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Collector 제 22 장

by 아인 posted Feb 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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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저와 함께 하지 않는다는거죠? 혼자가 아닌 둘이라면 더욱 더 그 녀석을 빨리 잡을 수 있는데도 말이에요. "

  그는 나의 말에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나는 그의 물음에 긴 한숨을 내쉬며 그를 쳐다보았다.

  " 몇번 본 사이도 아니면서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면서까지 절 도와주시려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더군다나 상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의 남자가 아니라고요. 그건 현욱 씨도 조금은 알지 않나요? "

  " 하지만, 연진 씨는 그때 저와 동생을 도와주시지않았나요? 저는 그에 대한 빚을 갚으려는 것뿐입니다. "

  " 하아. 현욱 씨는 저에게 빚을 갚는다는 전제하에 돕는건진 몰라도, 그 빚 때문에 되려 현욱 씨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보죠? "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그는 내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지 쓰윽 내 얼굴을 훑어보며 말한다. 이 사람은 모른다. 그 남자의 무서움을. 이런 남자와 함께 움직이면 이 사람은 물론이고 나 역시 큰일을 당할지 모르기에 거절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애꿎은 커피잔을 들이켰다. 

  " 무슨 말씀인진 모르겠지만,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것만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연진 씨는 물론이고 동생 분까지 무사히 구해드릴게요. "

  " 아직도 모르겠어요? 현욱 씨는 너무 무모해요. 아니, 무모하다못해 멍청해요. 현욱 씨는 너무 그 자를 무시하고 있어요. 아니, 아예 깔보고 있다고요! "

  그의 바보 같은 말에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던 나는 그대로 그에게 화를 표출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조용히 나와의 대화를 이어가던 그 사람도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 연진 씨..? "
  
  " … 하아, 죄송해요. 현욱 씨는 절 도와주시겠다고 먼저 말씀해주셨는데.. 하지만, 현욱 씨마저 위험에 빠트릴 수가 없어요. "

  " 그건 제가 알아서 해결. "

  " 당신은 죽어요! 그 사람을 만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고요! 그땐 운이 좋아서 제게 발견 됬을진 몰라도 이번엔 틀려요. 이번엔 자신이 자기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요!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현욱 씨는 죽으러 가는거라고요! 절 도와준다는 전제하에! "

  조용하던 카페 안엔 내 목소리 밖에 들리지않았다. 오붓한 분위기를 즐기기위해 카페 안에 들린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해 움직인다.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던 현욱 씨마저 당혹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 연진 씨..? "

  " 죄송해요. 저 먼저 일어날게요. "

  그 사람의 옆을 지나치며 나는 카페 안을 벗어났다.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때까지 들리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나를 불렀지만, 나는 멈추지않고 카페 밖으로 몸을 숨겼다.

  ' 쾅 ! '

  카페 문이 닫히고 밖으로 나온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 저와 함께 그 녀석을 붙잡읍시다. "

  방금 전까지 그 사람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나는 이내 고뇌에 빠졌다. 인상착의로 봤을 때는 어느정도 개념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대책 없는 행동들은 대체 뭘까. 나를 도와준다고? 피식, 웃음 밖에 안나온다. 그 사람은 정령 그 남자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걸까? 아니면 그때 우연히 그의 손 안에 빠져나와서 그를 간단하게 생각하는걸까? 앞으로 걸어가며 이유 모를 미소를 짓던 나는 이내 슬픈 표정을 짓고 인근에 한 정류장 앞에서 멈췄다.

  " 하아. "

  갑갑하다 못해 숨조차도 제대로 쉬어지지가 않는다. 그 남자의 행동 때문일까? 무심코 저지르는 행동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 그는 아직 깨우치지 못한걸까? 그때 핸드백을 가질러 폐가로 가지않았다면 그 남자는 물론이고 동생까지도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는 그 남자를 무시하고 있다. 

  " 그는 그저 허구 속에 존재하는 살인자일 뿐이죠. 하지만, 그는 실존인물이였고 우리들 앞에 나타났죠. 어때요, 우리 한번 그 남자를 잡아보지않을래요? "

  그걸 아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엔 무모하다 못해 멍청하다. 그 사실을 안다는건 꽤나 그 남자에 대해 조사를 했다는건데, 조사한 사람이 그런 행동을 보이나? 아니, 제대로 그 남자에 대해 조사했다면 그런 당돌한 행동은 보이지않았겠지. 그는 아직 그 남자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바가 없는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뭐? 그 남자를 붙잡자고? 하하, 정말 어이가 없는 노릇이군.

  ' 빠앙 - ! '

  잠깐 정신을 놓고있던 와중 전방에서 차 한대가 쌩하고 내 앞을 지나친다. 자칫하면 그대로 충돌을 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였지만 나는 그리 놀라지않았다.

  " 괜찮으세요? "

  내 옆에 서있던 한 남자가 나를 보며 물었고, 나는 그 남자의 물음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그 남자는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나와의 시선을 피한다.

  ' 띵. 띵. 띵. 굿모닝. 띵. 띵. 띵 '

  멍하니 시선을 고정시키던 내게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왔다. 코트 주머니에서 빙글 빙글 회전을 하며 울리는 핸드폰을 나는 힘 없이 꺼내 귀에 갖다대었다.

  " 여보세요? "

  ' 아, 저기... '

  내게 전화를 건 사람은 뜻 밖에도 남자였다. 하지만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목소리로 봐서는 아까 그 남자는 아닌 것 같고. 하물며 그 사람이 내 연락처를 알리도 없고.. 한참동안 아무 말 없던 그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 저기.. 저, 혹시.. "

  꽤나 답답한 행동을 보이는 상대방에게 조금은 짜증을 느끼는 나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하였다.

  " 전화를 거셨으면 자기가 누군지 밝히는게 예의 아닌가요? "

  방금 전, 이현욱이랑 사람 때문에 갑갑했던 마음이 애꿎은 이 남자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 왜 그래야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말도 못하는 이 남자의 행동에 짜증이 난 것일까. 아님, 그냥 이 상황이 너무나도 나에겐 힘든 시간이여서일까. 나의 말에 한동안 아무 말 없던 그 남자는 이내 전화를 끊어버린다.

  " 뭐, 뭐야?! "

  그 남자의 행동에 당황을 금치 못하는 나는 어이 없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쳐다봤다.

  ' 띵. 띵. 띵. 굿모닝. 띵. 띵. 띵. '

  전화가 끊긴지 채 10초도 지나지않아 또 다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 여보세요? "

  " 아, 저기.. "

  또 그 사람이다.

  " 저기요. 장난전화 하시려면 다른 곳에다 하세요. 아니면 장난전화를 하지 말던가! 끊습니다. "

  길게 얘기해봤자 기분만 나빠질거같아 전화를 끊으려하자, 그 남자는 성급한 목소리로 내게 말한다.

  ' 아, 아니. 끊지마세요. 아, 그러니까 음.. 다름 아니라 아까 전에 번호 따간 사람인데요.. 혹시 지금 만나뵐 수 있을까요? '

  

  P.s : 내일 23편 올리면 Head Collector은 끝이 납니다. 물론 완결이 아니라, 연재중단으로 인한 비축분의 끝이죠. 24편은 언제 쓸지 모릅니다. 한번씩 제가 쓰고 싶으면 쓰나, 아마도 완결이 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루에르부터 완결을 내놓고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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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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