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않는 그 무언가가 내 귀에 들려왔다. 가끔씩 불어오는 산들바람마저 시큼한 향을 내며 하늘하늘 아지랑이처럼 펼쳐 흘러갔다. 바람에 따라 흔들거리는 갈대마냥 나의 손이 파르르 떨리며 두려움에 가득 찬 눈동자로 그를 응시했다. 그의 얼굴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두려움인가? 아님 알 수 없는 공포심일까, 이대로라면 나는 저 사람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다간 나는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도망쳐!"
도망치라는 말이 들렸다. 누구의 목소리일까? 내게는 누군가인지를 확인할만한 시간이 없는데. 두 발목이 무거웠다. 누군가가 붙잡고있다던지 그런게 아님에도 내 힘으로 그 무언가를 떨치기엔 너무나도 많은 힘이 필요했다. 나 혼자서는 안될 그 무언가를 대신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어떡하지? 이대로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아직 시작도 못 해봤는데, 이대로 무너지기엔 내가 그동안 달려왔던 시간이 아쉽고 비참했다. 그러나 나를 도와줄 이는 없었다.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내 미래에는 날 도와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이 길을 올 때까지 뿌리쳐온 사람들 수를 따져봐도 나는 그런 호의를 받겠다는 기대조차 하면 안되는거였다. 나에게는 그 기대마저도 욕심이고 사치일 뿐이다.
이 길에 다다르기까지 머지않은 시간이 남았지만 나는 그 길을 완주할 수 없을거 같다.
이 길을 완주하기엔, 내가 너무나도 어리석기 때문이다.
P.s : 간만에 BGM을 듣다가 소설이 쓰고 싶어서 끄적여보네요. 항상 소설이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입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엔 저도 겁이 많아졌네요. 그래도 제 옛 소설을 읽다보면 괜스레 멋쩍은 웃음만 감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