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두 번째 서버 교육을 받았는데.
얼마 받지도 않음 2시간 정도 받았는데 멘붕 옴.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이런 생각을 함.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지?'
원래 내 의도와는 다른 진로로 나아가는 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조금은 애매했음.
그저 집에서 지지리 궁상을 떨며 조용히 일을 하는거였는데.
갑작스레 대학과 취업을 동시에 함.
대학을 간건 좋은데 취업이 영 이상한 곳이….
아마 지금의 나 또한 생각지도 못했을거임.
설마 내가 음식점 더군다나 풰밀리 뤠스토뢍에서 일을 할지는.
이 일을 계속해야하나 마나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나와 같은 산업체 전형으로 간 친구가 어제 그만뒀다고 함.
걔는 주방인데 열심히 음식 만들고 있는데 점주가 툭툭 건들면서 아주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고 하던데.
뭐 우리는 그런게 없고, 그저 손님 상대하는게 좀 그래서 그렇지 사람들은 좋음.
일반적인 사람 상대하고 음식점에 사람 상대는 조금은 다른건 사실.
보통 음식점 같은데는 그저 주문 받고 가져달라는거 가져다주고 계산해주면 되는데,(계산해주는 사람도 따로 있으니까)
자기소개하고 음식 주문 받고 중간중간에 이런저런걸 손수 물어서 가져다주는게 조금 그런거.
더군다나 글쓴이가 일하는 곳은 따로 주문 받는 사람이 없고 그 테이블을 맡은 서버가 결제까지 해줘야하는데.
이렇게 생각하니까 정말 내가 왜 이곳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하는 자아분열이 일어남.
대학에 지원한 과는 카툰애니메이션과인데, 정작 음식 나르고 주문을 받고 있는게 현실이니.
지금 엄청나게 심리적 부담감과 현실도피의 달콤함을 느끼고 싶을 정도.
모든걸 놓아버리고 딱 정신 잡아서 1년동안 소설만 써보던가, 아님 이 고비를 넘겨서 뭔가를 해내야할지는 아직도 미정.
더군다나 그냥 일만 그만두면은 상관 없는데, 산업체 전형으로 간거라 만약 내가 이 일을 그만두면 대학까지 못갈까봐 그 선택도 미루고 있음.
만약 그렇다면 내가 일을 그만두는 동시에 대학 또한 잃어버리게 되는거니, 그렇게 된다면 정작 공고 3년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끝내는게 너무나도 아쉬움.
하지만 만약 일을 그만둔다해도 대학은 갈 수 있다고하면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
개인적으로 정신적인 피로보다 육체적 피로를 더 좋아하기에 그냥 막노동 같은거라도 뛰어 볼 생각도 있음.
오늘 친구들이 이런 얘기를 하던데 택배 물건 나르는거라던가? 그거 몇개월만하면 이 세상 일을 다 할 수 있다고 뭐라뭐라하는데. 시급도 쎄고, 그런데 헬스로 다부져진 멋진 대한건아님들이 하다가 점심시간에 토하고 집으로 도망 갔다는 말을 하는데 별로 신경은 안 쓰임.
아, 대체 이 짧은 1년동안 뭔 일이 이렇게 일어나는지 원.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면 하는 것도 없고, 그저 쓰고 싶은 소설을 맘껏 쓰고 싶은 생각 뿐인데도.
집에 돌아오면 그 생각이 싹 사라지고 잉여스러운 시간만 보내고 있으니 원.
하아.
조금은 암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