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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0 18:42

나는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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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은 적막한 담배연기가 긴 마냥 축축하게 찌들어있다. 조금은 괜찮겠지싶어 우산을 안 챙겼는데, 이런 이런, 조금 있으면 비가 내릴 것처럼 사납게 울어재낀다.

 어젯 밤 남겨놓았던 피자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혹시 몰라 한 입 베어무니 아뿔싸, 맛이 없다. 쳇 예전에는 이런 것쯤은 가뿐히 씹어넘길 수 있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너무 옛날 얘기가 되버린건가싶다. 괜히 이런걸로 또 우울해진다. 조울증인가, 에이 별 생각 말자. 인생 뭐 있나 즐기고 싶을 때 즐기고 쉬고 싶을 때 쉬고하는거지. 숙성시킨 된장마냥 뚱해있는 것도 내 취향이 아니다.

 발걸음이 무겁다고 느낄 정도로 무게감이 있는 워커를 신고보니 오늘은 내가 어디를 가려고 했더라? 알람소리에 부랴부랴 나갈 채비를 끝마치고 아침까지먹기는 했는데, 정작 오늘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나지않는다. 누구를 만나려고 했던가? 친구일리는 없고 그렇다고 여자친구? 에이, 내가 여자친구가 있을리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와 중대한 약속이 있던가? 아니 그 전에 내가 만날 '사람' 이 있던가? 항상 혼자였고 앞으로도 독고다이 인생을 추구하던 내가 누군가를 만나자고 아침 일찍 이 난리를 피울리가 없지. 그렇다면 단독 외출인가? 이 근처에 가까운 PC방에도 가서 홀로 게임이라도 할 생각이었나? 그렇게 보기엔 지금 내가 너무 잘 차려 입었다. 내가 그런데 가겠다고 이렇게 깔끔하게 차려 입을리가 없지. 흐음, 대체 난 무엇을 하려고 했던걸까?

 축축한 팬티마냥 하늘은 촉촉히 젖어드는 모습이다. 비가 내릴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만 우산이라도 챙겨서 나갈걸. 후회해봤자 이미 비는 한 방울씩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비를 피할 생각으로 주변을 훝어보았다. 평소 때와 같다면 이 근처에 가까운 상가라도 있을텐데, 뭔 일로 이 주변이 이렇게 깔끔한지 모르겠다. 이 앞을 지나가면 언제나 하교를 한 학생들이 시끄럽게 떠는 소리, 근처 분식점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떡볶이를 섭취하던 식탐쟁이들이 있었는데. 웬일인지 아무도 없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존재하듯 그 누구도 없었다.

 깔끔하게 차려 입은 옷차림, 누군가가 매달려있는듯이 무거운 발걸음. 아무런 약속이 없음에도 어딘가로 열심히 향하는 나.

 그래, 내가 이 나라의 군인이다.

 

 P.s : 소설 감이라도 잡으려고 끄적여보았습니다. 27일날 외출인데 그날 신나게 여느님과 놀 예정입니다. 께헿헿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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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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