼. 쓰잘데기 없는 소리 말고 퍼뜩 들어온나. 밤공기가 많이 찹다."

 

 줄곧 생각했다. 

 난 누구일까, 나는 어디서 태어났을까. 그건 중요치않은 사실이다. 지금 내가 이곳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 과거는 상관 없어. 난 가까운 행복을 버리고 기억조차 없는 과거의 기억을 찾아 헤매려했어. 그 누구도 바라지않고 치켜세우지도 않은 바보 짓을 말이야. 이젠 내 자신에 대한 확답을 줄 때가 온거야. 

 

 "아따, 시방. 후딱 안 들어오고 뭐하는겨? 너 때문에 다들 기다리고 있잖어!"

 "알았어, 내려갈게."


 내 이름은 스텐토스.

 남들보다 몸집도 크고 생김새도 다르지만 그 누구보다도 이곳을 사랑하는 공룡이다.



 P.s : 주제와는 약간 변질된 느낌입니다. 즐감하세요~!

Who's 하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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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