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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2 06:16

Head Collector 제 1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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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줌마, 이거랑 이거 그리고 저거까지 합해서 얼마에요? "

  " 2000원. "

  " 엑, 왜 그렇게 비싸요? 좀 깍아주시면 안돼요? "

  " 나가. "

  " 여기요. "

  학교 가는 길에 학교 앞 문방구에 들려서 간단한 필기도구를 사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뭔, 펜 3개가 2000원 씩이나 하는지. 요즘 시가가 꽤 비싼 걸 보니 조만간 먹을거리도 올라 갈 기세다. 

  " 어, 연진아! "

  " 어, 안녕! "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같은 반 민정이를 만났다. 민정이도 문방구로 가야하는 듯 왠지 같이 안 가면 나를 가만두지않을 눈빛으로 쳐다본다. 하는 수 없이 같이 문방구로 따라 들어 간 나는 민정이가 필기도구를 고르는 동안. 지금 내가 갖고있는 것들 중에 조만간 다 써버릴 것 같은 노트를 스캔했다. 가격은 2000원 정도로 하고 밑줄이 그어져있는거랑 이왕이면 스프링이 났겠지?

  " 연진아 가자. "

  " 응? 어, 응. "

  필기도구를 딱 한개를 집어든 민정이가 됬다는 듯 돈을 내고 밖으로 나간다. 아직 노트를 스캔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일단은 노트를 다 쓴 뒤에 다시 와야겠다. 

  " 민정아, 그거 얼마주고 샀어? "

  " 2000원. "

  " 엑? 그게 그렇게 비싼거야? "

  " 당연하지, H 인걸. "

  " 근데 그렇게 비싼걸 살 필요가 있을까? "

  " 후후, 모르는 소리! 자 봐바, "

  " 우와. "

  가방에서 책 한권을 꺼낸 민정이가 방금 산 2000원짜리 볼펜으로 ' 이연진 ' 을 쓰면서 내게 보여준다. 

  " 어때 얇지? 이래서 비싼거야 이게. "

  " 몇 미린(mm)데? "

  " 놀라지마~ 자그마치 0.3미리야. "

  " 헐. "

  " 후후, 이래서 내가 H를 쓴다니깐. "

  " 정말 부럽다. 나도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하나 사볼까? "

  " 한 번 써봐. 얼마나 잘 써지는데~ 그런데, 0.3미리라 그런지 자칫 잘못하다가 떨어트리기만하면! "

  " 하면? "

  " 다신 못 써. "

  " 헐. "

  " 그래서 자기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써야해. 안 그러면 다신 못 쓰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거든. "

  " 나는 사면 안되겠다.. 나는 볼펜을 하두 잃어버려서. 만약, 그걸 샀다가 잃어버리기라도 하는 날엔.. 으으, 상상하기조차도 싫다. "

  ' 딩 동 댕 동. 딩 딩 댕 동 '

  " 어, 종 쳤다. 빨리 들어가지않으면 담임한테 혼날거야! "

  " 빨리 들어가자! "

  이런 저런 수다스러운 얘기를 하니 벌써 학교 종이 쳤다. 서둘러 들어가지않으면 지각한 벌로 일주일동안 교실 청소를 맡을 수도 있다. 민정이와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교문을 지나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드르륵 '

  교실에 들어선 민정이와 나는 슬그머니 교실 문을 열고 담임이 왔나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그러자, 교실 안에 있던 친구들이 슬쩍 우리 둘을 보며. ' 담임 없음 ' 이란 안구신호를 보냈다. 민정이와 나는 그 틈을 타서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고. 가까스로 벌을 면할 수 있었다.

  " 어이, 거기 둘. "

  " 네넷?! "

  " 지각을 하신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 모두 박수! "

  담임이 없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우리가 들어온 뒷 문 바로 앞에 담임 선생님이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셨다. 분명 선생님이 없다고 안구신호를 보낸 친구가 내가 쳐다보니 키득 키득 웃으며 미안하다는 눈으로 다시 웃는다. 저, 망할 년..

  " 저, 선생님.. 한번만 봐주시면 안되요? 볼펜이 떨어져서 사러 갔다와서 늦은건데.. "

  민정이가 선생님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말하지만.

  " 그건 내 알 바가 아니란다. "

  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선생님. 몇 차례에 실랑이 끝에 결국 민정이가 얻은건 일주일동안 교실청소는 물론이고 덤으로 화장실 청소까지 얻어냈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시고 쉬는시간이 되자, 나와 민정이는 방금 전 우리에게 허위사실을 알려준 친구에게 다가가 알맞은 형식의 형벌을 주고서야 씁쓸했던 기분을 조금을 풀 수 있게 됬다. 

  " 이번 시간 체육이지? "

  " 몇 달만 있으면 수능인데.. 신나게 뛰어야지! "

  " 맞아, 그때 되면 수능이다 뭐다해서 주구장창 공부만 할텐데.. "

  " 그건 그렇지.. 그나저나, 너 어떡해. 선생님한테 봐달라고하다가 화장실 청소까지 하게 됬잖아. "

  " 그게 다 저 년 때문이야. 저번에 돈 안 갚았다고 복수한 것 같은데, 조만간 더 때려줄거야. "

  민정이는 짜증난다는 말투로 슬쩍 뒷자리를 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 어디 가게? "

  " 매점. 같이 갈래? "

  " 아니, 난 별로.. "

  돈 벌로 악착같이 일하는데 매점에서 사 먹을 돈이 있겠어. 하루 하루 아르바이트에 쩔어가면서까지 동생과 함께 살겠다는데.. 하아, 갑자기 안구에 습기가.

  " 왜 그래? 어디 아파? "

  " 아 아니. "

  " 뭐 먹을래? 내가 매점 가서 사올게. "

  " 어? 아니야 괜찮아. "

  " 아, 사줄거니깐 말만 해. "

  " 소세지빵과 초코우유. "

  " 응? 초코우유는 왜.. "

  " 빵과 먹을땐 우유가 좋지않아? "

  " 하하.. 그건 그렇지. 알았어 사올테니깐 기달려! "

  민정이는 교실 문을 박차고 서둘러 매점으로 향한다. 수업시간 전까지는 4분 정도 남았지만, 민정이의 달리기 속도라면.. 아마 2분 내에 도착할걸로 보인다. 민정이가 잠시 교실을 비운 사이. 나는 민정이 가방에서 1교시에 입을 체육복과 내가 입을 체육복을 사물함에서 꺼낸 뒤 운동장으로 걸어갔다. 아, 그리고보니 1교시가 체육이란걸 까 먹고 있었네. 방금 전에 말했는데 까먹다니.. 이놈의 정신머리. 정신 차리자.

  " 연진아!!! "

  " 어! "

  1층 중앙현관으로 내려오자 민정이가 나를 반기며 달려온다. 두 손에는 초코우유 2개와 소세지빵 2개가 들려있었다.

  " 와, 정말 빠르다. "

  " 헤헷, 자 받아. "

  " 아, 고마워. "

  " 고맙긴 뭘, 친구 사이에. 다음에는 너가 사는거다? "

  " 어? 어. "

  이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버렸다.. 하지만, 그동안 얻어먹은 것도 많으니깐 한번은 사줘도 되겠지?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에선 쬐끔 나나겠지만. 어처피 내가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론 동생 학원 보내기도 급급하다. 그래도 해외에 나간 엄마랑 아빠가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셔서 넉넉하게 먹고 살지만..

  " 뭘 그렇게 생각해? "

  " 아, 아니 아무 것도. "

  " 에? 너 맨날 보면 나랑 얘기하다가도 멍 때리더라? "

  " 그래? 아, 미안. "

  한번씩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부모님이 생각난다. 이렇게 편하게 얘기해 줄 사람이 필요한걸. 어느 날 보니 부모님은 없었다.

  " 어, 또 멍 때리네. 이연진! 정신 차려. "

  " 아, 미안. "

  " 정말.. 나랑 있을때는 나만 봐. "

  " 알았어. 미안해. "

  " 그럼 됬어. 빨리 가자. 1분도 안 남았다. 이번에 늦으면 또 혼날지도 몰라. 서두르자! "

  " 응. "

  민정이와 나는 한손엔 소세지빵, 한손엔 초코우유를 들고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그래, 더 이상 생각하지말자. 부모님과 떨어진지도 오래됬고. 자츰, 부모님의 얼굴도 기억나지않는다. 집에 사진이라면 많지만, 정작 부모님과 찍은 사진은 몇 없다. 한번씩 엄마나 아빠가 엄청 그리울때는 내 일기장에 꽂혀있는 나와 엄마, 그리고 아빠가 같이 찍은 사진을 보기도 한다. 동생은 이 사진이 있는지 모른다. 만약, 알게되면 동생은 자기랑 엄마아빠가 찍은 사진이 없다고 삐칠테니까. 이젠, 더 이상 부모님 생각 말자. 내가 바라보는 곳. 그곳에 도착할때까지는.. 잠시만..
  민정이와 나는 운동장에 도착했고, 다행히 수업시작 종이 울리지않아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던 중. 분명 운동장 안에 있어야 할 친구들은 보이지않고. 지각을 아주 싫어하는 체육 선생님마저 보이지않는다. 민정이와 나는 한참을 운동장 앞 구령대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기다리다, 오늘 1교시는 체육 선생님에 출장으로 국어시간으로 대체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버렸다.

 ' 딩 동 댕 동. 딩 딩 댕 동 '

  때 마침 수업 종이 울렸다.



  P.s : 뿌야의 스톤에이지 개편 이후로, 더욱 더 겜게는 황폐해져만 가네요. 조회수 10 넘는 것도 힘드니 원. 그래도 구 겜게에서는 며칠만 지나면 조회수 100 이상은 찍었는데 …. 괜한 회상일까요, 모쪼록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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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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