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들려오는 BGM이라는 북소리는 흥겹고 아련하게 들려온다.
그대로 아무것도하지 않은 채 귀를 기울여본다.
예전에 들었던 추억을 상기시키지만 그저 그 뿐인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생선의 잔재와 같은 손을 쓰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별 볼일 없는 소리를 들으며 마을을 향해 발을 떼어본다.
채팅창에 울리던 예전의 시끌벅적한 소음은 없어졌다.
그 대신 마을에서의 생동감 역시 없었다.
옛 장터의 요란스러웠던 채팅창은 정적을 유지했고, 빽빽이 들어서 있었던 상점의 자리에는 황량한 바람만 불 뿐이었다.
공백의 기간에 들어선 건물과 NPC라는 사람이 생겨났지만, 광장의 소란스러움은 상점과 다를 바 없었다.
구석진 곳을 둘러보아도 모두 옛날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러한 마을 안을 오투투라는 연두색 공룡이 헤집고 다녔다.
얼음성이 열리었다는 깜짝 놀랄 소리가 울렸지만, 그에 반응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태껏 마을을 지키던 NPC마저도..
어찌보면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물가가 올라버린 현실, 일상과 같은 다중 클라이언트,..
스톤에이지라는 마을을 떠나기에는 충분했다.
그런 마을을 지켜보는 존재는 LCD라는 창백한 액정 안에 보이는 풍경, 황량한 마을을 추억을 곱씹으며 눈을 흘긴다.
눈을 흘기던 찰나 추억의 조각으로 자리잡고 있던 NPC...
칠흑의 동굴 끝에서 버티고 있는 골로스, 잊혀진 영웅의 동굴에서 정말로 잊혀져버린 샴기르가 머리를 흘겨 지나간다.
그들은 잘 있을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에서 마을의 NPC처럼 고독히 지내고 있지는 않을까.
이렇게 머릿속을 지나가는 탓에 한번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 생각은 암담한 좌절을 새롭게 낳지 않을까 한다.
연두색 공룡은 그런 생각을 곱씹으며, 휑한 마을의 풍경을 마시고서 ESC를 눌러 쓸쓸히 마을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