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2.14 06:27

루에르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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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고동치는 보물 - 

12




  뭔가 이상해. 왜 그녀의 이름이 이 책 맨 끝자락에 적혀있는거지? 내 기억이 맞다면 그녀는 이곳이 아닌 다른 책에 적혀 있어야할 이름이였어. 왜 그녀의 이름이 여기에 적혀있냔 말이야.

  " 루에르 씨? "

  옆에서 책을 보던 로빈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다. 책을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걸 본 로빈은 걱정스러운 눈초리를 보내왔다. 

  "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

  " 그런데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거에요? "

  " 약간 놀랬을 뿐이야. 걱정하지않아도 되. "

  대충 로빈에게 말을 얼버무리며 대답했지만, 역시나 손의 떨림은 멈출 수 없었다. 또 하나의 기억을 잠재우고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할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시련이 여기에 나타난건가. 하지만, 내가 너무 과잉반응을 하는 걸 수도 있어. 만약 이 책이,각 마을의 촌장들이 만든 책이라면 그녀의 이름은 당연한 것이며, 이 책은 오직 이 아련 마을에 대해서만 쓰여졌기 때문에 다른 마을의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은걸 수도 있다. 

  “ 내 딸, 로라를 부탁하네.”

  제길, 다시 한번 머릿 속에 맴도는건가. 잠시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이름을 보자마자 다시금 속이 울렁거리는군.

  " 루에르 씨, 괜찮아요?! "

  휘청거리며 바닥에 주저 앉은 나를 다급한 목소리로 달려온 로빈이 괜찮냐며 나를 부축해 자리에서 일으킨다. 

  " 정말 괜찮은거 맞아요? 아까부터 얼굴색이 별로 안 좋아요. "

  " 내 걱정은 하지마. 잠시 피곤한거 뿐이야. "

  " 하지만 …. "

  그녀의 걱정스러움은 배로 늘어난 듯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런 로빈을 볼 때마다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것을 느낀다.

  「 끼이익 ―… 」

  잠시 딸과 시간을 갖겠다던 그 남자가 문을 열고 서재로 돌아왔다. 그는 바닥에 주저 앉아있는 나를 보며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와 로빈이 있는 곳으로 걸어온다. 그리고는 우리 옆에 차곡히 쌓인 책들을 보며 뭔가 미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본다.

  " 아직도 책을 다 보지 못한건가? 책 읽는 속도가 영 별로군. "

  " 처음부터 이 책들을 다 읽는 것부터 말이 안되잖아? 쪽수가 적은 것도 아니고. "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투덜거리는 나를 보며 그는 어이가 없는 얼굴로 나의 옆을 지나친다. 그리고 그는 다른 책장 앞으로 걸어가 그곳에서 몇권의 책을 또 꺼내 나한테 건네준다. 

  " 이건 또 뭐야? 설마 이것도 읽으라는거야? "

  아직 읽은 책도 저만큼이나 남았는데, 저 책들로도 모잘라 또 이 책을 읽으라는 말에 황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나는 질색을 하며 그가 건네주는 책을 거절했고, 그는 눈을 부릅뜨며 손에 든 책을 내게 다시 건네주며 말한다.

  " 그 책들 중, 제일 중요한 내용들을 걸러낸 요약본이다. 아마 이걸 본다면 그 책 전부를 읽은거라고 할 수 있지. "

  " 뭐? 근데 그걸 왜 지금에서야 내놓는거야?! "

  " 그 정도로 인내심이 없는 녀석인줄은 몰랐으니까. "

  그의 말에 발끈한 나는 그가 건네주는 책을 냅다 집어 던지고 싶었지만, 차마 그 책을 마다하고 저렇게 쌓인 책을 다 볼 용기가 없는 나머지 결국 그가 건네준 책을 건네 받으며 천천히 그 책 안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그 남자의 말대로 그 책은 지금까지 봐왔던 자료들이 몇몇 눈에 들어왔고, 주제와는 다른 자료들은 일절 실려있지않았다. 그 덕분에 빠른 시간 내에 그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어때, 볼만한가? 분량이 작으면 그만큼 부담도 덜어지는 법. 하지만, 자세한 내용까지 알기 위해서는 저 책들도 봐야하지만. 뭐, 너라면 그 책으로도 충분할 것 같군. "

  마치 날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그의 말에 잠시 발끈하기도 했지만, 지금 내가 저 녀석의 멱살을 붙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빨리 이 책 안에 적힌 글귀들을 머릿 속에 기억해서 서둘러 다른 마을로 가야한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 마을은 하루만에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신나게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옆에서 이 모습은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가 잠시 발걸음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간다. 그는 다른 책장들과는 거의 멀리 떨어진 곳에 놓여진 책다발들 속에 무언가를 뒤적거리며 찾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우린 그곳에 시선을 둘 시간이 없기에 그냥 가볍게 무시하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언제부턴가 내 옆에서 내가 펼친 책을 따라 읽은 로빈의 얼굴이 내 볼 옆에 찰싹 달라 붙는게 느껴진다.
  그리고나서 약 몇분의 시간이 지났을까, 책다발들 속에서 뭔가를 찾던 그가 먼지가 수북히 쌓인 책을 들고는 나와 로빈 앞으로 걸어왔다. 책을 읽던 로빈은 그가 다가오자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한시라도 빨리 책의 내용을 모두 보기위해 아등바등 책 속에 눈을 박고 열심히 읽어내려갔다.
  그는 옆에서 책읽기에 열중하는 나를 보며 할 말을 잃은 듯 멍하니 서있다가 이내 제정신을 차린 듯, 로빈 쪽으로 시선을 거두고는 그녀에게 들고있던 책을 건넨다. 영문을 모르는 로빈은 일단 그 남자가 책을 건네니 그 책을 받아들었고, 그는 로빈이 책을 받아들고 멍하니 있는 모습에 긴 한숨을 내쉬며 그녀가 들고있는 책을 펴보라며 그녀에게 손짓한다. 로빈은 그의 손짓에 일단은 책을 폈고, 그리고나서 그 남자가 입을 연다.

  " 혹시, 페니턴트라는 병을 아나? "

  그때 그 남자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잠시 내 몸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 로빈은 생전 처음 들어본 단어에 어리둥절한 듯, 그를 쳐다보며 우물쭈물 말한다.

  " 페 … 니턴트요? "

  " 역시 모르는건가 …. 뭐, 그렇다면 상관없어. 잠시 물어보고 싶었던 뿐이니까. 별 신경 쓰지마. "

  그 남자는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별 신경 쓰지말라며 로빈을 보고 말한다. 그 말에 로빈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곤 다시금 시선을 책 쪽으로 돌린다. 한편, 책을 읽던 나는 그가 내뱉은 말을 듣고 잠시동안 공황상태에 빠졌다. 별 다른 뜻은 담겨있지않은 단어였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였다.

  ' ! '

  혹시, 그때 …. 



  “ 자네, 혹시 ' 페니턴트 ' 라는 병을 아나? ”

  페니 … 턴트? 

  “ 그 병은 아주 무서운 병이자, 끔찍한 상황에까지 몰고 가는 병이지. 그 병에 걸리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네. 아니, 살고 싶은 생각도 못하게 되지. 그저, 자신을 비관하고 증오하며 자신의 손으로 자기의 목숨을 빼앗는,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가 우리 인간에게 준 병으로 전해지고 있지. ”

  

  분명히 그때 어르신이 했던 말 중에 페니턴트라는 말이 섞여있는걸 들었다. 그때는 별 다른 생각 없이 그냥 그런 병이구나하고 넘겼는데, 왜 갑자기 그 병이 저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거지? 이 남자가 그 어르신과의 친분이 있는건가? 하지만, 그럴리는 없어. 이 남자의 나이는 아무리 높게 봐도 30대도 안되고, 내가 어르신을 만났을 때는 이미 그 노인은 수십년 전에 죽었다고 들었어. 그렇다는 말은 어르신이 죽었을 무렵에 이 남자가 태어났다는 말이지. 시기상이나 거리상이나 이 남자가 그 어르신을 아는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그 병에 대해선 어르신도 금시초문이였다는 말 뿐이였어. 그 병의 성질도 최근에 들었다고 들었고. 그런데 어떻게 이 남자가 ….

  " 어이, 잠깐만. "
 
  " 무슨 일이지? 책이라도 다 읽은건가? "

  " 어떻게 네가 그 병의 이름을 알고 있지? "

  나의 말에 그가 당황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움직이던 손을 멈춘다. 나는 들고있던 책을 로빈에게 건네주곤 그 남자에게로 다가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그에게 그 병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있냐며 연신 물어보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움찔거리는 입술을 가까스로 벌리며 내게 말한다.

  " 그 병을 알고 있는건가? 어떻게 그 병에 대해 알고 있는거지? "

  " 내 질문에 대답해! 어떻게 네가 그 병을 알고 있는거냐고!! 

  그 남자를 향해 소리치는 나를 본 로빈이 당황한 듯 왜 그러냐며 나의 팔을 잡아 당겼고, 그 남자는 나의 반응이 이상하지않다는 눈으로 미소를 짓곤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난다. 나는 그 남자에게 당장 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냐고 버럭 소리를 질렀고, 로빈은 그런 나를 뜯어 말리며 갑자기 왜 그러냐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남자는 내 말에 가득 담긴 탄식을 내뱉으며 쓰윽 나를 쳐다보곤 채 떨어지지않는 입술을 가까스로 떼어내며 내게 말한다.

  " 난 그 병의 이름도, 증상도 모른다. 그저 최근에 그 책을 보고서 알게 되었지. 그 병에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는 것, 그 병에 걸려 죽어도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자신은 증오하고 경멸할 수 밖에 없는 최악 중에 최악인 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 병을, 내 딸 라이제르가 앓고 있다는 사실도 …. "

  " 뭐. 뭐?! "

  그의 웃음엔 슬픔이 담겨있었다. 어느세 그의 눈가엔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고, 그는 이내 기운이 빠진 듯 바닥에 주저 앉으며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서재 안을 웃음으로 가득 메웠다. 

  " 하하하하하하하!! "

  그의 입술을 떨렸고, 그의 붉은 눈에선 담아낼 수 없는 붉은 원한이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나와 로빈은 아무런 말도 못 꺼낸 채, 조용히 그의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나는 그런 모습으로 모든걸 포기한 듯한 그의 얼굴에 가득 인상을 구겨갔다. 

  " 하루가 멀다하고 내 딸 아이의 모습은 변해간다. 의사들에게 알려봤자 그들은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병이라며 진료를 거부한다. 더군다나, 이 병의 정체를 아는 몇몇 사람들의 눈초리는 날이 갈수록 사나워진다. 이 마을의 촌장이란 자는 자신의 딸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을 감수한다는 소문이 들고, 결국엔 우리 마을은 어둠에 가려지고 말았다. 너희는 내 마음을 아는가? 내 딸을 지키기위해 딸 아이의 몸에 심한 상처를 남기면서까지 딸을 곁에 두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을 아냔 말이다. 그 누구도 내 딸 아이가 앓고 있는 병이 전염병이라는 것도 모르는데, 마치 라이제르를 병자로 취급해 가까이 가는 것도 꺼려한다. 한창 마을에서 아이들과 뛰놀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야하는 나의 딸 아이는, 고작 그 병 하나로 모든 자유와 행복을 박탈 당하고 오직 이 어두침침하고 고요한 집에서 혼자 지내며 애써 외로움을 이겨내려한다. 너흰 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

  그는 소리쳤다. 가슴 안에 가득 흘러넘친 한을 표출하듯 우리에게 말했다. 그간 겪었던 모든 한과 설움을 한번에 쓸어내리려는 그의 모습에 나와 로빈은 그저 묵묵히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기어코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얼굴을 묵고 슬픔을 흘러 보냈다. 지금까지 한 마을의 촌장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딸의 행복을 빌 수조차 없던 그의 아픔은 더욱 커져만 간 듯 싶었다. 나는 조용히 그의 옆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려 그의 아픈 기억을 토닥거렸다.



  그리고나서 한 몇분 후에 그의 눈물은 멎었고, 아까보다는 훨씬 후련한 듯한 그의 모습에 나와 로빈은 안도를 하며 그를 바라봤다. 그는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은 라이제르와 마을사람들에게 비밀이라며 당부의 말을 건넸고, 나와 로빈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후, 나와 로빈은 마저 다 읽지 못한 책을 표기해두고 내일을 기약하도록 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밤이 지나더라도 모든 내용을 읽고 서둘러 다른 마을로 향할 생각이였지만, 아직 이 마을엔 밝혀낼 사실이 또 한가지 있는 듯 싶었다. 더군다나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그 병은 무언가 관련되어있지 않을까한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건 내게 너무 앞선걸까, 일단은 한숨 자고 내일 생각해보도록 하자.




  P.s : 제 소설은 묻히는 것 같네요. 재미가 없는걸까요. 하지만,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소설에 생동감은 커녕, 맥이 없는 것을요. 하지만 힘낼겁니다. 더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 더 노력할겁니다. 꼭, 제가 변화하는 것을 봐주세요. 
  P.s2 : 스토리의 시작을 알리는 51편 입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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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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