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클 어비스 31

by 아인 posted Mar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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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 in the dark ocean of life the faint 

[ 어둠 속 존재하는 희미한 생명의 바다 ]

- 크로니클 탐사대 -

No.31




  " 그게 사실이야? "

  " 진짜래두. 진짜로 라고고 대리인 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니까? "

  피유의 그 말이 믿어지지않는 나는 다시 한 번 또 되물었고, 피유는 또 다시 내게 대답을 해줬다. 한 번, 두 번, 세 번을 들어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해 그렇게 될 수 있는거지?

  " 어? 형 어디가게! "

  " 라고고 대리인을 만나봐야겠어. "

  " 에엑? 그 몸으로 어딜? 아무리 괜찮다고해도 약물중독은 위험한거야! "

  " 시끄럼마! "
  
  피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몸을 이끌고 병원 밖으로 빠져나갔다. 내 발걸음은 오직 촌장댁을 향해 걸어갔고. 뒤를 쫓아오는 피유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아랑곳하지않고 걸어갔다. 

  ' 벌컥 '

  노크 할 틈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촌장댁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해 고정되었고. 갑작스러운 나의 방문에 놀란 표정의 라고고 대리인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 왼쪽 서재 앞에 있던 한 사람이 나한테 다가와 무슨 일이냐며 예의 없이 노크도 안하고 들어오냐고 꾸중한다. 그러자 라고고 대리인이 괜찮다며 그 사람을 보며 말한다. 나는 그런 라고고 대리인을 쳐다봤고 나의 시선이 심상치않다는 걸 느낀 라고고 대리인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 몸도 성치 않으실텐데 무슨 일로.. 혹시, 어젯 밤 일 때문에 찾아오신건가요? 하지만 바벨은 이미 심해탐사대에.

  " 아빠가 …… 살아계신다는게 사실이에요? "

  〃!

  " 살아계신게 맞냐고요!! "

  〃그 그게 무 무슨..

  나의 대답에 라고고 대리인이 심하게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맞구나. 라고고 대리인의 저 표정이 많은 걸 말해주고있다. 나는 다시 한 번 라고고 대리인에게 소리쳤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라고고 대리인과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다들 표정이 뭔가 대단한 일인지 궁금한 모양이다. 라고고 대리인은 불편하다는 듯한 손짓으로 몰려든 사람들을 쫓아낸다. 그리곤 다시 내 얼굴을 쳐다보며 긴 한 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 말은 어디서 들었는지 간에,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어제 말씀드리지않았나요? 당신의 아버지. 즉,  이스리온 더 파필로온은 어제 아침에 있었던 괴생물체의 습격으로 인해 처참한 시체로 마리너스마을을 나동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가 살아있다니요? 그게 무슨.

  " 거짓말 하지마요. 거짓말 하지 말란 말이에요!! "

  〃전 이 마을을 수호하는 대리인입니다. 어제 말하지않았나요? 대리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해선 안된다는 걸요. 그런데 그런 제가 당신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죠? 하찮은 생각이시라면 그만 돌아가세요.

  라고고 대리인은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는 듯 등을 돌리고 서재로 걸어간다. 똑같다. 어젯 밤 라고고 대리인이 나를 향해 말을 했던 감정과 똑같다. 분명 이 말 역시 라고고 대리인의 숨겨진 거짓말이겠지. 나를 보며 말을 할때 떨리는 라고고 대리인의 눈빛을 기억한다.

  " 도대체 …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뭐죠? 도대체 뭣 때문에 저한테까지 거짓말을 하냔 말입니다!! "

  라고고 대리인을 향해 소리친 나는 부들 부들 떨리는 다리에 제대로 균형을 잡기 어려웠고. 서재로 걸어가던 라고고 대리인은 자리에서 멈추더니 이내 고개를 살며시 돌리며 나를 쳐다본다. 라고고 대리인의 눈빛은 흔들리 … 아니 이번엔 거짓의 눈빛이 아니다. 나를 보던 라고고 대리인이 또 다시 긴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다시 발걸음을 돌려 내게로 다가온다. 그리곤 슬쩍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귓속말로 뭔가를 속닥거렸다.

  〃사실을 알고 싶다면 오늘 해가 저문 뒤, 촌장댁 뒷 편으로 와주세요. 그러면 바벨이 알고 싶던 파필로온의 생존 여부를 말씀드리죠. 대신, 이 말은 절대 남에게 유출하지마세요. 특히, 당신의 집에 머물고있는 ' 피유 ' 라는 분 한테는 더더욱 말이죠.

  " ! "

  〃만약 피유에게 오늘 우리가 한 약속을 말씀하신다면, 이번에 한 약속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절 속이려하지마십시요. 저에게는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말이죠.

  마지막 말까지 하고나서야 라고고 대리인은 고개를 들며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런 라고고 대리인의 충고를 듣고 촌장댁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 나에게 말했던 라고고 대리인의 목소리는 진실이다. 이번에는 아무런 거짓이 묻지않은 순수한 라고고 대리인의 진실 된 감정이.

  ' 끼익 '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나무 옆에 기대어 서 있는 피유를 발견했다. 다행히 촌장댁 안으로 따라 들어오지않은 것 같았다. 나무에 기대어 서 있던 피유가 나를 발견했는지 나를 보며 궁금해하는 눈초리로 쳐다본다. 안에서 뭘 했냐는 둥, 라고고 대리인과 무슨 얘기를 했냐는 둥하다는 궁금하는 표출하는 피유에 대답은 무시 할 수 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 나와 진실 된 감정으로 말하던 라고고 대리인의 충고를 무시 할 수 없어서이다. 그리고 내가 피유에게 뭔가를 하나만 말해줘도 아빠의 생존 여부를 알 수 없게된다. 그러면 하루 하루가 비참해질거다. 도대체 라고고 대리인은 무슨 이유로 아빠가 죽었다고 단정 짓는걸까. 정말로 라고고 대리인의 말처럼 아빠는 마리너스마을에 있는걸까? 싸늘한 주검으로 내동댕이 쳐진 아빠의 생각에 갑작스러운 헛 구역질이 올라왔다. 한 손으로 입을 막고 피유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가는 내내 생각했다. 아빠는 죽지 않았다. 라고고 대리인의 그 한 마디가 아빠의 목숨이 달려있다고 생각하자 아니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 아니다. 그만 생각하는게 좋을 것 같다.

  " 형 괜찮아? 안색이 구려. "

  피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 괜찮으니깐 신경 쓰지마. "

  " 정말로 괜찮은거야? 이상해 형. 방금 전 촌장댁에 나왔을때부터 이상하다고. "

  난 네가 더 이상해.

  " 칫, 내가 물어도 뭔 말도 안 해주고. 라고고 대리인 님과 무슨 얘기를 한거냐니까? "

  " 별거 아니니깐 아침부터 짹짹거리지마. 나 졸려 잘거야. "

  " 에엑?! 일어난지 얼마나 됬다고 또 자? "

  " 내 마음이야. 잘가라. "

  피유를 등지고 이불을 덮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한동안 옆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피유도 제 풀에 못 이기는지 그대로 병원 밖을 나간다. 또 다시 피유가 없는 적막한 병원의 공기가 흘러온다. 어떻하면 이 공허함을 지울 수 있을까. 나 혼자서는 이런 공허함과 적막감은 지울 수 없을 것만 같다. 아아, 그나저나 밤까지 언제 기달리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할 수 없게 되었네요. 무이 대리인께는 대단히 죄송한 일이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 대리인 님 무슨 일이죠? 방금 전까지 있던 자와 이야기를 나눈 후. 큰 고민에 빠지신 듯 싶은데. "

  〃아, 별건 아닙니다. 그냥 그 분에게 사실을 말해두려는 것 뿐이니까요.

  " 혹시 방금 온 그 자가 그 분의 .. ? "

  ' 끼익 '

  " 아, 대리인 님. 마침 계셨군요. "

  〃누구시죠?

  " 아,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저 멀리 쟈쟈마을에서 온 ' 샤를 드 라펠루스 ' 라고 합니다. 르께서 긴히 할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 이렇게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

  〃르가 무슨 일로.

  " 저도 잘 모르지요. 하지만 표정을 보니 심각하신 모양이더라고요. 아마 답장을 보내시지않으면 크게 노하실거라 염려되지만서도.. "

  〃… 알겠습니다. 일단은 같이 쟈쟈마을로 가시죠.

  " 에? 편지는 안 읽으실겁니까? "

  〃편지를 안 봐도 뻔한 내용일 것 같아서 말이죠.

  " 흠, 뭐 그러시는게 더 현명한 선택이실지도.. "

  〃그럼 가시죠.

  " 아, 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눈을 뜨고 창문 밖을 내다보니 벌써 해는 사라지고 오래. 슬슬 약속 시간이 된 것 같다. 바닥으로 내려 온 나는 병원 밖을 나섰고. 라고고 대리인과 약속을 한 촌장댁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 . "

  흐물거리는 스텝으로 촌장댁 뒷 편에 도착했을땐 아무도 없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라고고 대리인의 모습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자. 아직 안 나온걸로 확인. 직접 라고고 대리인을 찾으러 촌장댁으로 걸어갔다. 

  ' 끼익 '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침까지 들끓던 촌장댁 안에는, 서재 앞에서 느긋하게 책을 정돈하고 있는 한 사람 밖에 남아있지않았다. 서재를 청소하고있던 그 사람은 낯 선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고 나를 쳐다본다. 그리곤 들고있던 책을 서재 안에 집어 넣고는 손을 툭 툭 털고 나에게 다가오며 묻는다.

  "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 "

  " 아, 그게 라고고 대리인을 찾아왔는데요. "

  " 네? 아, 라고고 대리인 님께서는 아침에 어느 분에 호출로 바삐 쟈쟈마을로 가셨는데.. "

  " 네? "

  " 분위기로 봤을땐 아마 몇 일간은 자리를 비우실 모양이시던데. 급한 일이시라면 직접 쟈쟈마을에 찾아가시는게 어떨지 싶군요. 그럼. "

  그 남자는 나지막한 웃음을 짓고 다시 서재로 돌아간다. 이럴 수가. 라고고 대리인이 나한테 거짓말을 할 수가. 아니지, 분명 사정이란게 있을.. 그게 뭔 개소리야!! 사정이라면 내가 더 급한거 아냐? 와 이거 어이가 없어서 정말. 대리인이란 자가 약속을 하고 약속을 어겨? 와, 어떤 급한 일인진 모르겠지만 별 것 아니면 혼쭐을 내주겠어!! 아오 짜증나!!!

  " 대리인께서 없으시다고해서 시끄럽게 떠들시면 안됩니다. "

  서재에서 책을 꺼내 정돈하던 그 남자가 찌릿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 아, 죄송합니다. "

  나는 급히 사과를 하고 재빨리 촌장댁을 빠져나왔다.

  " 하아.. "

  깊은 한 숨이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축 처진 어깨는 바닥과의 거리가 좁혀지는 듯 느껴졌고, 초점 없는 눈망울은 그저 반 쪽으로 깨진 달만을 쳐다 볼 뿐이였다. 이제야 아빠의 생사를 물어 볼 수 있었는데. 왜 쟈쟈마을로 가버린거니.. 이게 무슨 엄마 찾아 삼만리도 아니고.. 내가 마르코야? 근데 그게 누구야!

  ' 부스럭 '

  " . "

  ' 부스럭 부스럭 '

  " ? "

  나무를 등 지고 서 있던 내게 뭔가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분 탓인가하고 하늘을 바라볼때 또 다시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숨을 죽이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조금씩 커져가는 부시럭거리는 소리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 ! "

  병원 뒷 편에 있는 조그마한 분수 앞에 사람이 쓰러져있었다. 깜짝 놀란 나는 쓰러져있는 사람에게 달려가 의식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행히 의식은 있어보이는데 오랫동안 굶었는지 홀쭉한 볼에 꾀죄죄한 구정물이 흐르고 있다. 쓰러져있던 그가 조금은 의식을 차린 듯보이는 눈초리로 나를 부여 잡으며 말한다.

  " 무.. 무.. 무... 무우... "

  물이라고 말하는건가? 간신히 입을 떼고 내게 부탁을 하는 그에게 나는 알았다며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가 물을 컵에 담아 분수대로 다시 돌아왔다. 내가 물이 담긴 컵은 건네주자 그 사람은 허겁지겁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인다. 꿀꺽 꿀꺽 물이 목구멍을 따라 흐르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린다. 나는 조용히 그 사람 옆에 쪼그려앉아 그를 쳐다보았다.

  " 크으, 역시 죽기 전에 물은 정말 꿀 맛이오. 그럼 이만 죽겠소. "

  ?! 컵에 담긴 물을 비운 남자가 웃으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 이 이봐요!! "

  쓰러진 그 남자의 두 볼을 사정없이 싸대기를 갈구지만 그 사람은 의식을 잃은 듯 내 손에 이끌려 흔들거린다. 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지? 일단은 병원으로 데려가야겠다. 이대로두다간 정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 쓰러진 그 사람을 등 뒤에 업는 순간 앞으로 나자빠질 뻔 했다. 뭔 놈의 사람이 이렇게 무거운지 무슨 쇳덩어리를 짊어지는 것 같다. 이리 저리 움직인 후 간신히 등에 짊어진 그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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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레인 홀리스 : 25男 - 인간(??)
  로렌 : 300男 - 페트(베르푸스)
  오니리스 레포 메네시스 : 540男 - 페트(골드드래곤)
  바론 : 24男 - 인간(??)
  카르베논 폰 라크라드 디 에이스 : 19男 - 인간 (석기미남)
  바바라 갠디스 리 : 23男 - 인간 (어리버리)
  오르셰르스 마쥬드 피유 : 14男 - 인간 (땅꼬마)
  르 : 700男 - 페트 (쿠링)
  베르시안 : 18女 - 인간 (울보소녀)
  샤를 드 라펠루스 : 18男 - 인간 (석기미남)
  리린 : 200男 - 인간 (사자소년) 
  이스리온 더 바벨 : 18男 - 인간 (이리소년)
  이스리온 더 파필로온 : 43男 - 인간 (바람소년)
  스리론크 인 샤론 : 41女 - 인간 (헤티안) 
  <기타 인물>
  사람들 , 페트, 라고고 대리인, 무이 대리인, 고르돈 대리인, 도라비스 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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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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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