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물 1

by 하석민 posted May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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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한 마을에 킹크랩과 이블티거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너무 좋아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애정표현을 하곤 했죠. 예를 들자면 가벼운 키스나 포옹, 그리고 더 깊숙히 들어간다면 심의상 표현할 수 없는 질척한 행위를 일삼곤 했지요.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가끔식은 사소한 일로 다툴 때가 있었습니다.

 푸른 빛깔로 영롱하게 빛나고있는 갈대밭을 따라 걷던 킹크랩과 이블티커, 그들은 여느 연인과 다름 없는 모습으로 하하호호 붉은색 홍조를 띄며 서로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죠. 다른 이들이 본다면 부러워할 정도로 말이에요. 

 그러던 중 킹크랩은 잠시 멈춰섰어요. 장기간 짧은 다리로 걸었던 탓에 배껍질이 자갈에 긁혀 상처가 났거든요. 그 모습에 이블티거는 눈물을 흘리며 킹크랩의 상처 입은 배껍질을 조심스럽게 핥아주었답니다. 사실 이블티거의 침에는 "조니스트 치 유제" 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그 누구든 이블티커에게 핥음을 받으면 60세 노인도 한 큐에 서 버린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니까요. 덕분에 킹크랩은 다시금 기력을 되찾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블티거는 흡족한 미소로 킹크랩을 바라봤습니다.


 "저기...킹크랩, 너에게 할 말이 있어. 꼭 좀 들어줬으면 해."


 수줍은 듯 바들바들 떠는 이블티거의 모습에 킹크랩은 가련한 눈빛으로 그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었다. 무슨 말을 할지 알아서일까 아니면 그저 순전히 그가 떨려하는 모습에 대한 애잔함일까? 슬픈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던 킹크랩의 손은 어느세 그의 민감한 부위까지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있는 이블티거는 움직이지않았다. 오히려 그 상황에 더욱 포근함을 느끼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시간이 무르익을 수록 서로에 대한 불타는 감정만이 더욱 더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언젠가는 꼭 말하겠다 다짐했는데, 그때마다 망설이는 탓에 말 못했었는데 오늘은 꼭 말해야겠어."

 "이블..."

 "좋아해."

 "..."

 "남들이 뭐라하던 난 상관 안해. 네가 좋아. 내 앞에 있는 울퉁불퉁한 피부를 가진 킹크랩, 짧은 다리 탓에 오래 걸을 순 없지만 함께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네가 좋아. 사랑해. 내 마음을 받아줘."

 "이블..."


 불그스름한 눈물이 두꺼운 잔해를 남기며 기쁨을 상기시켰다.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으로 더욱 더 뜨거운 사랑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친구 사이가 아닌 연인 사이로써 서로를 존중해주며 아껴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기에 서로에게 조심스러웠던 행동조차도 이제는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겠지.


 "아아, 숨소리가 거칠어요. 마치 성난 호랑이 같아!"

 "그 딱딱한 껍질이 너무 매력적이야. 더욱 들러붙어줘!!"

 

 그들의 애뜻한 사랑이야기가 계속 될 수 있도록 빌어주세요. 원래 사랑은 나이도 국경도 없는 법이니...

 그날따라 하늘은 자몽처럼 탐스러운 하늘로 상큼하게 젖어들고 있었습니다. 편한 사랑하시길 바랄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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