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t in the dark ocean of life the faint
[ 어둠 속 존재하는 희미한 생명의 바다 ]
- 태풍과 폭풍의 경계선 -
No.2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날, 아버지는 오랜만에 집에서 쉬고 계신다. 그동안 마리너스의 일 때문에 자주 외박을 하셔서 집에서 뵈는 일은 그닥 많지는 않다. 그래도 한 번씩이라도 집에 찾아오셔서 얼굴이라도 보여주시니. 엄마나 나나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빠가 마리너스에서 해양탐사를 하는 일은 그만두셨으면 좋겠다. 왠지는 모르지만, 해양탐사. 별로 기분 좋은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빠는 자기가 좋아하는 마리너스에서 해양탐사를 하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시는 것 같아, 그만두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마리너스에는 해양탐사 말고는 많은 일들을 하실 수 있을텐데. 왜 굳이 해양탐사를 하시는지. 매번 이 일에 대해서 물어보면, 아빠의 대답은 늘 '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 라는 말씀 뿐이셨다. 그런 아빠에게 매번 물어봐도 똑같은 대답 뿐이니. 요즘은 통 아빠하고는 해양탐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아빠는 나를 볼때마다 눈치를 보 듯이 자리를 피하신다. 그럴때마다 내가 괜히 참견을 한건가하고 자책하지만, 도저히 나로선 해양탐사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 끼익 - '
창문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고 있는 나를 향해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바벨, 아침 안 먹어? 오늘 아침은 뜨끈한 벼락 전(벼락 맞은 나무 : 나무의 성분 13)인데. 갖다줄까? "
" 아뇨, 별로 먹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오늘 마리너스에 해산물 축제한다던데. "
" 이 날씨에서 축제를 여는건 좀 무리일걸. 아마도 비가 그치면 그때 할걸.? "
" …그래요. "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보며, 나 역시 축 처진 어깨로 침대에서 꿈틀거렸다. 문을 열고 들어왔던 엄마는. 흐느적거리며 기운이 없는 나를 보며 안쓰러운 듯, 한 참을 서 계시다가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신다.
오늘 아침부터 기분이 영 안 좋은게.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징조랄까. 아무튼 해산물 축제는 안 연다니깐 오늘은 하루종일 방 안에만 있어야겠다. 오늘은 엄마도 나에게 태클을 걸지는 않으실테니.
' 툭 . 툭 '
뭔가가 내 방 앞에서 문을 건들이고 있다. 침대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던 나는. 이렇게 누워있다간 정말 하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가까스로 일어나,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자. 새'끼 토리케라가 휴지를 온 몸에 칭칭 감고 미이라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어이가 없고 한 편으론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낑낑거리며 휴지를 풀려고 발버둥치는 토리케라를 대신해, 손수 토리케라에 엉켜있던 휴지를 풀어주자. 토리케라는 좋다며 집 안 구석구석을 후비고 다닌다.
보면 볼수록 귀여운 구석이 있는 토리케라네. 그나저나, 거실에 나오니 벼락 전 냄새가 솔솔 풍기는게. 내 식감을 자극한다. 코로 온 신경을 집중하고 나는 벼락 전의 행방을 찾기 위해 거실 주변을 걸어다녔다.
한 참을 돌아다니자, 식탁 위에 있는 벼락 전 발견. 나는 젓가락을 꺼내 벼락 전을 시식했고. 벼락 전은 그 이름에 걸맞게 입에 넣자마자 벼락을 친 듯한 짜릿한 맛과 함께, 고소한 잣나무의 향기가 입 안 가득 풍겨왔다. 이 전 한 입으로 꿀꿀했던 기분이 상쾌해지는걸 느꼈다.
역시, 엄마가 만드는 벼락 전이 상품화되면 대박날 것 같은 생각은. 이 한 점 한 점 먹을때마다 생각난다. 한 번은 엄마에게 벼락 전을 팔아보는게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가 뭐라고 말씀하셨더라. 꽤 오래된 기억이라서 그런지 가물가물한게. 벼락 전 한 점 더 먹고 생각해봐야겠다.
" . "
다 먹어버렸네.
한 번 먹고 두 번 먹고 자꾸만 먹고 싶다는 노래 소절이 이 뜻이였나. 아무튼 벼락 전은 먹으면 계속 먹는게 흠이라니깐. 아무튼 벼락 전으로 찌릿한 몸을 한 번 개운하게 씻어나 볼까.
방학이라 어딜 나갈 이유가 없어서 그런지. 씻는걸 일주일동안 해본 적이 없다. 방학한지는 9일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 3일동안은 적응기라 그런지,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벌떡 일어나 씻고 나면 ' 아 ' 하고 다시 침대에 누으면 ' 쿵 ' 하고 머리 찧는 일이 많았다.
아무튼, 비도 오고 눅눅한 몸 좀 상쾌하게 만들어야겠다.
' 쏴아 - '
샤워기 틈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들이 내 몸을 적신다. 크으, 오랜만에 물과의 접촉을 하니 기분이 좋은걸. 비누를 꺼내 들어 몸 구석 구석에 미끄러지 듯이 비누칠을 한 후, 마지막으로 물로 장식한다.
기분 좋은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 그렇게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던 비를 내리던 먹구름은 사라지고, 빼꼼히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지상 세계에 빛을 뿜는 태양이 보인다.
" 예상 외로 비가 빨리 개었는걸, 이 정도 시간이면 해산물 축제는 충분히 할 수 있겠군. "
탁자에서 쿠아 냉채 한 그릇의 여유를 즐기던 엄마가 말했다.
" 또 쿠아 냉채 드세요? 다른 음식 없어요? "
어이가 없는 웃음을 참고, 엄마에게 물었다.
" 우리 한달 식비가 여기에 들어갔다니깐? 앞으로 열흘간은 쿠아 냉채만 먹어야하니깐 그렇게 알아. "
아, 그랬었지.
아, 아니 그랬었지가 아닌데?
젠장, ' 한달 식비를 쿠아한테 다 쏟아부으면 어떡해! ' 라고 소리지르고 싶지만, 그렇게 행동했다간 엄마가 들고 있는 ' 강화 11성 과도 ' 에 화를 입을 수도 . . .
방에 들어가, 주섬 주섬 옷장 사이에 낑겨져 있는 옷을 꺼내 입었다. 옷을 다 입고 밖을 보니. 빛이 나던 세상이 다시 어두컴컴해지더니. 다시 한 번 비가 땅으로 곤두박질친다.
" 뭔 날씨가 이래? "
짜증 섞인 말투로 창문을 ' 탁 - ' 닫고 침대에 누웠다. 안 그래도 눅눅한 방이 더 눅눅해져서 좀 있으면 버섯을 재배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한동안 침대에서 꿈쩍하지 않던 나는, 온 몸이 근질거림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만하면 이렇게 근질거리지 않는데 왜 이리 오늘은 간지럽지. 탁한 공기 때문에 그런지 숨쉬기도 불편함을 느낀 나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엄마는 쿠아 냉채를 계속해서 리필 해 드시고 계셨다.
" 그렇게 찬거 먹으면 배탈나요. "
" 걱정마셔. 엄마 장은 100만st 장이니깐. "
" …아, 그래요. "
한 숨만 나온다.
" 아, 바벨. 너 지금 할 것 없지? "
" 그렇긴 한데. 왜요? "
" 잘됬다. 이거, 마리너스에 계신 아빠한테 갖다주고 와. "
쿠아 냉채를 퍼드시던 엄마가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뭔가를 주섬 주섬 꺼내서 나에게 건네주신다.
" 뭐에요? "
" 수중 호흡 소란데. 아빠께서 아침에 바삐 나가시느랴 가져가시지 못한 모양이야. 그러니깐 바벨 너가 좀 갖다드려. "
" 밖에 비오는데 아빠는 마리너스 가신거에요? 무슨 날씨가 이렇게 궂은데. "
" 원래, 해양탐사라는게 그런거잖아. 암튼 빨리 갖다드리고 와. 몸 조심히하고. "
얼떨결에 소라를 건네 받은 나는 가는 둥 마는 둥하는 스텝으로 마리너스로 향했다.
" 아 참, 바벨 잠깐만! "
밖에서 유유히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나를 엄마가 부르신다.
" 왜요? 뭐 더 시킬거라도 있으세요? "
" 응, 자. "
멀뚱히 서 있는 내 손에 뭔가를 쥐어주신다. 혹시 돈(st)인가?
" 이왕 나가는 김에, 토리케라 산책 좀 시켜주고 와. "
돈 대신 목줄이네.
" 아니, 날씨가 이렇게 사나운데. 산책을 시키다가 벼락 맞을 일 있어요? "
" 에이~ 이왕가는 김에 산책도 시키면 얼마나 좋아? 이게 바로 1석 2조의 효과잖아? "
" 1석 2조는 무슨, 제가 간 김에 엄마가 동네 한바퀴 돌아주시면 되잖아요? "
" 아이고, 허리야. 나이를 먹다보니 비만 오면 안 쑤시는데가 없네. "
아이고, 뒷꼴이야.
나는 어쩔 수 없이 토리케라를 데리고 정류장으로 향했다. 내가 군소리도 없이 사라지자, 한 참을 주저 앉아계시던 엄마는 빼꼼히 고개를 들고, 쏜살같이 집 안으로 들어가신다. 아이고 혈압이야. 꽃다운 나이에 혈압으로 쓰러지면 어떡하냐. 라는 말 같지 않은 생각을 하며 걸었다.
〃 갸릉 ~ ♬ ( 날씨도 이런데, 왜 산책이지. 이 주인이 미'친건가? 아오. 안 그래도 유년기라 몸이 연약한데. 아오 무슨 빗방울은 이렇게 굵어. ) 〃
목줄을 의존해 앞으로 나아가는 토리케라는, 산책이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걷고 있다. 뭐, 산책은 별로 싫어하는 타입은 아닌데. 왜 하필 오늘이냐고. 날씨가 좋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을텐데. 비가 내리니, 내 마음도 무너지는 것 같다.
우산을 쓰고 가긴 하는데. 빗방울이 크고 단단해서인지. 우산 이곳 저곳이 구멍이 뚫리는 듯 ' 쮜쥑 - ' 소리가 나, 내 가슴을 졸이게 한다. 내가 무슨 팥빙순가.
〃 빠아아오옹 - (빨리 잡아, 이 쉐끼야.) 〃
정류장에 가니, 마침 맘모스 버스가 대기를 하고 있다.
이게 무슨 횡재지, 하면서 맘모스 버스로 다가가는 순간. 뭔가가 나를 재치고 맘모스 버스로 달려간다. 그러더니 무슨 개매넌지. 그 사람이 맘모스 버스에 다가서자, 맘모스 버스가 갑자기 출발신호를 울리더니 그대로 마리너스로 직행한다.
" ! "
지금부터 입에서 분출되는 욕들은 삼가하겠다.
저 멀리, 맘모스 버스를 타고 달아나는 그 사람의 뒷꽁무니를 쫓아, 달리고 또 달렸다. 기필코 저 놈을 잡아서 머리를 잡고 발로 짓일… 삼가하겠다.
한 참은 그 녀석을 쫓아 달리다보니. 숨이 턱까지 올라온다. 헉헉거리며 그 녀석을 놓칠세랴 달리는데. 그 미'친 놈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킥킥거리며 웃는다.
" 아니 저런 십… "
욕을 씨부리며 그 녀석을 따라가지만, 점점 내 속도를 줄어들고 맘모스 버스를 전력질주를 하며 마리너스로 달려간다.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멈춰선 나는 몰려오는 숨을 다스리기 위해 2분정도 쉬고 움직이도록 했다.
" 아, 이런 시발. "
말 끝마다 욕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새'끼 면상을 봤어야하는건데. 도대체 어디서 온 누군지 밝혀서 똑같이 만들어줄테다.
〃 갸릉 ~ ( 하악 . 하악 . 하악 ) 〃
한 참을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서 들리는 소린가하고 고개를 돌리니. 나무 사이로 목줄을 질질 끌고오는 토리케라를 발견했다.
" 아. "
너무 달리는 탓에 토리케라를 두고 온건가. 머리에 피가 쏠려서 숨쉬기조차 힘들어보이는 토리케라가 겨우 겨우 내 곁으로 걸어오더니 픽 하고 쓰러진다. 쓰러진 토리케라는 평온한 얼굴로 세상을 하직. 하는 줄 알았으나. 숨을 쉬는걸 보니. 살아있는 것 같다.
그 자식 밟는건 뒤로 미루고, 일단 마리너스까지 걸어가야겠다. 다행히 그 소동 속에서 비는 멎었지만. 언제 또 소나기가 내릴지 모르니 바삐 가야겠다. 다행히 여기서 마리너스까진 가까우니 조금만 더 걸으면 도착하겠지.
라는 생각을 5분 정도 간직했지만. 이미 나는 한계에 도달했다.
걸으면 나오겠지, 걸으면 나오겠지. 조금만 더 가면 나오겠지. 조금만 더 가면이라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힘들어 죽겠다. 안고 있던 토리케라를 떨궈놔서야 가까스로 전진을 멈췄다.
숨이 너무 차서 움직일 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 된건 다 그 놈 때문이다. 꼭 그 놈을 잡아서 머리를 꺾어버리겠다.
〃 빠아아옹 - ( 놔, 이 쉐끼야 ) 〃
정신줄을 놓고 이승과의 결계를 지나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낯 익은 페트 울음소리가 들린다. 조심스럽게 눈을 뜨니, 전방 30m에 버스 정류장이 보였고. 아까 전 나를 골탕 먹이던 그 놈까지 덤으로 있었다. 나는 그 놈을 보자 정신이 돌아왔고. 저 자식이 날 보면 도망갈 확률 98%이므로, 살금 살금 그 자식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 낄낄낄, 그 자식 지금쯤 울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겠지? "
아니, 저런 씨.
전방 5m를 남긴 채, 조심스럽게 그 녀석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응? 그런데 이 녀석 남자가 아닌데? 목소리를 보나 차림새를 보나. 여잔가? 이런 씨.
" 아 참. 우시모네의 잎 사가는걸 깜빡 잊었네. 어디보자 병원이. "
마리너스에 들어간 그 여자에 뒤를 밟아, 역시 나도 그 마리너스로 들어갔다. 마리너스에 들어가자 짠 내와 더불러 신선한 공기가 탁한 마음을 씻겨주는 듯한 바람이 불어온다. 솔직히 마리너스에 대한 억한 감정은 없지만. 아빠가 여기서 해양탐사를 한다는게 왠지는 꺼림직하다. 물론, 별거 아니지만. 내가 이상한걸까.
" 휴, 이거면 충분한가. 아무튼 빨리 돌아가자. 독이 더 심해질라. "
병원에서 나온 여자가 어디론가 걸음을 재촉한다. 그런데, 가는 방향이 나랑 같은걸?
" 랄랄랄라라 ~ ♬ "
우시모네의 잎을 한아름 들고 걷던 여자가 흥얼거리며 계속해서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러더니 건물 안으로 쏙하고 모습을 감춘다. 나 역시 그 여자가 간 자리로 걸어가자. 낯 익은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보니깐 이 건물로 들어가던데. 혹시.
설마하는 생각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 들어가자, 각종 해산물이란 해산물들이 양 옆에 전시되어 있었고. 천장에는 일렬로 세워져있는 전구만이 나를 비춰줄 뿐이였다. 아침부터 비가 와서 그런지 건물 안까지 물이 흥건하다. 이런 열약한 환경에서 아빠가 일한다는 생각에 또 다시 한 숨만 나온다.
소라를 꺼내 들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 수록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해산물의 수가 점차 많아진다. 피유 말대로 요즘 들어 마리너스에 이상한 해산물이 건져지긴 건져지나보다. 이정도의 크기로 10마리만 나와도 . . .
" 아아아악 - ! "
해산물을 감상하던 나는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에 깜짝 놀랬고. 내 품에 안긴 토리케라도 정신이 드는지 부비적거리며 눈을 뜨더니.
〃 꽤앣 - ! ( 헐. ) 〃
하며 다시 정신을 잃는다.
아무튼, 비명소리가 들렸다는건 무슨 일이 생겼다는건데. 아까보니 그 여자가 우시모네의 잎을 많이 들고 들어오던데. 우시모네의 잎 성분이 뭐더라.
일단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어갔다. 누군진 몰라도 나는 소라만 아빠에게 넘겨주면 되는거니깐 말이다. 아빠에게 드리고 집에 와서 푹 쉬어야하는데. 좀 있으면 해산물 축제도 열릴테니. 나 원, 오늘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군.
한 참을 걷다보니, 조금씩 사람의 수근거림이 들려온다. 조심히 발걸음을 멈추고. 파이프 사이로 보이는 뭔가를 유심히 쳐다봤다. 파이프 사이로 보이는건 사람들. 그리고 저기서 걸어오는 여자를 보자. 한 남자가 일어나 이제 왔냐며 우시모네의 잎을 건네 받는다.
" 괜찮은거에요? 여, 아까보다 더 보란데요? "
" 이 녀석이! "
깐족거리더니 맞을 줄 알았다.
" 아무튼, 조금만 참아. "
" 야, 빨리 우시모네의 잎 갖고 와. "
꽤나 심각한 분위기로 우시모네의 잎이 손에 손을 넘겨든다. 무슨 일인가. 하며 쳐다보다, 뭐 별거 아니겠지하며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걸어갔다.
" 저. "
" 이 친구야, 정신 좀 차려! "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 저기요. "
한 번 더 부르자 몇 명이 나를 쳐다본다.
" 누구시죠? "
" 저, 아빠 좀 만나러 왔는데요. "
" 아빠? "
" 네, 엄마가 이걸 갖다드리라고 해… "
사람들에게 둘러 쌓였던 사람이 고개를 밖으로 뻗었다. 누구지하며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경직했다.
" …아빠? "
P.s : 어떻게보면 이때가 샤인나이트 이후로 그나마 재밌었던 것 같네요. 완결은 안났지만, 언젠가 다시 쓰일 3기를 기약하며 저는 오늘도 루에르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