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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19:10

루에르 42

조회 수 877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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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고동치는 보물 -

3

 

 

 

  그는 깊은 숨을 내쉬며 그윽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리곤, 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벽에 걸린 많은 그림들 중, 하나의 그림을 벽에서 떼어내어 내게 건넨다. 어르신에게 그림을 건네받은 나는 슬쩍 어르신을 쳐다보며 물었다.

 

  " 이걸 저에게 주는 이유가 뭐죠? "

 

  " 별 뜻 없네. 다만, 그 그림은 내가 지금까지 그린 그림들 중 내가 제일 아끼는거라는 말 밖에는. "

 

  " …. "

 

  제일 아끼는 그림이라며 건네준 그 액자 안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벽에 걸린 똑같은 그림들과는 매한가지일텐데, 왠지 모르게 이 그림에는 알 수 없는 기운이 있었다. 어르신은 찻잔을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물끄러미 나의 얼굴을 쳐다봤다. 무언가를 말할려는 눈치였지만, 왜인지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던 나는 그런 어르신의 시선에 살짝 그림

을 무릎 위에 덮어놓곤 나를 쳐다보는 어르신을 보며 말했다.

 

  "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그림을 저에게 보여준건 그에 대한 무언가를 원하시는거겠죠. 하지만, 이 그림을 봐서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겠군요. "

 

  " 그 말, 진심인가? 정말로 그 그림에서 아무 것도 느껴지지않는겐가? "

  그림에게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나의 거짓말을 알아챈 듯, 어르신은 날카로운 눈매로 나를 쳐다보며 다시 한번 내게 물었다. 뻔뻔스럽게 얼굴색 하나 바뀌지않고 어르신의 눈을 바라보던 나는 끝내 시선을 회피하고, 입 안에 가득 찬 고민을 내뱉으며 그를 쳐다봤다.

 

  "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는건 거짓이지만, 그렇다고해도 딱히 이 그림이 뭐다라는 기운도 못 느껴서 말이죠. 도대체 이 그림에 무엇이 있길래 그러시는거죠? "

 

 사실대로 털어놓은 내 말에 어르신은 묵묵히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나를 쳐다보며 찻상 위에 놓여진 찻잔을 집어 입에 갖다댄다. 이미, 오래 전에 비운 찻잔 안엔 아무 것도 없었을텐데, 그는 마치 차를 마시듯 목젖을 움직이며 찻잔을 비워낸다. 그런 행동을 보이면서까지 나와의 대화를 끊을 필요는 없음에도 그는 아까부터 그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차를 마시고 싶었으면 차를 꺼내 찻잔에 담으면 될텐데도 그는 계속 같은 행동을 보이며 무언가를 내게 갈망하는 눈빛을 보내며 찻잔을 또 한번 입술에 갖다댄다.

 

  " 처음부터 이런 목적으로 우리를 안으로 들인건가요? 우리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려고요. "

 

 " …. "

 

 " 대체 뭐죠? 뭣 때문에 우릴 이런 곳에 데려온거냔 말이에요. 죽은 자신의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우리에게 대체 뭘 원하는거냐고요!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그를 향해 화를 내는 나의 모습을, 그는 아무 소리 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답답함과 짜증을 느낀 나는 그의 옆을 지나치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할 때, 내 등 뒤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가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 자네, 혹시 ' 페니턴트 ' 라는 병을 아나? "

 

  페니 … 턴트?

 

 " 그 병은 아주 무서운 병이자, 끔찍한 상황에까지 몰고 가는 병이지. 그 병에 걸리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네. 아니, 살고 싶은 생각도 못하게 되지. 그저, 자신을 비관하고 증오하며 자신의 손으로 자기의 목숨을 빼앗는,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가 우리 인간에게 준 병으로 전해지고 있지. "

 

  " 그런데, 그걸 저한테 말하는 이유가 뭐죠? "

 

  " 나 역시, 그 병으로 인해 몇십년 전에 죽었으니까. "

 

  " ! "

 

  " 너무나도 괴로웠어, 그리고 외로웠어. 이 세상엔 나 혼자 밖에 없다는 고립감과 고독에 휩싸여 살아남고싶지 않았어. 이 세상에 내가 혼자라면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죽음을 맞는게 좋을거라 생각했지. 그래서 결국 이듬해 여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나의 원한을 풀어줄 상대를 찾아 헤맸지. 하지만, 내가 이곳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이곳은 내가 알던 마을이 아니였어. 지옥, 그 자체였지. 아니, 어쩌면 지옥보다 더 심했을지도 몰라. 그나마 지옥은 상대를 죽이지는 않으니까 …. "

 

  어르신의 눈가엔 어느세 눈물이 맺혔고, 어르신의 얘기를 듣던 나는 자리로 돌아와 어르신을 마주보며 자리에 앉아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 그 얘기를 제게 하시는 이유가 뭐죠? 설마, 저한테 그 원한을 풀어달란 말씀이신가요? "

 

 " 아. 아니, 그런건 아니네. 단지,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고 자네를 내 집으로 들인걸세. 내가 무슨 염치로 자네에게 그런 말을 하겠는가? "

 

  " 그렇다면 대체 저와 로빈을 이곳에 부른 이유가 뭐죠? "

 

  " 자네, 혹시 쿠피디타스를 알고 있는가? "

 

  " ! "

 

  " 역시나 알고 있는건가 …. 그렇다면 이곳에 온 목적도 그것 때문이겠군. "

 

  " 어르신은 알고 계신겁니까? 쿠피디타스의 행적을? "

 

  " 물론, 몇년 전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쿠피디타스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네. 이미, 내가 이곳에 돌아왔을 때는 쿠피디타스는 물론이고 이 마을은 폐허로 변해있었거든. "

 

 " …. "

 

  너무 늦어버린건가. 아니, 빨랐다고해도 이미 여기에 왔을 때는 이미 마을엔 쿠피디타스는 없었겠지. 아쉽게도 이곳에선 쿠피디타스를 찾지 못했지만, 확실히 안건 이곳엔 분명 쿠피디타스가 있었다는 말이고. 다른 마을 역시 그럴 확률이 높다는거다. 역시, 나의 짐작을 틀리지 않았던건가 ….

 

  " 그런데, 자네는 무엇 때문에 쿠피디타스를 찾고 있는거지? 자네는 이 마을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 혹시, 다른 마을에서 온건가? 그런거야? "

 

  "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만, 딱히 어떤 마을에서 왔다고는 말씀 드리기가 좀 … 하지만,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건, 저와 로빈은 1년 전, 그러니까 세상이 멸망하기 이전에 도시에서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

 

  " !! 그. 그 폭발에서 살아남았다는 말인가?! "

 

  나의 말을 듣던 어르신은 깜짝 놀라며 뒤로 나자빠지는 행동을 취한다. 덩달아 놀란 나는 어르신에게 다가가 괜찮냐는 말을 하며 어르신의 손을 잡아주었다.

 

  " 이거, 대단하군. 그 폭발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 대체, 자네들은 어떻게 살아남은거지? "

 

  " 어르신, 그 날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

 

  " 물론이지, 당연하고 말고. 어떻게 그때의 모습을 잊을 수가 있겠는가? "

 

  " 그럼, 저에게 그때의 상황을 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쿠피디타스를 찾는 이유도 세상이 멸망한 이유를 알고 싶어서입니다. 어

르신께서 그때의 상황을 알려주신다면 저희들에겐 큰 도움이 될겁니다. "

 

" 그야, 말해주는건 어렵지않겠지만서도. 대체 왜 자네는 그 끔찍했던 날의 모습을 알고 싶어하는거지? 단순히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 "

 

 " 그건 …. "

 

  「 드르륵 」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차를 들고 들어오는 로빈을 본 나는 황급히 제자리로 돌아가앉았고, 안으로 들어오던 로빈은 의아한 표정으로 찻상 위에 차를 내려놓는다. 그리곤 어색한 나의 모습을 보곤 궁금한 듯 물어본다.

 

 " 무슨 일 있어요? "

 

  "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

 

  " 그런데 왜 제가 들어오니까 깜짝 놀란거에요? 저 모르는 비밀 얘기라도 한거에요? "

 

  " 그런거 아니야. 다만, 어르신이 1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알고 계신 것 같아서 그거에 대해 물어보던 중이야. "

 

  " 네? "

 

  " 어르신, 말씀해주시죠. 세상이 멸망하기 전, 그곳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죠? 왜 이 세상이 하루 아침에 저승과 이승이 뒤바꼈냐는 말이에요! "

 

  " …. "

 

  " 어르신!! "

 

 사실에 대해 알고픈 나의 재촉에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나와 로빈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리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침묵의 시간을 보내던 중, 말 없이 우리를 바라보던 어르신이 고개를 숙이며 끝끝내 말문을 열었다.

 

 " 그때는 아주 평화롭고도 평소와 같은 하루였다네 …. 누구의 참견도 방해도 받지 않는 여느 때와 같은 날이였지. "

 

 

 

  “ 새벽 하늘, 산 중턱에 반쯤 걸린 보름달은 저 멀리 도심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네온사인에 둘러쌓여 달빛이 제대로 세상을 비추지 못하던 그때. 도심지에서 꽤 멀리 떨어진 한 마을에서 여느 때와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던 아르스는 마을 주변을 거닐며 부서진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 만날 같은 행동의 반복이였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기던 그에겐 그만의 기쁨으로 여겨졌다. 비록, 마을에는 아르스 혼자 뿐이였지만, 그 옛날, 자신과 함께 이 마을에서 한솥밥을 먹고 지내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는 오늘도 쓸쓸한 밤을 지세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새벽 하늘을 바라보던 아르스의 눈에 이상한 빛이 포착된다.

 

 " 저게 뭐지? 불꽃놀인가? "

 

  어릴 적에도 불꽃놀이를 심히 좋아하던 아르스는 늦은 밤, 하늘을 비추는 불꽃놀이라도 시작된지 알고 조금은 떨리는 발걸음으로 도시 쪽으로 한발씩 다가갔다. 그리고 그때, 하늘에서 떨어진 무수히 많은 빛들이 도심지 주변으로 낙하하며 이리 저리 도시를 뒤흔들었고, 도시 뿐만이 아닌 다른 곳으로까지 빛들은 일제히 하늘에서 대지로 흡수되어 사라졌다. 한바탕 소동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아르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이 세상은 멸망한 뒤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아르스는 자기 눈 앞에 일어난 일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눈으로 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미, 오래 전에 잃어버린 자신의 신체를 뒤로하고 오로지 자신의 혼만을 가지고 마을에서 머물던 아르스는 어느센가 다시 샘솟기 시작하는 눈물을 감추며 저 멀리 달빛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근 1년동안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않고 마을 주변을 어슬렁 그의 곁으로 루에르와 로빈이 나타났다. 세상이 사라지고 1년만에 만나는 사람이라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때에 충격으로 머리가 약간 이상해진 그는 그들에게 모습을 감추고 그들을 공격하려했으나, 그는 루에르에게 느껴진 무언가로 인해 공격을 멈추고 자신의 모습을 그들에게 보였다. 아마, 아르스는 루에르에게서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을 …. ”


 


   " 그 때문에 나는 자네들에게 내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자네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네. 더군다나, 방금 전에 자네가 한 말 때문에 더욱 자극을 받았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네. 자네는 무엇 때문에 그 사실을 알고 싶어하는거지? 단지, 세상이 멸망한 이유가 정말로 궁금해서가 아닌 것 같네. 자네에겐 뭔가가 느껴져.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애절함이. 대체 누군가? 자네는 누구를 그토록 그리워하는거지? "

 

  아까부터 내 얼굴에서 느껴지는 연민의 기운이 신경 쓰였는지, 어르신은 나를 슬쩍 쳐다보며 물었다. 나는 어르신의 물음에 뭐라 할 말을 잃고는 묵묵부답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 말하기가 조금 힘든 모양이군. 이해할 수 있네. 만나지 못하면 그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질 뿐.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네가 그에 대한걸 알고 싶어하는 걸수도 있지. 혹시나, 자네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의 행적이라도 알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에. 하지만, 그 희망 때문에 되려 좌절하고 말지. 그렇게되면 자네도 나와 같은 모습이 되겠지 …. 나 또한 그랬으니까. "

 

 자신도 나와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와의 공통점을 맞추려는 그의 모습에 조금은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는 나를 걱정하는걸까? 만약, 내가 자신과 같은 모습이 될까 두려워서일까, 그는 계속해서 나에 대해 충고의 말을 하며 나의 정신을 바로 잡는다.

 

  "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네는 더더욱 힘을 내야하는거네. 이 모진 시련을 극복해야만 자네는 한걸음 더 진보할 수 있게 된다네. 나는 너무나도 늦게나마 이 사실을 알게 됬지만, 자네는 이제부터 극복해나가면 된다네. 남을 그리워하는 그 감정, 조금은 억누르며 지금 곁에 있는 친구와 함께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기약하면 안되는건가? 이미, 이 세상은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섰어. 아무리, 자네가 그 사실을 안들, 세상은 바뀌지않아. 앞으로의 시간만이 주체 없이 흐를 뿐. 그렇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 세상은 또 다른 아침을 맞게 될거야. 그러면 자츰 그때의 기억들은 사르르 녹아버리겠지. 그런데도 자네는 그런 편한 길을 냅두고, 굳이 건너지 말아야할 징검다리를 건너려는건가? 그렇다면, 그 길을 걸을려는 이유는 뭐지? 자네가 그런 일을 해야만 하는 가치가 있는 일인가? "

 

가치가 있는 일이라 …. 그 생각은 옛날에 잊어버렸다. 처음부터 무슨 가치 때문에 행한 행동이 아닌, 순전히 나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왔기에 그가 내뱉은 말에 대한 고민은 잠시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말을 듣자하니 멈춰버린 내 기억 속에 무언가 꿈틀대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할까나, 아무튼 이상한 기분이 자꾸만 내 머릿 속을 휘젓기 시작한다.

 

  " 말을 못하는거보니 그렇지는 않나보군.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자네는. "

 

  " …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로 제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리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단지, 제 본능입니다. 그렇지않으면 더 이상 이 세상을 살아남을 자신이 없거든요. 그녀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1%의 가능성을 믿고 하루를 버팁니다. 몇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그녀가 살아있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요. 하지만, 그러다보면 어느 날 저는 너무나도 피폐해져있습니다. 더 이상 이 세계의 미련이 남지 않았다는걸 알고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제 옆에 있는 로빈을 봅니다. 지금까지 나는 로빈이 없었으면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고요. 지금껏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우연찮게 만난 로빈은 지금까지도 제게 많은 힘을 주고 있습니다. 만약, 그때 로빈이 제 앞에 나타나지않았다면, 저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 그만큼, 로빈은 제게 소중한 동료이자, 하나 뿐인 파트너입니다. "

 

  순간, 나는 내 진심을 다해 말한 것 같았다. 지금껏 로빈한테도 한번도 표현해본 적 없던 말까지 사용하며 나는 어르신에 대해 나의 생각을 말하며 어르신이 한 말에 대해 이해는 한다는 표현도 섞어가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 옆에서 나를 바라보던 로빈 역시 살짝 고개를 숙이며 움찔거렸고, 어르신 또한 나의 말에 희미한 웃음을 짓고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물어본다.

 

  " 그래서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뭔가? 그런 말을 하면서까지 내게 말하고 싶은게 뭐지? "

 

  "  … 저를 도와주세요. 어르신의 도움이 없으면, 저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어요. 그 때문에 저와 로빈이 이 마을에 왔고요. 이 마을에만

가면 조금은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거라는 친구의 말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어르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이 마을의 온 목적,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 내뱉은 말에 어르신의 미간이 약간 찌푸려진 듯 살짝 나의 몸을 움츠리게 한다. 잠시동안 나의 말에 쉽게 대답을 못하던 그는 이내 조용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한다.

 

  " … 그렇군. 알겠네, 내가 자네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내가 알고있는 모든 것을 자네들에게 알려주겠네. 그런데, 친구라니? 혹시, 자네들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는건가? "

 

 그는 내게 물었다. 이 세상에 살아 남은 사람은 우리 둘로 밖에 생각하지않았던 모양인지, 꽤나 놀랍다는 얼굴을 하며 나와 로빈을 쳐다봤다. 나는 놀란 얼굴을 하며 나를 바라보는 그에게 굵직한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말했다.

 

  " 그들은 이 세상의 비밀을 풀 열쇠를 저희에게 건네줬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진실을 파헤치기 전까지는 저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저에겐 지키지 못한 약속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저희에게 어르신이 알고 계시는 모든 것을 알려주세요. "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거렸고, 나와 로빈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사로이의 말대로 어르신은 우리에게 협력을 할 것을 약속했고, 이제 남은건 어르신에게서 정보를 캐내는 것 뿐. 그것만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우리들은 세계멸망에 대한 진실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거다. 그렇게 된다면, 이 모든 악순환을 끝낼 수 있겠지. 하지만, 아직까지 방심을 해선 안된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흑백이 남아있을지도 모르니 ….


 


  P.s : 새로운 뿌야에서 맞는 아침입니다. 즐감하세요. 

  P.s2 : 내일이면 구 뿌야는 사라지네요. 그와 함께 7년이란 세월동안 겜게에서 쓴 866편의 소설은 모두 사라지겠죠. 그동안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였는데. 왠지 이곳은, 낯설게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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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 ?
    놀랐지롱~ 2012.02.01 19:10
    포인트 팡팡! 이벤트~ 축하합니다. Mr.H님 깜짝 이벤트, 포인트 팡팡! 포인트 10을 선물해드립니다~
  • ?
    K.Dilmun 2012.02.01 19:41

    하석민 님이였네 ㄷㄷ 

  • profile
    Mr.H 2012.02.01 19:52

    으어엌, 이제서야 알아채시다닠

  • ?
    K.Dilmun 2012.02.01 19:55

    히히 

  • profile
    군용 2013.10.21 09:30

    보는재미 쏠쏠ㅋ

  • ?
    포인트 팡팡의 정령 2013.10.21 09:30
    다시 돌아온 포인트 팡팡! 이벤트

    축하합니다! 군용님 깜짝 이벤트, 포인트 팡팡! 포인트 5을(를) 선물해 드립니다~ 다음에 만나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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