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Collector 제 12 장

by 아인 posted Feb 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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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 익 '

  ' 파 앗 ! '

  " . . . . "

  차갑게 나의 심장을 낚아채려는 바람과 함께 폐가 안에 붉이 밝혀졌다. 버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이제서야 도착했지만 말이다. 아침이 되도 햇빛이 들지않아 어두운 폐가 안에서 머뭇거리는게 조금은 섬뜩거렸지만, 그 남자가 내 동생을 데리고있다. 나는 여기까지 오면서까지 분노를 갖고 오고 싶었지만. 내 낙천적인 성격이 동생이 납치 당해도 어쩔 수 없던 것 같다. 언제 그랬냐는 듯 분노는 사그라들고. 그 남자가 언제 돌아올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슴 한 켠에 머문다. 한 마디로 제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내가 지금 무슨 베짱으로 여기까지 온건지. 동생을 지키기 전에 내가 먼저 당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동생을 데리고 도망가야한다는 정의감에 불타는 무슨 파워레인저도 아니고.. 아무튼간에 이렇게 된거 나 혼자서는 절대 그 남자를 건들기는 커녕 내가 해를 입을거다. 나는 말똥 말똥한 눈으로 폐가 안 구석 구석을 살펴. 무기가 될만한게 있는지 눈을 씻고 찾아보지만 없다. 없다!! 설마, 주방용 칼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칼은 커녕 이쑤시개조차 없다. 도대체 이 남자... 어떻게해서..

  ' 부스럭 '

  " .. !! "

  폐가 안에 머물던 내 귀에 누군가의 움직임으로 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갑작스러운 사람의 인기척에 놀란 나는 허둥지둥 숨을 곳을 찾다가, 일주일 전에 짱 박혀서 그 두 남녀를 구했던 구석자리를 발견하곤 얼른 구석으로 낑겨 넣었다. 그런데 그때는 딱 맞던 구석자리가 조금은 낑기는 듯한 기분이다. 설마, 살이 찐건가? 어쩐지 요즘 들어 옷이 좀 갑갑하더라..!!

  ' 끼 이 이 이 익 -… '

  ' 쿵 '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그 뒤에 흙을 밟고 들어오는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구석에 짱 박혀서 상황을 파악하던 나는 벽 사이로 보이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곤 황급히 고개를 숙여 은신을 했다. 그 남자는 누가 들어온걸 아는지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거리면서 아무 것도 없다는걸 확인하곤 서재 앞으로 걸어가서 2번째 층에서 책 한 권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곤 탁자 위에 올려진 컵 속에서 볼펜 하나를 꺼내들더니 의자를 끌고 앉아 천천히 그 책을 펴서 볼펜으로 뭔가를 끄적거린다. 그 남자의 등 뒤에서 그의 행동을 보고 있던 나는 조심스럽게 구석 자리에서 고개를 삐죽 내밀어 동생이 있나 확인하지만 동생은 안 데려왔는지 문 틈에선 매서운 바람만이 불 뿐이다. 여기엔 내 동생이 없는 것 같다. 그럼 도대체 내 동생은 어디에 있는거지?

  " . "

  뭔가를 끄적거리던 그 남자가 갑작스럽게 등을 돌려 내가 있는 쪽을 쳐다본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내가 있는 구석자리로 걸어온다. 다가오는 그를 보며 얼음처럼 굳어버린 나는 구석 자리에 몸을 더 낑겨 넣을 뿐. 도망? 그런건 생각도 못했다.

  " . "

  그와 불과 1m의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왜 나를 보고 가만히 있는거지? 나를 설마 못 본건가? 아님, 나의 두려움을 더 키우기 위해서 일부로? 부들 부들 떨리고 있는 손에 체온이 조금씩 내려갈때 쯤. 그 남자는 허리를 숙이고 바닥에서 뭔가를 줍는다. 그리곤 내 옆에 놓여진 휴지통에다가 그 주운 뭔가를 던지곤 다시 탁자 앞으로 걸어간다.

  " 자, 그럼. 마저 써볼까. "

  그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태평하게 책에다가 마저 볼펜을 끄적거린다.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로 나를 못 볼 줄이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면서도 그의 둔감함에 어이를 잃고 실소했다. 그래도 다행히 눈에 띄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침이 되도 빛이 들어올까 말까한 폐가 안에서, 구석 자리에 숨는게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가만보니깐 내가 앉아있는 이 구석 자리엔 빛이 요만큼도 들어오지않는다. 저 사람이 봤을땐 그저 어두컴컴한 기분 나쁜 곳으로 볼 수도 있다. 온 몸에 돋았던 소름이 가시곤 나는 어느 틈에 빠져 나갈 궁리를 세우며 그 남자가 딴청을 피울때를 기다렸다. …… 뭐, 지금도 딴청을 피우긴 하지만.

  ' 푹 '

  의자에 앉아 책에다가 뭔가를 열심히 쓰고있던 남자가 책을 덮고 볼펜을 탁자 위에 던지고 큰 기지개를 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자는 탁자 위에 놓여진 책을 서재 2층 칸에 넣곤 그 옆에 있는 책을 하나 꺼낸다. 그리곤 책을 펴며 한 장 한 장 넘기더니 한 장을 쫙 찍더니 탁자 위에 나동구는 볼펜을 다시 집어 들어 그 위에 뭔가를 적기 시작한다. 뭔가를 끄적이던 그는 뭔가를 다 썼는지 볼펜을 컵 속에 넣어놓고 다시 서재로 돌아가 그 책을 2층 칸에 넣어놓고 폐가 밖으로 나선다.

  ' 끼 이 이 익 ―… '

  ' 쿵 '

  그 남자가 사라지자 썰렁해지는 폐가 속. 구석 자리에 숨어있던 나는 그 남자가 나간걸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구석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차가운 벽 틈에 낑겨서 있는 것도 정말 힘들다. 겨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니 내가 앉았던 자리엔 물이 고여있어 진흙탕이 되어 있었다. 그 덕분에 코트엔 진흙 투성이가 되었다. 어쩐지 엉덩이가 좀 축축하다 싶었는데.. 안 그래도 더러운 기분. 똥까지 밟은 기분이다. 조금에 이성이 흔들리자 억제 된 그 남자에 대한 분노가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내 동생을 어디다 두고 왔길래 그 남자 혼자 폐가에 왔을까. 혹시.. 그때 그 숲에 내 동생을 데려간건가? 설마, 설마..

  " . "

  불길한 예감이 들고있을때 탁자 위에 놓여진 종이 한 장을 쳐다봤다. 방금 전 그 남자가 뭔가를 쓰고 나갔는데 뭘 쓴걸까. 괜한 호기심에 탁자 앞으로 걸어가 그 종이를 봤다. 역시, 뭔가가 쓰여져있는데..

  " ! "
 
  방금 전 그 남자가 볼펜으로 써놓은 종이엔 ' 당신의 동생은 안전합니다. 그러니 괜한 모험은 그만두시는게 좋을겁니다. 괜한 호기심은 동시에 불행을 가져다준다는걸 명심하세요. 이건 첫번째 경곱니다. ' 라는 글자가 쓰여있었다. 나는 이내 사색에 잠겨 한 참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이내 그 종이를 찢어버리고 애꿎은 탁자에다 발길질을 하며 화를 표출했다. 그 남자가 나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모른 척을 하고, 나에게 경고랍시고 뭐? 불행을 가져다줘? 이 사람이 진짜!!

  ' 끼 익 '

  " ! "

  

  P.s : 이 소설이라도 다시 써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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