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했다.
오늘 아침은 너무나도 어두웠다.
빗소리에 갈피를 잃고, 공허함에 허무해지는 그날.
나는 조금씩 세상과의 만남을 시작한다.
학교 가는 버스 안, 나는 조금씩 걱정스러워졌다.
이제 마지막 학년이자, 내년이면 내 인생의 첫 디딤.
나에겐 너무나도 빠르고 이른 시간이였다.
학교에 들어서자 텅 빈 교실 안엔 썰렁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그 누구도 나를 반겨주지 않았다. 그저 그곳엔 1년 전 묵었던 사람들의 흔적만이 가득 할 뿐, 내가 있을 곳은 없었다.
책상 안 가득 차있는 책들과 공책들, 나는 서서히 미래에 대한 압박감에 몸이 짖눌려왔다.
이기지 못하면 뒤처질 뿐, 뒤처진다면 이 세상의 패배자.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그 먼 날의 미래를 찾아, 조금씩 나의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는, 학교 가니까 30분 동안 조용히해 시끄러워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개학식 시작과 동시에 입학식.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1학년 몇몇이 보이는데, 다들 인상을 구기면서 가오가이거로 탈바꿈을 하고 있었음.
그러던지 말던지, 그들과 똑같이 인상을 쓰며 슬쩍 가방 끈에 가려진 명찰표를 뽐내며 노려봤지.
학교에 들어가니 다 아는 얼굴이야. 그냥 그 반이 그 반이야.
담임이 왔는데, 다른 중학교에서 왔나봐, 고등학교엔 처음이라고 하더군.
착하시고 근엄이 있으신 모습에 조금은 안심을 했달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후회 없이 보내길.
는, 2 3학년은 밥 안 주고 1학년만 점심 먹음.
돈까스덮밥이랑 치킨 또띠아 나와서 먹으려고 했는데 선생님들이 먹지 말라고 해서 삐침.
그래서 대학교 앞 던전에서 돈까스 먹으려고 했는데 사람이 꽉 참.
며칠 전 찍은 증명사진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친구랑 같이 가서 찍음.
배고파서 근처 중국집에서 탕수육 + 짜장 2 A 세트를 시켜서 사 먹음.
집에 오는 동안 살랑 살랑 불어 오는 바람에, 폭풍 간지 남의 모습을 형상화 시킴.
내일은 토요일, 학교를 안 간다.
그 덕분에 월 화 수 목 금 모두 7교시.
금요일 6 7교시는 CA.
나는 다시금 키보드를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