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2.12 06:14

Head Collector 제 17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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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들어 온 나는 동생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인터폰에 힘없이 말하고 문고리를 당겨 현관으로 들어섰다. 아침부터 시작 된 갖은 학업의 열중을 하고나서 뒤이은 돈을 벌기 위한 사투. 몇 년이 지나도 이런 피로는 금세 사라지지않는다. 하루종일 신고있던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가니 나를 마중하던 동생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한다.

  " 누나. "

  " 응? "

  " 발 냄새 나. "

  " ……. "

  굳이 손가락으로 코를 막지 않아도 내가 발냄새가 난다는건 안다만.. 하루종일 학교에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해서 자신을 먹여살려주고있는 누나에게 발냄새가 난다며 저렇게 박대를 하다니.. 왠지 서럽다. 

  ' 툭 '

  방에 들어 온 나는 하루종일 등에 메고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대로 침대로 몸을 실고 쓰러졌다. 온 몸이 누군가가 돌멩이를 던지며 시비를 거는 듯한 기분이다. 하루 이틀을 해도 이 사라지지않는 피로가 왠지 애꿎게 느껴진다. TV에서 광고하는 피로회복제도 별 효과가 없는 걸 보니. 역시 광고는 광고인 것 같다. 침대에 누워 한 참을 멍을 때리며 천장을 바라보고있던 나는 저녁을 차리기 위해 천근만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주방으로 향했다.

  " . 너 뭐해? "

  주방에 가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남자 한 분이 앞치마를 허리에 두른 채 주방용 식칼로 뭔가를 열심히 자르고 있다. 

  " 반찬 만들잖아. "

  무뚝뚝하게 말하는 동생 녀석을 보니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 뭐, 도와줄거 없어? "

  기특한 동생 녀석을 보자 뭔가를 도와주고싶은 생각에 열심히 뭔가를 자르고 있는 동생에게 물었다.

  " 없어. "

  역시나 매정하게 말한다.

  " 할거 없으면 식탁에 밥이라도 퍼서 올리던가. "

  슬쩍 밥통에서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보자 동생이 나에게 말한다. 나는 웃으며 알겠다는 말을 하고 서둘러 밥 그릇에 따끈 따끈한 밥을 퍼 담았다. 

  " 이제 된거야? "

  밥을 퍼 담고 식탁 위에까지 올려놓은 다음에 동생을 보며 묻자, 동생은 이제 됬다며 이것만 올리면 다 완성됬다며 슬쩍 미소를 띄며 말한다. 난생 처음보는 동생의 모습에 흐뭇함을 느꼈는지 아무 말 없이 동생을 쳐다보는 나를 보며 동생이 이상한 듯 미간을 찌푸린다. 후훗, 귀여운 녀석. 

  ' 탁 '

  자신이 손수 만들었다는 무생채가 담긴 그릇을 내 쪽으로 밀며 맛을 평가해달라는건지 반짝거리는 눈망울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젓가락으로 무생채 한 젓가락을 집어 입에 넣은 후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목구멍으로 잘게 다져진 무생채를 삼키며 ' 으음~ ' 이란 추임새를 넣으며 동생을 쳐다봤다. 나의 액션에 부푼 기대감을 가진 듯한 동생이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동생의 물음에 한 참을 뜸을 들이던 나는 씨익 웃으며.

  " 맛있어. "

  라고 말했다.
  그러자 자신이 만든 무생채가 맛있다는 평가를 받아 기분이 좋아졌는지. 동생이 젓가락을 들어 서툰 젓가락질로 무생채를 집어 먹는다. 그리곤 ' 우후훔~ ' 이란 추임새를 넣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 맛있다. "

  자신이 처음 만든 무생채가 맛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않는지 계속해서 무생채를 집어 먹는 동생을 보며 밥도 좀 먹으라며 말하지만. 이미 밥보단 무생채를 저녁 삼은 동생은 거침없이 무생채를 집어 먹다가 이내 사레가 들렸는지 컥컥거리며 물을 급하게 찾는다. 따끔 따끔거리는 목의 통증에 기침을 하던 동생이 이젠 무생채가 질렸는지 옆에 미뤄두고있던 밥 그릇에 밥을 먹기 시작한다. 

  
  " 잘 먹었습니다~ "

  약 20분여간에 저녁식사가 끝나고 배가 부른 동생이 자기 방으로 줄행랑 쳤다. 이 말은 즉, ' 자기가 저녁을 차렸으니 설거지는 누나가 ' 라는 언어가 담겨져있다. 뭐, 모처럼 동생이 밥을 차려줬는데 오늘만큼은 군소리않고 내가 설거지하는게 나을 것 같다. 그런데 테이블 위에 있는 접시 좀 싱크대 안에 넣어주면 어디 덧나나... 아, 군소리말고 한댔지..

  ' 덜그럭 '

  저녁을 한 끼 먹었을 뿐인데, 이미 싱크대 안엔 설거지 할 그릇들이 넘쳐났다. 아마도, 동생이 그 전에 뭘 맛있게 잡수신 모양이다. 한 참을 씻어도 싱크대 바닥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쳐묵 쳐묵 해주신 동생 분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라는 생뚱 맞은 개그는 접어두고 얼른 닦고 나도 쉬어야겠다. 멍하니 설거지를 하던 나는 무의미하게 째깍거리는 시계를 보며 ' 벌써 8시네.. ' 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 째깍 째깍 '

  한 참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탓에 높게 치솟었던 설거지가 다 마무리되고 이제 싱크대 안엔 아무 것도 없다. 고무 장갑을 벗어던지고 지친 몸을 이끌며 방으로 들어 온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오늘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절대 잠을 자면 안된다. 이 일은 하지 못 한다면 나는..

  ' 삑 '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놓여진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부팅이 될 때까지 기다리며 콧노래를 불렀다. 아무리 피곤해도 컴퓨터는 하고 자야 내일 아침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 1분여간에 부팅이 끝나고 모니터에 들푸른 초원 배경이 뜨고 왼 쪽에 내 문서, 내 컴퓨터 등 많은 폴더가 나열대며 본격적인 컴퓨터 탐방에 들어갔다.

  ' 딸깍 '

  컴퓨터를 사용할때 나의 손이 되어주는 마우스를 집고 인터넷을 눌러 페이지를 펼친다. 그러자 초록색의 알록 달록한 네이버 메인 화면이 뜨고 한 쪽에는 오늘 올라오는 실시간 검색어가 보인다. 매일 밤 컴퓨터를 켜면 맨 처음 확인하는건 실시간 검색어. 아침 일찍 학교를 가야할 터라 뉴스를 못 보는 통에 매일 밤 지하철 근처에 있는 신문을 꺼내서 봤지만, 집에서 보는게 더 이해가 잘 된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오늘 실시간 검색어는 뭐가 있으려나.

  ' 타닥 타닥닥 타닥 '

  네이버 검색어칸에 ' 오늘의 주요뉴스 ' 를 치자, 오늘 TV에서 방송 된 뉴스들 중.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소식이 담겨진 뉴스거리가 페이지에 나타났다. 하루라도 이런 소식을 보지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체질이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네이버에 들어와서 이런 걸 입력하고 그 소식거리를 머리에 입력한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올해가 지나면 나도 어느 덧 성인이 된다. 그닥 빠른 건 아니지만. 아직은 학업에 열중해야하는 때고 올해가 가기 전,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치루는 수능을 보는 나이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3학년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올해. 그동안에 자신이 공부한 학업들을 나열 해 보는 시험. 누구못지않게 열심히 노력한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 고3 학생들 대부분은 남에게 피해를 입기 싫어하는 때이자, 그들에겐 아주 중요한 시험이다.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지만, 그닥 큰 신빙성은 없다. 그들 중 자신이 택한 길을 걷는 자도 있고, 하물며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속한 틀 속에 자리 잡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도 못하고 대부분의 의견을 따라 자신의 의견을 잊어버린다. ' 돈을 벌고 싶으면 대학을 가. 그러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잖아? ' 라는 시덥잖은 장난은 싫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선 꼭 대학을 갈 필요가 있을까? 자신이 노력한 댓가는 그대로 받는다. 하지만, 노력하지않아도 돈이 굴러오는 사람들에겐 사치일 뿐.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하루 하루를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아르바이트에, 곧 있으면 다가오는 시험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들에겐 휴식은 없다. 미래도 없다. 꿈도 없다. 아니, 꿈이 있다면. 남들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들처럼 편하게 사는 것? 그들에게 꿈이라면 이런거다. 누구처럼 남들보다 잘 살고 잘 먹어야 인정 받아 편하게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들의 생활은 그저 사치이자, 사람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속물에 불과할테니까.

  ' 타닥 '

  뉴스에 끄적이고있는 기사거리를 보니 심각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물며 지금도 고3 학생들, 아니 이제 곧 시간이 지나면 언젠간 부딪히는 시련의 길. 도망치라곤 하지 않겠다. 도망치고 싶거든, 잡진 않겠다. 하지만, 언젠가 그 도망이 나중에는 핏빛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는 걸 명심하라는거. 아무리 힘든 고난이 닥치던 눈 뜨고 보기 힘든 고통이 와도 부딪혀라. 그러면 언젠간 그 고난과 고통의 시간은 허물어지며 새로운 낙원으로 들어 갈 문이 되니까. 

  ' 똑 . 똑 '

  나는 도망치지않을거다. 도망 쳐 봤자 그들은 쫓아온다. 내가 자신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면 그들은 내가 지옥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쫓아올거다. 그들은 나에게 공포란 단어 대신 ' 시험 ' 이란 글귀를 각인 시킬테니.

  ' 벌컥 '

  " 누나 또 멍 때리지? "

  책상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멍하니 쳐다보고있는 나를 보며 동생이 말한다. 동생의 목소리에 잃었던 정신을 차리며 언제 들어왔냐며 동생에게 묻자, 동생은 한심스럽다는 듯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바구니에 든 귤을 내게 넘겨주며 후식이라며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간다. 방문이 다치고 다시 혼자가 된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새까맣게 까 먹곤, 바구니에 들어있는 귤을 한 개 집어 조용히 껍질을 까서 귤을 입에 넣었다. 우물 우물거리며 다음 기사거리를 훑어 내려가던 나는 눈에 띄는 기사거리 한 개를 발견했다.
  
  " . "

 ' 모 주택가에서 사흘 째 방치 된 시체가 오늘 낮 2시에 옆 집에 살던 최모 씨가 발견해. 주택가 주변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싸늘한 시체가 되어 나타난 건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17살 김모양. 김모양이 사망한 시각은 … 중간 생략. 아마, 이번 사건도 시체에 목이 없는 것을 보아 몇년전부터 사람의 목을 잘라가는 연쇄살인범의 행위로 보입니다. 아직 경찰청에서는 이 연쇄살인범에 자세한 범행행위를 알진 못 했지만, 분명한 건 연쇄살인범은 남녀노소 불과하고 자신의 눈에 띄는 피해자의 머리를 잘라간다는 것으로 경찰청에서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청은 오늘부로 이 연쇄살인범을 머리 수집가라는 이름을 붙혀 피해자가 나타난 마을 곳 곳에 군인들을 배치 할 것으로 … '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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