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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1 18:49

크로니클 어비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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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 in the dark ocean of life the faint 

[ 어둠 속 존재하는 희미한 생명의 바다 ]

- 크로니클 탐사대 -

No.27



  ………………………………………………………………………………………………

  " 대체, 뭐가 고맙다는거지? "

  " 그냥, 다. "

  " ? "

  " 뭐, 이렇게 말하는거보면 몸은 괜찮아진 것 같네. 아직까지는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건가. 쯥. "

  " 무슨 말이야? "

  " 아,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혼잣말이랄까? 그나저나 무슨 일로 보자고 한거야?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거야? 설마 … 아까 전에 맞은거 도로 주려고 보자고 한거야? "

  " 무슨 소리야? 네가 나한테 온거잖아? 난 널 부른 적이 없는데? "

  " … 너, 설마. "

  " ? "

  " 내가 지금부터 딱 10초만 셀게. 내가 10초 세는 동안, 너는 눈을 감고 내가 열 하는 순간 눈을 뜨는거야. OK? "

  " 그게 무슨. "

  " 쉿! 조용히하고 눈을 감아. 감았지? 그럼 센다. 하나 … 둘 … 셋 … 넷 … 다섯 … 여섯 … 일곱 … 여덟 … 아홉 ………. "

  " …… ? "

  " 열. "

  ………………………………………………………………………………………………


  세상은 바뀌었다. 바람의 흐름이 달라졌다. 내가 눈을 떴을땐 그 전보다 더욱 참혹한 모습만이 남았고 죽음을 기다리는 메마른 눈물의 소유자들의 눈에서는 굵은 피가 흘렀다. 나는 보았다. 그들의 초췌한 얼굴을. 나는 느꼈다. 나 역시 그들과 똑같이 될 운명이라는걸.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는 엄마를 보며 희멀건 손으로 덮고 있던 이불을 걷고 거실로 나가자, 피유의 목소리가 들렸다. 피유는 울부짖고 있었다. 가슴 안에 맺힌 한이 터지면서 생기는 고통과 슬픔. 피유는 감당 할 수 없었다. 아니 감당 할 수 없다. 피유는 아직 어리고 여린 녀석이니까. 나는 또 다시 위로를 하지 못했다. 그냥 그런 피유를 보며 한 숨을 내쉬고 조용히 바깥으로 도망나오는게 나의 한계다.

  " 하아. "

  속이 매스껍다. 왠지 모르게 눈만 뜨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건 내 헛 된 욕심이였을까? 사람들의 공포에 찬 눈망울에서 흐르는 증오가 나를 짓밟는다. 모르겠다. 나와 상관 없는 사람들인데. 나는 왜 저 사람들을 보는 눈초리가 피유를 보는 눈과 똑같은걸까? 나는 저들을 모르는데 나는 왜 저들을 친근하게 생각하는거지.

  " ……. "

  내쉰 한숨만큼 늘어가는 나의 걱정거리가 이젠 차도 차도 끝이 없이 차오른다. 이제는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집어 삼켜지는걸까. 그들 사이를 지나치는 순간 순간에 들리는 탄식. 그리고 체념. 나의 발목은 그들에게 잡혀있다. 움직일 수가 없다. 움직일리 없다. 그들을 모른 척하기가 힘들다. 다른 마을, 다른 사람이란 결계는 부서졌다. 지금은 나 같은 녀석도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들 역시 내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면 이 시련도 벗어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겐 그럴 힘이 없다. 피유에게도 위로조차 못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 줄 순 있을까란 생각이 내 숨을 멈췄다. 

  " . "

  다리에 … 힘이 풀린다. 나를 지탱하고 있던 두 다리가 부들 부들 떨린다. 주저 앉고 싶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처럼 넋을 놓고 마을에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피란민들이 되고 싶다. 그들에겐 걱정이 없다. 어처피 이 소동만 끝나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테니까. 그러면 이 곳 사람들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아갈테니까. 그런데 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 못하는걸까?

  〃아마 그건 바벨의 마음 속 어딘가가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일겁니다.

  " ! "

  〃그에게 공격을 당하고 쓰러져있는 당신을 집으로 옮겨놓고 생각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2~3일 후에 깨어난다. 그리고 운이 나쁘면 …… 죽는다.

  " ……. "

  〃그가 저를 찾아왔을땐. 그의 하얀 다리에 피가 흐르고 있더군요. 그걸 보고 저는 짐작했죠. 이 자가 누군가를 공격했다라는걸. 그리고 …….

  말을 이어가던 라고고 대리인이 멈칫하더니 잠시동안 말문을 열지 않았다. 나는 라고고 대리인을 바라보며 그가 말을 할때까지 기다렸고, 잠시 후 라고고 대리인은 조용한 목소리로 천천히 마저 말을 이어갔다.

  〃봉인 당한 그의 저주는 당신으로 인해 풀렸다는걸 말이죠.

  " ! "

  라고고 대리인의 말이 끝난 후 나는 깜짝 놀라며 라고고 대리인의 두 눈을 쳐다봤다. 라고고 대리인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이 떨리는 나의 두다리에 평점심을 무너뜨렸다. 주저 앉은 나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라고고 대리인을 쳐다봤지만, 라고고 대리인은 묵묵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사실이구나. 라고고 대리인이 한 말을 사실이라는걸 직감했다. 하지만 한 편으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라고고 대리인의 저 눈은 사실만을 말하는 것 같다.

  " 봉인이라니, 저주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죠? "

  믿어지지가 않자 나오는건 역정 뿐. 라고고 대리인은 조용히 입을 연다.

  " 여러분 특봅니다, 특보요! 방금 전 마리너스마을에 뭔가가 갉아먹은 시체가 파도에 실려 해안가에 떠내려왔다고합니다!! 무이 대리인께서 시체를 확인해본 결과. 그 시체는 마리너스마을에 살고 있던 마을사람들이라고 합니다. 현재 어린애들부터 노인까지 대다수의 시체가 해안가에 깔려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고 있다고합니다! 지금 마리너스마을에 가는건 자살행위라는걸 잊지 마십시요!! "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사람들에게 스스에 적힌 내용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자. 샴기르 석상 주위에 분포하고 있던 마리너스 사람들이 경악을 하며 넋이 나간 표정으로 하나같이 스스를 펼쳐서 그 기사를 쳐다본다. 나와 라고고 대리인 역시 방금 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주위에 기사를 보고 있던 사람들의 스스를 전달받고 그 기사를 확인하자. 나는 놀라 부풀어오른 눈으로 그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 오늘 아침. 마리너스마을에 나타난 괴생물체로 인해 난장판이 된 마리너스마을에 미처 도망가지 못한 사람들의 시체가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어린 남자아이, 여자아이. 심지어 늙은 노인의 시체들과 젊은 사람들의 시체까지 파도에 떠 내려왔다고 한다. 파도에 실려온 시체들은 하나같이 뭔가가 갉아먹은 듯한 모습으로 내장을 흐트리며 솟구치는 피들로 인해 마리너스해안가를 피범벅이 됬다고한다. 그 것뿐만 아니라, 사이너스 섬을 제외하고 쟈루 섬까지 그들의 시체들이 떠 내려간 것을 확인. 이 사건은 아침에 습격한 괴생물체의 소행으로 본다. ……. "

  입 안이 …… 모래를 씹은 것처럼 껄끄럽다. 스스에 적힌 이 기사내용을 괜히 읽은 것 같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사람들은 하나 같이 살 의욕을 잃은, 자신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르는 좀비들처럼 몸을 늘여뜨리고 하늘을 향해 몸을 뻗고 쓰러져있다. 자신의 마을에서 속속히 보도되는 사람의 시체. 온전한 것도 아닌 뭔가에 갈갈이 찢겨져 원상의 모습이 없는 고기조각에 불가한 사람들. 자신의 가족인지, 남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들은 그 놈들로 인해 한낱 고기로 뒤바꼈다. 치욕스럽다. 위액이 넘어오는 것처럼 속이 메스껍다. 스스를 들고 있는 두 팔이 부들 부들 떨린다.

  〃이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었군요. …… 설사, 누군가가 막는다고해도. 순순히 멈출 녀석들이 아닐테니 말입니다.

  라고고 대리인은 굳은 입으로 말을 마치고 어디론가 향했다. 또 마을입구로 향하는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라고고 대리인이 향하는 곳은 촌장댁. 많은 생각이 필요한지 그의 발걸음은 무거워보인다. 스스를 들고 있던 나는 스스를 바닥으로 버리고 조용히 집으로 향했다. 피란민으로 들끓는 샴기르마을에서 느껴지는건 소리 없는 슬픔. 그들은 흐느꼈다. 마을이 있어도 돌아 갈 수가 없다. 그 곳은 더 이상 마을이라 불를 수도. 불리울 수도 없다. 이미 그 곳은 추악한 살인체가 머무는 곳이 될테니.

  ' 끼익 '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아빠에 대한 걱정이 커져가기만한다. 샴기르마을에서 아빠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곳은 우리 집 밖에 없다. 늘상처럼 마리너스 해안가에서 해양을 지켜보고 계시던 아빠의 행방이 불분명해졌고, 아빠가 실종 된 곳에선 그 놈들에게 당한 불쌍한 영혼들의 눈물만이 해안가를 적셨다. 집은 조용했다.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것처럼. 조용한 것보단 공허함? 마치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는 폐가처럼. 아니 폐가보다 더욱 비참한 그런 환경이 되어버린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

  " 죽은거냐, 산거냐? 그렇게 죽은 사람 몰골을 하고 있으면 햇깔리잖냐. "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그가 벽에 기댄 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왼 손으로 그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 이런 식으로 시작한다면 끝은 어떨지는 네가 더 잘 알텐데? "

  " . "

  " 답답하다고 죄 없는 사람을 때리는 태도는 잘못 됬다는건 네가 더 잘 알테지? 그러니까 이 손 놔. "

  그는 내 손을 거두고 켁켁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나는 입 안 가득 머금은 침을 삼키고 그를 쳐다보며 자리를 피했다. 그러자 그는 내 뒤를 졸졸 따라오며 내가 가는 곳 곳마다 꽁무니를 쫓아다니기에 바빴다.

  " 왜 따라오는거에요? "

  " 아직 내 말이 안 끝났잖아. "

  " 그럼 하세요. "

  " 네가 안 듣잖아. "

  " 그래서 어쩌자고요? 지금 당신 말이나 들을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

  " 그럼 지금 네가 나한테 하는 말은 시간이 남아서 하는 말이야? 피차일반 아닌가? "

  " 이런 씨 …. "

  어금니를 꽉 문 체 그 사람을 노려보며 자리를 피했다. 

  " 나 원, 도움을 주려고해도 줄 수가 없게 만드네. 알았다. 내가 불편한 것 같으니까 그냥 가줄게. "

  " ……. "

  " 얼레? 이젠 잘가라는 말도 안하네? 이야,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냐. "

  " 제가 언제 잘 가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

  " 했네. "

  " 이게 무슨 잘 가라고 한 말이에요?! "

  " 내가 느꼈을때 그런 것 같으면 된거 아니냐? 내가 꼭 네 의도와 다르게 해석해도 그건 내 마음이니까 네가 참견 할 일은 아닐텐데? 아님, 내 도움을 받고 싶은거냐? "

  " 뭔 해석이 그래요? 당장 나가요! "

  " 이거 원 …. 알았다. 알았어. 나가줄테니까 화 좀 내지마. 어린 놈이 화내면 일찍 죽어. "

  "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

  " 알았으니까 그만 좀 해라. 나가줄께. 그리고 다신 안 찾아올게. 어때? 솔깃하지. "

  " 솔깃하긴 무슨. 당장 나가요. "

  " 알았어. 아 참, 그 전에 너한테 줄게있는데. "
  
  " ? "

  걸친 망토 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내게 건네준다. 

  " 내가 있는 곳이다. 뭔가 궁금한 점이나 내 도움이 필요할때 찾아와. 물론 공짜니까 안심하고. "

  나는 건네받은 종이를 꾸기고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쳐 넣었다. 그는 당연하다는 반응인 듯 싱긋 웃곤 조용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그가 집에서 나간 후 슬쩍 옆에 있는 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종이를 다시 꺼내. 조용히 종이를 읽어 내려갔다. 한 참동안 줄줄 써져있는 종이 안에 글귀를 읽고나서 종이를 꾸기고 다시 쓰레기통에 쳐 박았다. 

  『 하늘은 높고, 바다는 깊다. 하늘의 끝은 없지만, 바다의 끝은 있다. 허나, 바다에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과연 너는 그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을까? 고로 이 글은 낚시. 낄낄낄 재밌다 재밌어. 정말로 도움을 받고 싶다면 대리인을 찾아가서 도움을 받아라, 그럼. 』

  개새끼…….


  <출연자>
  레인 홀리스 : 25男 - 인간(??)
  로렌 : 300男 - 페트(베르푸스)
  오니리스 레포 메네시스 : 540男 - 페트(골드드래곤)
  바론 : 24男 - 인간(??)
  카르베논 폰 라크라드 디 에이스 : 19男 - 인간 (석기미남)
  바바라 갠디스 리 : 23男 - 인간 (어리버리)
  오르셰르스 마쥬드 피유 : 14男 - 인간 (땅꼬마)
  르 : 700男 - 페트 (쿠링)
  베르시안 : 18女 - 인간 (울보소녀)
  샤를 드 라펠루스 : 18男 - 인간 (석기미남)
  리린 : 200男 - 인간 (사자소년) 
  이스리온 더 바벨 : 18男 - 인간 (이리소년)
  이스리온 더 파필로온 : 43男 - 인간 (바람소년)
  스리론크 인 샤론 : 41女 - 인간 (헤티안) 
  <기타 인물>
  사람들 , 페트, 라고고 대리인, 무이 대리인, 고르돈 대리인, 도라비스 대리인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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