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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6 23:24

[브금] 쌍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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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부터 현관 쪽에 벌집 하나가 조그맣게 봉우리를 트고 있었음.

우연히 집 문을 열다가 각선미를 뽐내며 날아다니는 벌을 보고 식겁한 탓에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감.

아침에 나갈 때 현관 윗 쪽을 보니까 작은 벌집이 있음.

엄마를 소환, 빗자루로 가볍게 따버림.

그리고 며칠 뒤, 현관 윗 쪽을 살며시 쳐다보니 또 벌집이 생김.

근성이 노련한 녀석인 듯 싶음.

또 떼려고 보니까 집에 찰싹 달라 붙어서 안 떨어짐.

아마 전에 집이 사라진걸 보곤 우리들의 소행인걸 알고 있는 모양.

그 모습을 보자니 왠지 가슴이 찡함.

평소에 혼자 다니면서 집을 짓는 모습을 보니 왠지 불쌍하게까지 느껴짐.

다른 벌 같으면 몇 마리가 모여서 벌집을 만들텐데, 지 혼자 열심히 장인의 손길로 집을 만드니 얼마나 기특함?

여러 마리가 한 곳에 뭉쳐서 집을 만들면 ' 아오, ㅆㅂ. ' 하고 화염방사기로 쏴 버렸을테지만.

혼자서 열심히 새 집 장만을 하는 녀석을 차마 건들일 수 없기에 웬만하면 같이 공존하기로 결정.

하지만 집을 다 지으면 언제 몇 십마리의 벌들이 우리 집으로 집들이를 하러 올지도 모르니 조금씩 긴장이 됨.

그러던 어느날, 내 주먹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벌집을 보니 왠지 마음이 뿌듯함.

내가 지은건 아닌데도, 혼자서 저렇게 집을 지은 녀석을 보니 기특한 생각도 듬.

이대로 계속 냅뒀다가 완공되는 그날에 축하기념으로 사진 한 방 찍을려고 생각해둠.

그런데 방금 전에 엄마가 벌집 떼고 옴.

+ 또 다시 집을 짓는 벌, 미안하다. 두 번씩이나 개고생을 시키게해서. 그런데 이왕 이렇게 된거 다른데로 좀 이사를 가면 안되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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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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