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2.08 23:01

Noble Princess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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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꽃 - 3]

 

  "분명히 여기가 맞다고 했는데. 저, 저저저저저, 저쪽이 대체 어디지?"

 

  이제는 달의 기운이 점점 떠오르는 시점에서 그녀는 아직도 시장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이리 한번. 저리 한번. 갸우뚱. 그리고 다시한번 이리 한번. 저리 한번. 또 갸우뚱.

 

  "대체 여기가 어디지?"

 

  그녀는 울상이 된 얼굴로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았다. 온통 벽뿐인 골목이였고 들어왔던 곳으로 나가려하면 더욱더 헤매게 되는 곳이었다. 그녀는 혹시 집에 들어가지 못할까 아니면 여기서 죽어버리는걸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더욱더 울상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울상인 체로 혼잣말을 시작했다.

 

  "누군가 나를 구해준다면 나를 그를 사랑하겠어요. 다만 맹세를 할 순 없어요."

 

  그녀가 허무맹랑할 정도의 기도를 올리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등뒤로 걸어왔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차분한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

 

  "혹시 길을 잃은 것이오?"

 

  "네? 네. 골목길이 복잡해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그는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조금 움찔하다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도 따라 싱긋 웃었고 그가 말했다.

 

  "함께 가실까요. 레이디?"

 

  그녀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그와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후 달이 완전히 찬 그 시점에서 그가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아까 그 혼잣말 무엇입니까?"

 

  "아, 아. 무서워서요. 무서울때면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있어서요."

 

  "아아. 그런가요? 그런데 레이디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흠. 제 이름은 그냥 루미라고 불러주세요."

 

  "아, 제 이름은 아이솔레잇이라고합니다. 솔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아, 네. 솔님."

 

  그때 골목 저편에서 빛이 나왔고 루미너스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아이솔레잇에게 인사했다.

 

  "고마워요. 솔님."
 

  "아닙니다. 루미너스 공주님. 다음에 만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때를 기약하죠."

 

  "네. 다음에 뵈요."

 

  그리고 아이솔레잇은 그 말을 끝으로 뒤로 저벅저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보였기에 그녀는 잠시 멍한체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잠시 후 의식의 끈을 잡을 수 있을만큼 정신을 차렸을 때 그가 한말을 그녀는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루, 루미너스 공주님이라고? 대, 대체!"

 

 

 

  투닥투닥. 바닥이 누군가가 황급히 뛰는 발소리로 시끄러웠다. 그리고 가쁜 숨소리도 들려왔고 문을 벌컥 열어젖히는 소리도 있었다. 루미너스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

 

  "레인 경? 무슨 일이에요?"

 

  "헉헉. 고, 공주님! 대, 대체 어디, 헉헉. 가, 갔다 오셨습니까아!"

 

  "네, 네? 아니, 잠깐 밖에……."

 

  "그, 그러셨습니까! 얼마나 놀랐는지 아십니까!?"

 

  "아아, 괜찮아요. 그냥 잠깐 밖에 나갔다 온 것인데요."

 

  "아직 폐하께선 아무 일도 모르시지만 공주님 방에 갔더니 사라지셔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십니까!"

 

  "다행이다. 오라버니가 모르셔서."

 

  루미너스는 한 손을 가슴에 얹고 다행이라는 듯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장난끼 서린 눈빛으로 레인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레인은 움찔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 대답은 그를 꽤나 절망스럽게 만들었다.

 

  "어머. 설마 제 방을 허락도 없이 들어가신거에요?"

 

  "아, 아니 그게 아니고요.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으시길래……."

 

  "그래도 한 나라의 공주의 방을, 그 이전에 숙녀의 방을 허락도 없이 들어가시다니. 저질이에요."

 

  "저, 저질이라고요……?"

 

  "네. 레인 경은 저질이에요. 정말."

 

  "저, 저질 말이십니까?"

 

  "네! 저질이에요!"

 

  레인은 마치 드워프제 강철 도끼로 오우거가 자신의 머리를 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눈물이 쏟아질 듯이 서러웠다. 자신을 걱정해서 한나절동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찾아다녔고 지금도 목이 쉬어 말도 안나올 지경인데 정작 찾고있는 그 공주는 자신이 저질이라고 나무라고 있었다. 서럽고 또 서러웠다. 서러움을 꾹 참고 레인은 말했다.

 

  "네. 전 저질입니다. 그래도 공주님은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네. 그만 나가주세요!"

 

  레인은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우울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문고리를 돌리던 순간 뒤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을 참고 있는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우울한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선 이제 참지못한 웃음을 터트리는 공주가 보였다.

 

  "꺄르르르. 레인, 미안해요. 너무, 너무 웃겨서요."

 

  "아니, 그게. 아, 저질인 제 모습을 보고 웃어주신다면 전 행복합니다. 공주님. 저를 마음껏 비웃어 주세요."

 

  "아니, 아니! 그게 아니에요. 레인 경. 레인 경은 저질아니에요. 그냥. 그냥 장난이였어요. 킥킥."

 

  "……예에?"

 

  레인은 당황하여 잠시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엄청 길게 생각했지만 그 주위 사람은 전혀 그렇지 못한 시간이 흐르고 나서 생각이 정리되었다. 자신이 호위하는 이 공주는 평소엔 청순하며 장난이라고는 절대로 못걸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으나 한번 재미있는 장난이 생각나면 주위 사람들을 엄청, 특히 자신을 엄청 괴롭힌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침중한 얼굴로 자신을 보며 깔깔거리는 공주를 보았다.

 

  "공주니이이이이이임!"

 

  "안돼요. 레인 경. 주군한테 그렇게 소리지르면!"
 
  "제 주군은 공주님의 오라버님입니다!"

 

  "에? 그렇다면 저도 주군인데요?"

 

  "아니! 전혀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오라버니를 부르겠어요?"

 

  "윽. 치사하십니다. 그리고 이젠 오라버님이 아니라 폐하십니다."

 

  갑자기 루미너스가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점점 어깨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레인은 불안함이 몰려왔고 천천히 그녀에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보다 더 빠르게 그녀에게 걸어갔고 그는 말했다.

 

  "저, 저기……. 고, 공주님? 루미너스 공주님?"

 

  "흑흑."

 

  "고고고고고고, 공주님! 죄, 죄송합니다. 사죄드립니다. 죽여주십시오. 공주님! 으악. 밟아주세요. 절 없애주세요! 공주님!"

 

  그는 격렬한 동작으로 허리를 굽혔다가 세우기를 반복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남자의 생을 버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격렬하게 그 동작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동작을 함으로서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이 느껴질 때쯤 그녀의 젖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레인 경. 레인 경 때문이 아니에요. 그냥 폐하라고 부르는게 너무 어색하게 느껴져서. 그렇게 생각해서 그래요."

 

  "공주님……."

 

  "아아. 괜찮아요. 죽이거나 밟거나 없애진 않을테니까요."

 

  생긋 웃으며 그녀는 말했고 그 얼굴을 하고서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말을 하는 그녀를 보고는 레인은 움찔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에 한숨을 쉬었다.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그는 다시 한번 움찔해야 했다.

 

  "라, 라네스님?"

 

  "레인 경? 무슨 일인가? 아, 그리고 공주님? 왜 그렇게 훌쩍거리고 계십니까? 설마?"

 

  "제제제제제제, 제 잘못입니다. 제, 제가."

 

  "레인 경? 아직도 거기 계셨습니까?"

 

  "예?"

 

  "아무튼 공주님에게 드릴 말씀이 있으니 방을 나가주시겠습니까?"

 

  "예. 그럼 공주님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는 왠지 모르게 우울한 동작으로 방문으로 걸어갔고 문고리를 돌렸다. 그리고 저벅저벅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잠시 그곳에 가만히 서 있었다. 왠지 우울한 날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p.s  밥하몬님은 연재하는 소설이 없냐고 해서 이번엔 연재글을 올림.

 

이 60번째 글은 이제 제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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