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Collector 제 3 장

by 아인 posted Feb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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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걱, 우걱 '

  폐가에서 별로 멀지 않은 삼겹살 집에 들어 온 나와 그 사람은 왼 쪽 한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삼겹살 5인분을 시키고 먹고 있다. 그 사람은 꽤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는 듯, 체 익지도 않은 핏기 어린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허겁지겁 싸서 입에 넣는다. 입 속에서 아그작 ! 소리가 나며 우걱거리는 그 사람을 보며 나는 수상쩍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아침부터 고기가 내키지않아 애꿎은 물만 냅다 마시고 있다. 정말 이 사람이 내가 찾던 ' 머리 수집가 ' 가 맞는건가? 의심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다 삼겹살을 먹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한 쪽에 있는 샐러드를 집어 입에 넣었다.

  " 고기 … 안 좋아하세요? "

  입에 가득 삼겹살을 집어 넣던 그가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나는 그에게 아침부턴 고기가 별로 내키지않다며 제가 살테니 많이 드시라며 그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그는 젓가락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손을 괴며 나를 쓰윽 쳐다본다. 그에 행동에 조금은 초조해진 나는 연거푸 물만 마셔댔다. 

  " 저, 당신 많이 봤어요. 이 근방에 사시죠? "

  그의 말에 입으로 컵은 갖다대던 나는 손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그를 쳐다봤다. 

  " 절 보신 적이 있다고요..? "

  " 네, 한 5달 전부터 이 주변에서 많이 봤거든요. 처음 볼때는 머리가 길으셨는데... 어느 날부터 짧아지셨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움이 좀 있었죠. 후훗.. "

  그의 웃음에 소름이 돋은 나는 조심스럽게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곤 석쇠에 달궈지는 고기를 집어 무쌈에 올려 그대로 입으로 넣었다. 잠시동안은 둘 사이의 침묵은 이어졌다. 그의 젓가락 행진은 나의 젓가락 한 번으로 멈추었다. 그런 그에게 더 드시라며 권유했지만, 그는 괜찮다며 저 때문에 많이 못 드셨을텐데 많이 드시라며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런 그에 대답에 어쩔 수 없이 넘어가지않는 고기를 쑤셔 넣으며 그와의 시선을 피했다.

  " 그런데 아까부터 저와 눈을 피하시는 것 같은데...... "

  " . "

  " 설마, 제가 살인자라고해서 그러시는건 아니겠죠? 에이, 설마. "

  한 참동안의 정적을 깨트린 말은 나를 더욱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이 사람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정작 본인을 만나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혹시 이 사람이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 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고기를 집어 넣던 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쳐다보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 더 안 드시게요? "

  젓가락을 내려 놓은 나를 보며 그 사람이 궁금한 듯 물었다.

  " 아, 네.. 아침엔 고기를 별로 안 먹어서요. "

  " 그럼, 저 냉면 한 그릇만 시켜주시면 안 될까요? 고기만 먹었더니 속이 좀.. "

  그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는 오른쪽에서 테이블을 치우고 있는 아줌마를 불러 그에게 무슨 냉면을 먹을거냐 물었고. 그는 비빔냉면이라고 말했다. 나는 아줌마에게 비빔냉면 한 그릇을 주문했고 또 다시 침묵에 빠졌다.

  "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

  " 네.? "

  " 원래 그렇게 말이 없냐고요. "

  " 아, 네.. "

  " 그래요..? "

  미심쩍다는 미소를 띠며 나를 쳐다봤다. 

  " 이상하네요. 전에 봤을땐 수다스러우시더니... "

  " . "

  " 역시 살인자와의 자리는 불편하신 모양이군요. "

  " 아, 아니 그런거는. "

  당황스럽다는 손짓을 보이자 그 남자가 귀엽다는 듯 웃으면서 쳐다본다. 

  " 그렇다면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

  " 네.? 아, 네. "

  사뭇 진지해진 그의 눈빛에 조금은 위축 된 모습으로 그를 쳐다봤다. 한 참동안 그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을 꾹 다문 체 무엇을 물어보려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메마른 목구멍엔 어색한 침샘에서 뿜어지는 침들만 삼킬 뿐이다.

  " ' 머리 수집가 ' 인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뭐죠? "

  " … 네? "

  기어코 일이 일어났다.

  " 살인자인 제가 살고 있는 폐가에 오신 목적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

  " 아, 그 그게... "

  " 왜 해가 뜬지 얼마 안된 아침에 제 집에 찾아오신 이유가 뭡니까? "

  그의 질문에 내 손은 부들 부들 떨려왔고, 그의 눈을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 사람을 조사하면서 제일 간고하던 일이 있었는데. 순간적인 방심으로 인해 무너져버렸다. 내 이마에선 식은 땀이 흐르고 몸의 체온이 급격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를 보며 그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아무 말 없이 내 쪽으로 걸어온다.

  " 흐익!!! "

  ' 툭 '

  " 냉면 나왔습니다. 누가 드실거죠? "

  " 아, 접니다. "

  " 소스 필요하세요? "

  " 아뇨, 소스는 그닥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

  냉면을 받아 든 남자가 테이블에 앉아 냉면을 먹기 시작한다. 나는 안도의 한 숨을 돌리며 그 사람을 흘깃 쳐다봤다.




  P.s : 오늘은 루에르 한편 쉬려 합니다. 어제부터 마음의 기복이 심해서 그리 쉽게 소설을 작성할 순 없을 것 같네요. 내일은 어떻게든 44편을 올릴테니, 독자 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조만간 ' 심해 ' 소설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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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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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