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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02:16

루에르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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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고동치는 보물 - 

10



  「 콰직 - ! 」

  소녀의 머리 위로 묵직한 각목을 내리쳤고, 각목이 부러짐과 동시에 방금 전 우리를 마을 밖으로 쫓아내려하던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소녀를 바닥으로 쓰러트리며 황급히 나와 로빈을 막아선다.

  " 당장 여기서 떠나. 다신, 이 마을에 얼씬도 하지 마!! "

  거칠게 호흡을 하는 그의 말에 나는 아무 대꾸도 없이 로빈의 손을 붙잡고 서둘러 그 자리를 피했다. 우리가 그곳에서 빠져나가자 그 남자는 헉헉거리며 아니꼬운 듯한 표정을 짓곤, 바닥에 쓰러진 소녀를 등에 업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갑작스레 돌변한 소녀의 모습에 말문이 막히고 아직까지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더군다나, 그 목소리.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다. 그리우면서도 아픈 듯이 찌르는 통증이 동반되는 소녀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적잖이 놀란 듯한 로빈이 나를 돌아보며 괜찮냐 물었고, 나는 그런 로빈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거렸다.

  " 이 마을엔 분명 뭔가가 있어 …. 마을사람들은 그것을 숨기기위해 낯선 이의 출입을 꺼려했던거라고. "

  직감이다. 나의 뇌리가 이 마을을 스치며 지나간다. 우리에 등장을 그리 달갑게 맞이하지않은 마을사람들. 그들은 무언가에 위협을 받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 그 남자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입장이겠지. 하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내 심장은 이 마을에 무언가가 있음을 알리는데, 그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그러나, 아까 그 남자의 행동, 그것은 분명 이 마을을 떠나라는 일침이었다. 하지만, 그 말엔 무언가 속 뜻이 담긴 듯 보였다. 이 마을을 떠나지않으면 안된다는 듯한 그런 속 뜻이.

  " 이제 어떡하면 좋죠? "

  로빈의 눈동자가 떨리며 내게 더욱 다가왔다. 지금 당장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우열곡적 끝에 이 아련 마을까지 왔다해도 마을사람들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한 상황. 어떻게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우리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만,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마을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고목나무 밑에 잠시 움직임을 멈춘 나는 조심스레 건너편에 위치한 마을을 다시금 돌아봤다. 우리가 없는 마을은 여간 평화로운게 아니였다. 그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는 대신, 무언가에 억압을 당하는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일 뿐. 그게 진실인지 가짜인지 알기 위해선 그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더군다나, 이 마을에서도 쿠피디타스에 대한 정보를 캐내지 못한다면, 우리들이 지금껏 여기까지 걸어온 보람이 없다.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라고해도 몇가지 되지 않으니까. 
  
  " 하아 …. "

  나도 모르게 내쉰 한숨은 뿌옇게 공기를 흐리고 이내 바람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갈 수록 날씨는 추워지고, 우리들의 거동조차 불편해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기 전, 하루 빨리 몸을 움직여서 정보를 얻어야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 어쩔 수 없이 부딪쳐볼 수 밖에 없는건가.

  ' …. '

  차디찬 땅바닥에 앉아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있다보니, 괜시리 마을 안에서 소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소녀는 분명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이의 목소리로 바뀌어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흡사 남자의 목소리로 들릴 수도 있는 낮은 톤에 낯익음은 아직까지도 긴가민가하다. 언젠가 틀림없이 들어본 적은 있는 목소리임에도 왠지 떠올릴 수도, 떠올리기도 꺼려지는 것 같았다. 대체 나는 언제 저 목소리를 들어본거지?

  ' . '

  순간,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남자의 형상이 갑작스레 내 머릿 속을 지나친다. 하지만, 아직도 뚜렷하지않은 모습에 나는 갈팔질팡하며 조금 더 그 형상을 떠올려보기로 했다.

  ' ! '

  아까보다는 더욱 짙어진 모습에 조금씩 나타나는 얼굴의 윤곽이 뚜렷해지며 조금씩 내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과 함께 나는 그대로 생각을 멈췄다. 부들 부들 떨리는 손과 함께, 고목나무에 맞닿은 등에서부터 차디찬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며 나의 몸은 심히 떨리게 한다. 이 모습을 보던 로빈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쳐다봤고, 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잊을 수 없던 그날의 악몽을 다시금 일깨운다.

  “ 더 이상 내 일을 방해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

  그 목소리는 … 리키의 목소리였다.



  " 정말 … 다시 들어가볼 생각이세요? 그 사람이 다시는 마을에 오지 말라고. "

  " 그렇다고 순순히 돌아갈 수는 없어. 이 마을에서 무언가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지금껏 우리가 했던 일은 모두 헛수고가 되. "

  날이 저물고 우린 다시 아련 마을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렇게 돌아가기에는 너무 이 마을에는 의심스러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뭣 때문에 낯선 자의 방문을 꺼리는건지, 왜 그들은 아무 말도 없이 말문을 꾹 다물고 있는건지. 그리고 … 그 소녀가 갑자기 왜 그렇게 변했는지. 분명, 이 마을엔 뭔가가 있다. 무언가에 얽혀있기에 이들은 그런 행동을 하며,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는거다. 그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되면, 우리 또한 이 마을에서 쿠피디타스의 행방을 알게 된다. 그렇게되면 우린 세상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게 되니까.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발걸음은 멈춰선 안돼.

  " 내가 오지 말라 했을텐데.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을 정도로 멍청한건가? "

  마을로 들어서려는 순간, 저 멀리서 그 남자가 인상을 한껏 구기며 다가오고 있었다. 아까 전과는 달리 많이 지친 기색이 보이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나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 우린 이곳에 볼일이 있어서 온거다. 그 발을 네가 막을 권리는 없지않나? "

  나의 대차고 당당한 말투에 그 남자는 적잖이 놀란 듯한 미소를 짓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얇게 뜬 눈을 치켜뜨며 나를 쳐다본다.

  " 아까는 존댓말이더니, 이제는 반말인가? 뭐, 그건 상관없다. 그런데 내가 막을 권리가 없다고? 후훗, 어리숙한 녀석 …. "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던 남자는 정색을 하며 내게 말했다.

  " 내가 너 같은 녀석한테 그딴 말을 들을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

  " 이유가 있을 필요도 없어. 이 마을은 사람들이 사는 사람이다. 개인의 한 사람이 마음대로 할 권리는 없다고. "

  " 내가 이 마을의 촌장이라도? "

  " 뭐? "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고, 그 남자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적잖이 당황한 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을 쳐다보던 나와 그 남자간에 짧은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금 입을 열 수 있었다.

  " 네가 이 마을의 촌장이라고? "

  " 그렇다면, 어쩔건가? 순순히 물러가기라도 할건가? "

  " 그건 …. "

  그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피식 웃으며 나와 로빈을 쳐다보더니 이내 몸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간다. 나는 아무 것도 해보지도 못한 채, 부동자세를 유지하며 그 위에 설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내게 도움을 준건 모두 다 각 마을의 촌장들 뿐. 그 대부분은 쿠피디타스의 정체조차 모른다. 더군다나, 한 마을에서 촌장의 자리를 지키는 자일 수록 캐물을 거리가 더 많아진다. 하지만, 이번 아련 마을은 그게 조금은 힘들 것 같다. 처음부터 외부인의 출입은 거의 금하다시피하고, 더군다나 마을의 촌장이란 자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극성이니. 이번 아련 마을은 포기할 수 밖에 없는건가 …. 그러나, 이대로 물러서기엔 지금까지 거쳐갔던 일들이 자꾸만 내 등을 떠밀고 있다.

  " 따라오지않을 생각인가? "

  " 뭐? "

  그 남자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 따라오지않을거냐고 물었다. 내가 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나니 더 이상 내게 반박을 할 생각이 들지 않았나보군. 나는 그런 녀석들을 별로 좋아하지않지. 신분따위 무시하고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너를 잠시동안은 그런 녀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 착각이였나보군. "

  " 자. 잠깐! "

  가던 길을 되돌아가던 그를 부르며 나는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었다. 그는 아직도 할 말이 남았냐며 슬며시 나를 쳐다보며 물었고, 나는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 그게 너의 대답인가? 정말이지 무례하기 짝이 없군. 뭐, 그런 점으로 보면 조금은 더 가까워졌다고는 볼 수 있지만. "

  " 부탁합니다. 부디, 저흴 도와주세요. "

  나는 고개를 조아리며 그에게 부탁했고, 그는 나의 모습을 보곤 씨익 웃으며 내 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그는 내 코 앞에서 멈춰서서 나를 쳐다봤고, 나는 그런 그의 시선을 마주치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그런 식의 인사는 싫어한다. 벌써 까먹은건가? "

  그가 내게 물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그에게 말했다.

  " 네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줬으면 한다. 만약, 그게 결코 세상 밖으로 나와서는 안될 말이라해도. "

  나에 굳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모습을 보며 소리 없는 웃음을 짓는다. 

  " 좋다. 너희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주도록 하지. "

  그는 고개를 돌려 앞으로 걸어갔고, 나와 로빈은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선진 모르겠지만, 간신히 그를 설득한 듯 싶었다. 이렇게되면 우리가 행하여야할 일들 중 절반에 다가설 수 있을테지. 하지만, 왜 갑자기 그는 우리에게 마음을 연거지? 불과, 몇분 전까지만해도 우리를 마을 밖으로 쫓아내려 안달하던 놈이였는데. 왜 갑자기 이런 호의를 ….

  " 너희에게 내가 가진 정보를 나눠주기 전, 한가지 당부할 것이 있다. "

  " 그게 뭐지? "

  " 방금 전에 봤던 일들은 모조리 잊을 것. 그것 하나다. "

  그는 나와 로빈을 노려보며 그 사실만은 잊으라했고, 나와 로빈은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와의 약속을 맹세했다. 방금 전의 일이라면 아까 그 소녀와 관한 일을 말하는건가? 분명, 그때의 소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금방이라도 사람 하나를 죽일 듯한 눈동자로 우릴 쳐다봤지. 그 중에서도 나에게 무슨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어. 더군다나, 그 목소리는.

  " 루에르 씨? "

  젠장, 또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떨린다. 역시나 기억해서는 안될 기억을 되살린게 분명하다. 하지만, 대체 왤까. 왜 나는 그 기억을 되살릴 수록 왜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거지? 아직까진 불분명한 기억임에도 왜 나는 이토록 고통을 받고 있는거지? 왜지? 대체,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거냔 말야.
  걷던 도중, 자리에서 멈춰선 나는 간신히 내 몸을 지탱하는 다리를 구부리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갑자기 피로가 몰린 것도 아니고, 육체적으로 고통이 온 것도 아니다. 갑자기 전신에 힘이 빠지고 기력을 잃은 듯한 노곤함과 함께 피곤이 몰려온다. 어디론가 우릴 데려가던 그는 나의 상태를 보곤 왜 그러냐며 다가왔고, 로빈은 그에게 잠시 여기서 쉬어갈 수 있냐고 물어본다. 그는 슬쩍 나를 쳐다보곤, 알겠다며 잠시 어디 좀 다녀온다며 급히 어디론가 향한다. 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에 로빈도 불안한 듯 내 옆으로 다가왔고, 나는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금씩 안정을 취해갔다.

  " 루에르 씨, 괜찮으세요? "

  로빈이 걱정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 어, 별거 아니야. 잠시 빈혈이 온 것 뿐이니, 걱정하지마. "

  로빈을 안심시키려 한 말이였지만, 그게 더 로빈을 불안하게 만들었는지 로빈은 안절부절 못하고 내 곁에만 맴돌 뿐이였다. 그나저나, 방금 전까지 여기 있던 그 남자는 대체 어디로 간건지 아직까지 돌아오질 않는다. 더군다나, 아직 밤이 깊지도 않았음에도 주위에 있는 집들은 온통 불이 꺼진 채, 무거운 공기만을 남겨두고 주변은 공허했다. 이 마을에 처음 올 때부터 느낀거지만, 정말 이 마을엔 무슨 일이 있는걸까? 이상해도 보통 이상한게 아니다. 아무 말 없이 초췌한 몰골로 우리를 쳐다보던 마을사람들,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던 한 소녀가 갑자기 정신이상을 일으킨 것, 더군다나 이 마을에선 사람의 인기척을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사람은 있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마을 안을 가득 채운 집들만이 사람들이 산다는걸 증명할 뿐. 이 마을엔 사람 사는 냄새가 나질 않는다. 이것들을 나열해서 생각해보면 이런 의문 또한 들게된다.

  " …. "

  정말 이곳엔 사람이 있는걸까?



  
  P.s :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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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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