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Collector 제 15 장

by 아인 posted Feb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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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것까지 볼리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제가 당신을 과소평가한 것 같군요.. 그냥,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으면 속 편했는데.. 어디까지하나하고 방치해둔게 제 불찰인 것 같군요. 뭐, 이미 봐버린거 다시 번복하진않겠습니다. 이미, 당신은 저에게 첫번째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 일기장을 본 죄. 기다리라는 내 말을 무시한 죄. 제가 있는 곳이 궁금한가요? 그럼 알려드리죠. 이 폐가를 나오다보면 뒷 편에 숲이 있을겁니다. 뭐, 예전에도 제 일을 방해하셔서 잠깐 들린 곳이니 알 것입니다. 거기서 기다리죠. 제한시간은 30분 드립니다. 시간은 당신이 이 편지를 보고 폐가를 빠져나간 이후로부터 시작하죠. 만약 제한시간이 됬는데도 불구하고, 당신의 모습이 보이지않는다면. 당신의 동생은 물론이고 당신마저 저는 제 본능적으로 행동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글을 보고 당신이 제가 있는 곳을 찾지 않는다면.. 알릴 방도가 없겠군요. 뭐, 그 편이 저에겐 나으니까. 하나 알려드리죠. 만약, 제가 있는 곳을 가지않고 제가 동생을 돌려보낼 때까지 기다리겠다면. 이 편지를 뜯지않고 그대로 펼쳐두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요. 그닥 오래 동생을 잡고 있진 않겠습니다. 그냥 간단히 첫번째 경고를 무시한걸 죄를 삼아 잠시 고통을 줄 뿐입니다. 그렇지만 목을 가져가지않겠습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이 아이도 계속보니 마음에 들진 않군요. 그럼 좋은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

  큰 글씨로 쓰여진 ' 두 번째 경고 ' 라는 페이지를 넘기니 빽빽하게 적힌 나에 대한 경고와 함께 내가 이 일기장을 볼거란 걸 예측한 그의 추리력에 꽤 섬뜩함을 느꼈다. 그에 편지를 읽은 나는 그 남자를 찾아갈 것인가, 아님.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 내 동생을 기다릴 것인가. 분명, 이 남자는 나와의 약속을 했고. 내 동생의 머리는 건들이지않겠다고 쓰여있다. 하지만, 그를 그렇게 신뢰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는 나를 몇 번이나 골탕을 먹이면서 가지고 놀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 일주일 전엔. 폐가 안에 누군가가 쓰러져있었고 그걸 발견한 두 남녀를 죽이려고했다. 다행히 그때 내가 있어 그 두 남녀를 구출했지만. 그게 사건의 발단인 것 같다. 그때 모른 척 했으면 내 동생은 물론이고 그 남자와는 꽤 오랜시간은 마주치지않았을텐데.. 이런 젠장. 또 남의 탓을 하는 병이 도진건가. 내가 애초부터 이 남자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지않았다면 이런 일은 커녕. 이 남자와의 마주침은 없었을 것 아닌가? 정말 멍청한 생각으로 도대체 이게 무슨.
  나에 대한 어이가 상실되는 순간 그 남자의 글자가 쓰여져있는 다음 페이지에 뭔가가 거뭇 거뭇한게 쓰여져있다. 아직 잉크가 마르지않은건가? 하고 쳐다봤지만 명확히 글자는 다르다. 혹시, 그가 나에게 남긴 메세지가 하나 더 있는건가싶어 다음 페이지에 쓰여져있는 희미하게 적힌 글자를 쳐다봤다.

  ' 도움이 필요합니까? 010 - 2A4F - F41R '

   다음 페이지에 적힌 글자를 자세하게 관찰하니 이런 글자가 쓰여져있었다. 혹시 이 남자가 나를 속이기 위한 트릭을 쓴건가하고 봤지만, 이 글자는 그 남자의 글씨랑은 다른 글씨였다. 삐뚤빼뚤한 글씨와는 다르게 반듯하게 꼭, 여자가 쓴 것 같은 글씨체다. 그리고 이 글자는 아주 오래 전에 쓰여진 듯한 기분이다. 나는 혹시나하고 이 글자가 쓰여져있는 전 페이지를 넘기면서 이와 똑같은 글씨가 있나 찾아봤다. 빽빽하게 쓰여진 글씨 사이로 보이는 이와 똑같은 색과 필기체. 뭐야, 그냥 동네 학교 앞에서 나눠주는 공책을 들고 온 것 뿐이잖아? 이상함을 느낀 나는 자세히 그 책의 외관을 확인하니 역시나. 여러 개의 노트를 하나로 묶어 사용하고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처음 책 표지에 적혀있는 그 남자의 이름과 그 노트의 표지에 조그마한 틈이 있었고. 그걸 벗겨보니 왠 상담소를 홍보하는 노트의 표지가 보였다. 젠장, 허탕 쳤다. 설마하는 생각에 조금은 희망을 가졌는데... 
  서재 2층 칸에 그의 일기장을 넣어놓고 조용히 폐가 밖을 빠져나갔다. 삐걱거리며 열리던 문이 갑자기 요상한 소리를 내며 문 틈에서 떨어져나간다. 당황한 나는 쓰러진 문을 다시 세워 폐가 문에 끼워넣을려고했지만, 이미 오래 되서 떨어진 문을 무슨 수로 다시 붙히겠나싶어 일단은 바람이라도 막아 놓기 위해 뻥 뚫린 입구에 절반 쯤을 떨어진 문을 비스듬이 세워 막은 후 집으로 가려다 슬쩍 폐가 뒷 편에 있는 숲을 한 번 쳐다볼까. 지금이라도 다시 숲으로 향할까? 아니야, 괜히 모험을 했다간 꼬인 일이 더 꼬일 수도 있어. 이번만큼은 그 남자를 한 번 믿어보자. 대신, 이번 한 번 뿐이다. 이번만 넘기면 다신 그 남자와는 마주치지않았으면 좋겠다. 도시로 향하던 중 나는 왼 쪽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우왕좌왕 이런 것 저런 일을 하고나니 벌써 점심 때다. 그 남자가 나타나지않았다면 핸드폰도 부수지않았고 내 동생도 지금 쯤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있을텐데.. 하아, 이게 다 내 불찰인 것 같다. 그나저나, 일단은 핸드폰부터 새로 사야겠다. 선 자리에 늦을지도 모른다는걸 언니에게 말해야 할.

  " . "

  !

  

  P.s : 개인적으로 저는 ' Head Collector ' 보다 ' 루에르 ' 에 더욱 큰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이 소설 또한 저에겐 과분한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저는 루에르를 더 선호하게 되네요.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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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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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