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클 어비스 38

by 아인 posted Mar 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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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 in the dark ocean of life the faint 

[ 어둠 속 존재하는 희미한 생명의 바다 ]

- 크로니클 탐사대 -

No.38



  〃바벨! 바벨!

  피유와 마주앉아 웃고 떠들고있는 도중에 라고고 대리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병실로 들어왔다. 나와 피유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라고고 대리인을 바라봤다.

  〃피유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있으니. 바벨, 지금 당장 나와 촌장댁으로 가주세요.

  " 무슨 일이에요? "

  " 왜 그러세요. 라고고 대리인 님? "

  〃어서요!

  아무 영문도 없이 라고고 대리인의 팔에 붙들려 그대로 촌장댁으로 끌려갔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하얗게 질릴 정도일까. 촌장댁에 들어선 나는 라고고 대리인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방금 전 피유가 토한 곳이다.

  " 뭐에요? 이게 뭐요. "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라고고 대리인을 쳐다봤다. 라고고 대리인은 피유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 생선모양을 한 물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도대체 이것은 뭐죠? 왜 이런게 피유 뱃 속에 들어있던겁니까!!

  " 왜 그래요? 도대체 저게 뭔데 이러시는거에요? "

  난생 처음보는 라고고 대리인의 모습에 살짝 당황을 한 나는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는 나의 물음에 라고고 대리인은 한 참을 아무 말도 잇지 못하고 인상을 쓰며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곤 조금은 진정되었는데 한 숨을 쉬며 내게 말했다.

  〃피유가 먹은 이 생물체는 이곳에 존재하는 페트가 아닙니다.

  " 그건 당연한거죠. 샴기르 마을에 바닷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죠? 샴기르 마을이라뇨? 설마, 이걸 샴기르 마을에서 발견하신건가요? 그런거에요?!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라고고 대리인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거지? 한번도 볼 수 없던, 아무리 화를 냈어도 이번처럼 불 같이 화를 낸건 처음이다. 누구한테 욕을 들어도, 누구에게 뺨을 맞아도 굳게 지키던 위신이 반 쯤 잘라나간 것처럼 라고고 대리인의 모습이 그러했다. 좌우를 두리번거리던 라고고 대리인은 나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촌장댁을 다급하게 빠져나갔다. 

  " 어딜 가는거에요? "

  나의 물음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촌장댁 뒷편쪽으로 달려갔다. 왠지 낌새가 이상한걸 눈치 챈 나는 서둘러 라고고 대리인에 뒤를 쫓았다.


  〃젠장.....

  채팅방 근처에 세워진 부적스톤 주변에서 라고고 대리인을 발견했다. 라고고 대리인은 무언가를 보고 크게 놀란 표정으로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는 그런 모습을 발견하고 뭔가 심상치않은 일이 벌어졌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라고고 대리인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내가 가까이 갔을때에도 내가 옆에 있다는 사실도 눈치 채지 못한 듯. 라고고 대리인은 멍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

  〃열렸습니다...

  " 네? "

  〃열렸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순 없습니다.

  자리에 일어난 라고고 대리인은 휘청거리며 부족스톤에 기대어 쓰러진다. 그 모습에 나는 라고고 대리인을 부추겨 자리에서 일으키지만, 이미 두 다리에 힘이 없었다. 라고고 대리인은 반 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라고고 대리인을 등에 업고 촌장댁으로 달려갔다. 촌장댁 앞에서 보초를 서고있던 경비원들이 내 등에 업혀서 들어오는 라고고 대리인을 보고 놀란 듯 허겁지겁 달려온다.

  " 무슨 일이죠? "

  " 부족스톤 앞에서 뭔가를 보고 쓰러지셔서 데려왔어요. "

  " 부족스톤 앞에서요? 거기에 뭐가 있었죠? "

  " 자세히는 보지못했지만, 냇가에 큰 균열 같은게 있더군요. "

  " 균열? "

  " 네. "

  라고고 대리인이 쓰러지는 그 순간. 나는 보았다. 냇가 속에서 회오리를 치며 그 균열 속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무슨 일인가 아직까지는 이해를 못하겠지만, 라고고 대리인의 그 행동. 분명 그 균열은 뭔가를 예측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경비원들은 일단 라고고 대리인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나도 따라들어가려다 괜히 어수선해질 것 같아 밖에서 기달렸다. 기다리라는 말은 없었지만 왠지 이곳에 있으면 뭔가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 끼익 ' 

  밖에서 대기한지 몇분도 채 안됬을때. 방금 전 라고고 대리인을 업고 들어간 경비원들 중 한명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밖에서 서성거리는 나를 보곤 뭔가 중요한 말이 있다며 안으로 들어오라고한다. 역시 밖에서 대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경비원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방금 전까지 아무 말 없이 눈만 껌뻑거리던 라고고 대리인이 이성을 찾은 듯 의자에 앉아 나를 맞이했다. 나는 라고고 대리인에게 방금 전 있었던 상황에 대해 물었고. 라고고 대리인은 머뭇거리는 듯 싶다가 이내 나에게 모든 사실을 말해줬다. 뭐, 사실이라고 해봤자. 그 균열은 크로니클 어비스에 시작을 알리는 것이고, 피유가 먹은 생선이 크로니클 어비스에 자라나는 페트 중 한마리. 크로니클 어비스 생선이나 이곳에서 나는 생선이나 똑같지만 맛은 훨배 뛰어나다는 얘긴 했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진 이곳 생선 말고 크로니클 어비스에서 나는 생선을 먹었다간 자칫 페트의 성질을 띌 수 있다는 말은 듣고. 방금 전 피유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 약간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까 전에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지었군. 이런 말은 서슴치않게 말하는걸 보면 라고고 대리인이 안정을 되찾은게 분명하다. 그나저나 나를 부른걸 보면 뭔가 대단한 일을 시킬 것 같은데. 설마, 무슨 심부름 같은걸 시키려는건가?

  〃바벨은 눈치가 빨라서 좋습니다. 지금 당장 쟈쟈마을에 있는 르와 리린을 데리고 와주세요. 쟈쟈마을로 가는 티켓이라면 제가 드릴테니.

  라고고 대리인은 서납장에 들어있는 쟈쟈행 티켓을 내게 건네주며 서둘러 데려와달라며 내게 말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투기장으로 향했다.



  〃무슨 일인데, 이 늦은 시간에 나를 부르는거냐?

  르와 리린을 데리고 촌장댁으로 들어선 나는 한쪽에 세워져있는 의자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르는 라고고 대리인에게 무슨 용무냐고 물었고. 라고고 대리인은 슬쩍 나를 보곤 이내 입을 열었다.

  〃그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채팅방 근처 부족스톤 주변에서 크로니클 어비스의 균열로 보이는 구멍이 생성되어있더군요.

  〃벌써 거기까지 진전된건가? 하아, 씨'발. 아까 전에 말했다싶이 넌 너무 느려터졌어. 알기나 해?

  〃저도 무지 후회하고있습니다.

  〃그럼 이제 어쩔꺼냐? 지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빨리 출발하는게 좋지않아?

  〃저도 그랬으면 좋겠으나. 시간이 시간이라, 지금 정예맴버를 뽑는다해도 출발 할 사람들은 없어보입니다.

  〃젠장, 그러니깐 내가 너한테 늦장 좀 부리지 말라고했지? 너는 허구헌 날 늦장을 부려서 일을 이따구로! …… 하아, 됬다. 지금 이래봤자 너나 나나 이득 볼건 없으니. 그런데 그 균열이 일어난 곳이 어디라고? 부족스톤? 얌마, 바벨.

  " "

  〃지금 나를 부족스톤으로 안내해. 리린, 너도 따라와.

  졸지에 여행가이드가 된 나는 르와 리린을 부족스톤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 이거, 생각보다 심한걸요. "

  〃칫, 이 정도 크기면 만만치가 않겠는걸. 지금이라도 사람들을 다 깨워서 출발하는 것도 늦은 걸 수도.

  방금 전. 라고고 대리인과 왔을때보다 더욱 커진 규모의 균열. 10분도 되지않은 시간에 이렇게 균열이 생긴걸 보면 아마 내일 정오 때까지는 큰 구렁텅이 같은게 생길 수도 있다. 르 말대로 지금 정예맴버들을 모은다고해도 움직일 병력도, 이미 늦은 걸 수도..

  〃하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조금은 한 숨을 돌릴 수 있겠군.

  " 움직이는 상태로 봐서 이 정도로 균열이 생길때까지 5분도 안 걸린 것 같네요. 하지만, 점차 속도가 줄어드는걸로 봐선. 아마, 몇분도 안되서 멈출겁니다. 그리고 다시 균열이 일어날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겠죠. "

  〃그럼 됬어. 그렇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지만. 아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만 이 정도라면... 얌마, 바벨.

  " ? "

  〃그 녀석에게 전해라. 내일 오전 11시까지 정예맴버를 뽑고, 오후 12시까지 마리너스 마을에서 만나기로. 알겠냐?

  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르와 리린은 아무 말 없이 투기장으로 향했고, 나는 방금 전 르가 남긴 말을 라고고 대리인에게 하기 위해 촌장댁으로 걸어갔다. 꽤 심각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마음은 왠지 모르게 두근거린다. 이게 바로 사랑이란 감정..? 은 아니고. 
  촌장댁에 들어선 나는 의자에 앉아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던 라고고 대리인에게 르가 한 말을 그대로 들려줬고. 르의 말을 듣고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라고고 대리인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라고고 대리인 옆에서 묵묵히 서있던 경비원들은 어디론가 향하는 라고고 대리인에게 어딜 가냐고 물었고. 라고고 대리인은 그들을 보며 말했다.

  〃아마, 내일 6시까진 도착할겁니다. 그러니 너무들 걱정하지마세요.

  싱긋 웃으며 촌장댁을 빠져나가는 라고고 대리인. 왠지 저 웃음이 쓰다고 느껴지는건 내 기분 탓일까. 왠지 모를 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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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레인 홀리스 : 25男 - 인간(??)
  로렌 : 300男 - 페트(베르푸스)
  오니리스 레포 메네시스 : 540男 - 페트(골드드래곤)
  바론 : 24男 - 인간(??)
  카르베논 폰 라크라드 디 에이스 : 19男 - 인간 (석기미남)
  바바라 갠디스 리 : 23男 - 인간 (어리버리)
  오르셰르스 마쥬드 피유 : 14男 - 인간 (땅꼬마)
  르 : 700男 - 페트 (쿠링)
  베르시안 : 18女 - 인간 (울보소녀)
  샤를 드 라펠루스 : 18男 - 인간 (석기미남)
  리린 : 200男 - 인간 (사자소년) 
  이스리온 더 바벨 : 18男 - 인간 (이리소년)
  이스리온 더 파필로온 : 43男 - 인간 (바람소년)
  스리론크 인 샤론 : 41女 - 인간 (헤티안) 
  <기타 인물>
  페트, 라고고 대리인, 무이 대리인, 고르돈 대리인, 도라비스 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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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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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