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2.18 06:19

루에르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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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망각의 덫 - 

2


 
  지독한 눈물이 흐를 동안, 옆에서 아무런 미동 없이 누워 있는 로빈이 보였다. 이 우스운 눈물이 흘러 내리는 동안에도 나의 시선은 오직 로빈을 향해 멈추었다.

  " 말도 안돼 … 말도 안된다고 …. "

  입 안에서 맴도는건 그런 말들 뿐, 다른 생각도 다른 말조차도 기억나지않았다. 지금껏 나와 모진 수난을 겪어도 꿋꿋이 나의 곁을 지켜주던 로빈이 갑자기 병에 걸리다니? 그것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도 않는 희귀병에 로빈이 걸리다니 ….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이냐고!!

  " 젠장 …. "

  축축하게 젖은 바닥 위로 드리워지는 나의 그림자가 또 다시 눈물을 토해냈다. 붉게 물든 로빈의 곁으로 스며드는 나의 슬픔이 서로를 향해 섞이여 들어가는 모습만이 보일 뿐, 나는 또 다시 나의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두 시간이 지나자 침대에 누워 있던 로빈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위에 자신을 쳐다보는 나와 루연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낸다. 로빈은 아까 전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자기가 왜 이곳에 잠들어있냐며 내게 묻지만 나는 그저 슬픈 눈으로 로빈을 바라볼 뿐이였다. 그는 나의 행동에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다.

  " 오늘은 이미 밤이 깊었으니, 오늘은 이쯤하고, 당신은 내일 아침 일찍 나를 찾아오도록. "

   " … 알았다. "

  주눅이 든 나를 보며 그는 방을 나섰다. 잠시나마 로빈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전혀 나아지는건 없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그가 이 병을 고칠 치료법을 알았다면, 그의 얼굴은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을테지. 서재에 가득 찬 책들을 뒤져봐도 그 책들 중에는 ' 페니턴트 ' 라는 글자가 적힌 책을 하나도 없었다. 중간 중간에 그와 비슷한 글자의 단어를 봤지만, 그 단어는 페니턴트라는 병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엔 나도 저 남자와 똑같은 길을 걷겠군 …. 아까부터 쭉 기운이 없어보이는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침대에 앉아있던 로빈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내게 물었다.

  " 루에르 씨, 왜 그러세요? 어디 편찮으신데라도 있으신건가요? "

  로빈의 물음에도 나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지금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도 모르는 그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지금 내가 로빈에게 느끼는건 미안한 감정 뿐이였다. 로빈이 이런 병에 걸린지도 모르고, 이때까지 나만을 위해 달려와준 로빈에 대한 미안함과, 멍청한 나 자신에 대한 원망 뿐이다. 

  " …. "

  더군다나, 이 모든게 나의 업보라는 사실에 더욱 나 자신에 대한 화가 치밀어오를 뿐이였다. 절대 내가 간과해서는 안될 일들 중, 나는 그 안될 사실을 잊고 만 것이였다.



  “ 그게 무슨 말이지? “

  “ 내가 한 말 그대로다. ”

  “ 로빈이, 로빈이 힘들어한다고? 근데 그게 바로 나 때문이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대체! ”

  별안간 내 귀로 들어온 말도 안되는 말에 버럭 소리를 지르며 사로이를 쳐다봤다. 

 “ 사실, 그 여자는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 여자가 한 말을 꼭 전해야겠다고 판단해서 말하는거니, 주의 깊게 듣도록 해라. ”

  사로이는 내가 잠시 과거로 떠났을 때, 사로이와 단둘이 남은 로빈이 슬쩍 사로이에게 나에 대한 감정을 얘기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사로이는 로빈한테서 느껴지는 뭔가 알 수 없는 기운을 감지했으며, 그 기운은 언젠간 로빈을 집어 삼킬거라는 황당하면서도 섬뜩한 이야기를 내게 말했다. 사로이가 나를 향해 말하는 말들은 대부분 내게 이로운 얘기들였지만, 이번만은 왠지 모르게 미심쩍은 낌새가 느껴진 나머지 피식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 설마, 그럴리가 있겠어? 뭐, 네가 한 말 중에 틀린 말은 없었으니까. 어느 정도 믿기는 하는데 …. ”

  “ 내 말을 모두 신뢰하기엔 무리가 있다는건가. ”

  “  뭐, 어떻게보면 그럴지도 모르지. 솔직히 이번에 하는 말은 조금 믿기가 어렵다고 해야할까, 왠지 이 세상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 같잖아? 혼령들로 인해 빙의를 당한다면 어느 정도는 믿겠지만 …. ”

  “ … 그런가. ”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나의 말에 살짝 기분이 언짢아졌는지 사로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 모습에 조금 당황한 나는 그래도 네 말을 믿는다며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말했고, 그는 그런 나를 보며 싸늘한 눈초리로 쓰윽 날 노려보고는 이내 방향을 바꿔 내 옆을 지나친다. 그리곤 귓가에 희미하게 들릴 정도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게 하려던 말을 이어간다. 
  
  “ 이미 이 세계는, 우리가 알았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계에 무슨 일이 생긴다한들, 전혀 이상하지않지. 다만,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건 인간이겠지만 말이야. ”

  “ 그게 무슨 …. "

  “ 지금은 내 말이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언젠가 네가 이 뜻을 알아차렸을 때의 세상은 지금의 모습과는 눈에 띄게 달라져있을거다. ”

  영문 모를 말들만 늘여 놓은 채, 사로이는 수풀 사이로 사라졌다. 나는 그가 한 말을 다시금 머릿 속에 되새기며, 언젠가는 있을 그날을 기리며 나는 로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때, 사로이가 내게 하려던 말이 바로 이거였나. 로빈에게 덮칠 위기란게, 바로 이거였어? 왜 그때 나는 사로이가 한 말을 믿지 않은거지? 그가 한 말엔 거짓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나는 그의 말을 반쯤 귀에 담지 않았다. 만약, 내가 그때 조금만 더 영리했다면 지금 로빈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텐데, 말도 안된다며 웃어 넘길 일이 아니였는데, 그때 나를 바라보는 사로이의 느낌이 바로 이런거였구나. 앞으로 닥칠 위험을 간과한 채, 지금 이 상황까지 온 나를 비웃고 있겠지. 결국엔 로빈이 저렇게 된건 모두 내 책임이다. 이미 이 세상은 1년 전, 그날부로 세상의 판도가 뒤집혔다.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세상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계가 온 것이다. 그렇다는건, 사로이가 말한 것처럼 그 이후로 우리 눈 앞에 나타날 일들은 하나도 이상할게 없고, 정작 일어난다한들,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아무 것도 없어. 그렇게되면 서서히 이곳엔 인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초창기 모습의 지구를 보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때의 지구와는 달리 지금의 지구는 확연한 차이를 보일테지만.
  나를 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로빈의 볼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평소와 같은 맑고 투명한 그녀의 눈을 오늘도 볼 수 있었다. 언제나 나의 곁을 머물며, 내가 힘들 때나 괴로울 때나 함께 있어준 그녀의 모습을 오랜 시간 같이 보낼 수 있을까? 그녀의 머리에 차갑게 들러 붙은 병의 증표를 떼어낼 수 있을까? 언제나 이렇게 로빈과 함께 있을 수는 있는건가? 난 … 난 … 난 ….



  「 끼 이 이 익 ―… 」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그가 나의 등장에 읽고 있던 책을 책상 위에 덮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서재 문을 닫고 힘없는 발걸음으로 서재 안을 들어선 나를 보며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 그 여자는 어떻하고 온거지? 함께 있던거 아니였나? "

  " 로빈은 자고 있다. 아까의 충격이 커서인지 금방 잠들더군. "

  " 그런가, 그런데 잠도 안자고 이곳에 온거지? 자기 전 독서라도 하려던건가? "
  
  " 너한테 부탁이 있어서 왔다. "

  " 부탁? "

  그는 부탁이 있다는 내 말에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 무슨 부탁이지? 어느 정도 짐작은 가나, 표정을 보아하니 그걸로 온건 아닌 것 같군. 부탁이란게 뭐지? "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과연 그가 내 부탁을 들어줄지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밀려오는 불안감에 확실히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발걸음을 떼지 못하면 로빈을 구할 방법이 없어진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한몸, 희생 아니 용기를 내야한다.

  " 쿠피디타스가 어디에 있는지 내게 알려줘. "

  결국엔 저질러 버렸다. 목구멍을 간질거리면서 제발 좀 입 밖으로 내뱉어줬으면 하는 단어가 그 남자의 귓 속으로 냉큼 숨어 들어갔다. 그는 내가 한 말에 약간 당황비스무리한 충격을 입었는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들고 있던 커피잔을 바닥으로 떨어트린다.

  「 쨍그랑 - !! 」

  경쾌하다못해 시끄러운 굉음에 그 남자의 움직임이 포착됬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방금 한 말을 다시 한번 해보지않겠냐고 되물었고,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시 한번 그에게 쿠피디타스가 있는 장소를 향해 묻자, 그는 이내 정색을 하며 내 앞으로 걸어왔다.

  " 개소리 지껄이지마. 네 따위한테 그런걸 보여줄 것 같나? "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이대로 물러났다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참극에 다다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주시하며 다시 한번 그에게 부탁했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절때 그럴 수 없다며 당장 이 서재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친다.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애처로운 눈빛을 더해 그에게 다시 한번 양해를 구했지만, 그는 또 한번의 정색을 하며 이내 나를 강제로 서재 밖으로 쫓아낸다.

  " 너 따위한테 그 장소를 말해줄 것 같나? 꿈꾸지마라, 잠시 내가 너와 어울려줬다고 너를 완전히 신뢰 한다고 착각하지마! "

  

  그는 단호히 나의 부탁을 거절하고 서재 문을 닫아버린다. 밖으로 쫓겨난 나는 잠시동안 문 앞에서 서성거렸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여기서 물러나면 더 이상 내가 물러날 곳은 없다. 내 뒤는 벼랑 끝, 내 앞은 사다리.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알고, 무엇을 피해야하는지 알고 있다. 절대 나는 이런 비참한 최후를 남길 순 없다.


  " 부탁이야, 제발 부탁해! 제발 나한테 그 장소를 알려줘!! "


  서재 안은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말도 안된다는 헛소리 집어 치우라는 말 또한 들리지 않는다. 이미 그는 나와의 벽을 세워 나와의 대화를 단절시켰고, 아무리 내가 그를 향해 소리쳐도 내게 돌아오는건 소리 없는 메아릴 뿐이다. 그치만, 그치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어. 나는, 나는 꼭 쿠피디타스가 있는 곳을 알아야한단 말이야 …. 그러니까, 그러니까.


  " 네 딸의 목숨이 달려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날 좀 …. "


  딸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서재 문을 벌컥 열렸고, 그 앞에는 그 남자의 분노 서린 주먹이 나의 볼을 터치하고 한바퀴 나를 돌려버린다. 그는 씩씩거리며 벽으로 밀려난 나의 멱살을 붙잡으며 어디서 감히 내 딸을 들먹이냐며 나의 멱살을 세게 붙잡으며 침이란 침은 다 뱉으며 꽤나 역겨운 소리를 하고 있다. 나는 부들거리는 손으로 그의 팔을 붙잡으며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 절대로 꺼내서는 안될 말을 꺼낸 내가 밉고 증오스러울테지. 하지만 이런 방법 밖에 없어. 이래야만 너가 날 도와줄거라 믿었거든. "


  " 헛소리 하지마! 난 널 절대 도와줄 생각 없어! 아무리 라이제르를 갖고 협박을 해도 소용 없어! "


  " 협박이 아니야 부탁이다!! "


  " 웃기지 마! 그런 놈이, 내 딸을 가지고 협박을 해? 되도 안될 개소리 지껄이지마!! "


  나의 말은 도통 들으려하질 않는 그의 얼굴을 계속해서 쳐다보기엔 불가능했다. 뭐가 대화가 되야 말을 걸텐데, 이 남자는 절대로 내 말을 곱게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그에게 쿠피디타스가 있는 곳을 물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건 욕설 섞인 외마디 뿐, 그의 눈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를 보며 도저히 그의 신념을 꺾을 수가 없었다. 촌장 자리가 괜히 촌장 자리는 아닌 것 같았다. 이 모습을 보아하면 란과 흡사하지만, 그는 아직 란을 따라가기엔 부족했다. 내가 아는 란은 외부에서온 자를 적대시하지 않고, 자기의 능력이 닿는데까지 도움을 주던 녀석이였다. 더군다나,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절대 한치의 흔들림 없이 냉정함을 유지하며 일을 순조롭게 풀어나가는 현명한 녀석이였다. 하지만, 이 녀석을 보면 그런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다. 그저, 외부인이라면 무조건 나의 적이라는 인식이 사로 잡혀있는 이놈에겐 그딴 말이 통할리 없었다. 단지, 이 녀석은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한 노력에 열중할 뿐, 다른 이의 감정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자의 마음을 여는 것 간단하다. 자신에게 이익이 가는 일이라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거라면 순순히 도와줄거라 믿는다.


  " 네 딸을 구할 수 있는데도? "


  " 뭐? "


  " 네 딸을 구할 수 있는데도 가르쳐주지 않을 셈이냐!! "


  굳게 내 멱살을 붙잡고있던 그의 손에 힘이 빠졌다. 역시나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 그게 무슨 헛소리야 … 넌, 그 병을 치료할 방법을 모른다고 했잖아!! 그런데, 갑자기 무슨 헛소리야? "


  " 물론, 나는 그 병의 치료법도, 그 병에 대해서도 잘 몰라! 하지만, 쿠피디타스만 있다면 이 모든 악연을 풀어버릴 수 있다고! "


  나의 외침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 앞에서 끝까지 나를 물고 안 놓아줄 기세로 달라 붙던 그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며 나와의 거리를 유지했고, 나는 그가 또 다시 달라 붙을까 염려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까보다 조금은 냉정해진 모습으로 나를 바라봤고, 방금보단 부르르 떨리는 몸으로 믿기지않는다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 그게 정말이냐 … ? 정말로 … 라이제르의 병을 고칠 수 있어? "


  나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라이제르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고, 그는 이내 눈물을 흘리며 제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는 주체 없이 흐르는 눈물을 채 닦기도 전에 나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물었고, 나는 다시 한번 그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리며 고칠 수 있다며 선의의 거짓말을 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확신할 수는 없다. 정말로 그 병을 고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서 쿠피디타스가 있는 장소를 알려면 이런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그 쿠피디타스의 능력으로 인해 이 병을 고칠 수 있다면 좋은거고, 그럴 수 없다면 잠시 주츰한 것 뿐이다. 이 세상의 고칠 수 없는 병은 없다. 단지, 그 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뎌딜 뿐, 그 병은 고칠 수 있다.


  " 무조건 고칠 수 있다고는 장담 못하지만, 그 병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거다. 그렇다면 훨씬 더 그 병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그러면 라이제르의 병도, 로빈의 병도 고칠 수 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 "


  속이 울렁거린다. 감정이 북받쳐서인지, 속이 울렁거리며 머리가 어지럽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해야한다. 이 말로 모든걸 뒤바꿀 수 있다면, 지금의 악몽을 모두 떨처낼 수 있다면 … !!


  " 부탁할게. 나를 … 도와줘. "


  나는 그에게 머리를 숙이며 진심으로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나의 모습에 한동안 아무런 말없이 그 자리에서 꼿꼿이 자리를 지켰고, 나는 그가 수락을 할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으리란 다짐으로 묵묵히 그 모습을 유지했다.


  " … 알았다. "


  그의 승낙이 떨어졌다.


  " 라이제르를 구할 수 있다면 … 그깟, 고철 따위 보여주지. 하지만 약속해라. 꼭, 라이제르의 병을 고쳐주겠다고. "


  " 약속한다. "


  비장한 분위기 속, 두 남자의 약속이 성립했다. 그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고, 나 또한 그를 보며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보니 이 광경, 어디선가 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이런 험악한 분위기에서 가까스로 튀어 나온 대화 중에 결탁된 일이였지.




   그렇다면 너도 내게 한가지 약속을 해라. ”


  “ 그게 무슨 말이지? ”

  “ 내가 전사들의 영혼을 가지고 오면 로빈을 살려준다는 약속 외에 한가지 더 약속을 하란 말이다. ”

  “ 무슨 약속이지? ”

  “ 루에르 마을에 있었던 일을 나와 로빈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

  사로이는 의외에 말을 내뱉자 살짝 눈동자가 떨리는걸 확인했다. 주위에서 나와 사로이의 대화를 듣고있던 사람들도 내가 한 말을 듣자 상당히 흥분을 한 듯, 사로이에게 저딴 녀석의 말은 듣지말라며 사로이를 급구 만류한다. 

  “ 약속해라. 내가 전사들의 영혼을 가지고 오는 대신 너는 내게 루에르 마을에 있었던 일을 내게 말하겠다고. ”

  “ …. ”

  “ 약속해라! 내가 전사들의 영혼을 가지고 돌아오면 내게 그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

  내 목소리가 잿빛 산을 가득 메우자, 어느덧 마을 안은 정적이 흘렀다.

  “ …. ”

  “ 사로이!! ”

  “ 알았다. ”

  “ 족장 님!!! ”

  사로이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내게 약속을 다짐했고,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로이에게 달려가 그 말을 취소하라며 그에게 매달렸지만. 이미, 사로이는 마음을 굳게 닫은 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 설마, 마키 족의 족장이신 사로이가 말을 바꾸거나 그렇진 않겠지? ”

  “ 약속한다. 너가 해가 지기 전까지 전사들의 영혼을 가지고 돌아오면 그 여자의 목숨은 물론이고, 너가 궁금해하는 루에르 마을에 대해서도 말해주겠다고 마키 족의 족장인 이 사로이가 약속한다. ”



  " …. "

  나는 이번에도 로빈의 목숨을 걸고 약속을 한건가 ….



  P.s : 즐감하세요.
  P.s2 : 제 소설을 잘 안보시는 이유가, 재미가 없어서인가요? 아니면 분량이 많아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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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 ?
    카오스   2012.02.18 07:16

    벌써 55군요 구뿌야에서 나온데까지 다 봤었는데

    여기는 정 떨어져서 아예 안와서 못 보고있네요

    혹시 다른 소설 사이트에도 올리시나요?

     

  • profile
    아인 2012.02.18 07:48
    조아라, 다술에서도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