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3.12 06:53

루에르 69

조회 수 10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영원의 신념 - 

1 - 3



  어둠의 장막이 걷힌 듯, 주위에선 새하얀 불빛이 나의 의식을 불러 들였다. 

  배고픔에 더 이상 견딜 수 없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길바닥에 쓰러져 버렸는지, 온 몸에선 싸늘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 싸늘한 기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신 듯, 내 몸을 꽉 붙잡던 한기가 떨어져 나간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나의 손을 붙잡았다. 차가운 바람의 느낌은 아니였다. 따뜻한 온기가 가득 찬 사람의 손길, 가느다라하면서도 촉촉함이 느껴지는 그런 촉감에 잠시 정신이 돌아 온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떠본다.


  " 정신이 드시나요? "


  " 여긴 …. "


  " 제가 묵고 있는 방이에요. 움직일 수 있으세요? "


  낯 익은 얼굴의 한 소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눈을 뜨고 그 소녀를 바라본 나는 몽롱한 정신이 바짝 경직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어떻게 된거죠? 제가 왜 이곳에. "


  " 길바닥에 쓰려져 계신걸 제가 모셔 왔어요. "


  " 아, 감사합니다. "


  나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 그런데 왜 그런 곳에 쓰러져 계셨죠? 혹시 누군가에게 습격이라도 당하신건가요? "


  " 아니요. 단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쳐서 쓰러진 것 뿐이에요.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하진 않았어요. "


  " 그래요? 다행이에요. "


  그녀는 안도하며 방긋 웃는다.

  정신을 차린 나를 보며 그녀는 죽을 갖다 준다며 일어났다. 나는 깜짝 놀라며 그럴 필요 없다며 사양했지만, 그녀는 그럴 수는 없다며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한 뒤 종종걸음으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밖으로 나간 뒤 홀로 방 안에 남은 나는 멍청히 주위를 둘러보며 내가 어디에 있는지 가늠을 해보았다. 

  아까 그 소녀의 말로는 이곳이 자기가 지내는 방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보통 여자들의 방과는 달리 왠지 모르게 경건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묵직한 느낌이 든다. 내가 살던 세상과 이쪽 세상은 조금은 다를지 몰라도, 여느 여자들 방과는 달리 사뭇 이상한 감이 없지 않게 풍겨온다. 더군다나, 여자의 방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큰 규모에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 이런 곳에 혼자 사는건가? "


  족히, 집 한채가 들어갈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방의 넓이에, 나는 도통 방금 전 그 소녀에 대해서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대체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였다.


  「 드르륵 」


  도무지 다물어지지 않은 입을 가까스로 다물자, 문을 열고 바삐 들어오는 소녀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상 위에 올려진 죽을 조심조심 내 쪽으로 들고 걸어왔고, 나는 그녀가 들고 있는 상을 받기 위해 두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괜찮다며 천천히 내 앞으로 상을 내려 놓는다.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죽에선, 군침을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가 올라왔다. 금방이라도 녹아 버릴 것만 같은 팥앙금과, 더불어 불긋한 빛을 띄는 모습에 나는 잠시 혼이 빠져 나간 듯한 얼굴로 멍하니 쳐다봤다.


  " 저희 마을에서 제일 맛있는 곳에서 갖고 온 팥죽이에요. 식기 전에 드세요. "


  그녀는 내게 숟가락을 건네주며 말했고, 숟가락을 건네 받은 나는 조심스럽게 팥죽을 한 숟갈 떠서 입 안에 갖다 넣었다.


  " 아, 뜨거! "


  너무 맛있게 생긴 바람에 팥죽이 뜨거운걸 잠시 잊은 나는 숟가락 위에 봉긋하게 올려진 팥죽을 후 후 불어 입 안으로 넣었고, 팥죽의 교유의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면서, 잠시동안 잔뜩 움추러든 몸이 팥죽처럼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입 맛엔 맞으세요? "


  " 정말 맛있어요. 어떻게 팥죽에서 이런 맛이 나는지. "


  " 팥죽은 많이 있으니까, 천천히 드세요. "


  싱그러운 그녀의 웃음이 더욱 더 나의 식감을 자극했는지, 김이 피어오르는 팥죽에 뜨거움까지 잊었버린 채로 쉴 새 없이 팥죽을 떠 먹었다. 

  그릇 가득 차 있던 팥죽은 어느새 바닥이 보였고,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한 수저를 뜬 나는 꽉 찬 포만감에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숟가락을 내려 놓았다, 내가 식사를 끝마칠 때까지 옆에서 자리를 지키던 소녀가 나긋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 이곳에선 처음 뵙는 분 같으신데, 혹시 다른 마을에서 오셨나요? "


  그녀는 궁금한 눈빛으로 내게 말했고, 그녀의 물음에 나는 잠시 입가에 묻는 팥죽을 닦으며 슬쩍 입을 열었다.


  " 아뇨, 그런건 아니지만. "


  " 그럼 … ? "


  " …. "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미래에서 과거로 왔다는 말을 이 소녀가 믿어 줄리 없고, 그렇다고 다른 마을에서 온건 더더욱 아니니 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아련 마을에서 이곳으로 워프된거니, 그렇게 되면 나는 아련 마을에서 온건가? 


  " 어디에서 온건 중요하진 않으니까, 말하기가 어려우시면 안 하셔도 되요. 단지 처음 뵌 분이라서 호기심에 물어본거니,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


  머뭇거리는 내 모습에 그녀는 애써 말할 필요는 없다며 미소를 짓고는 상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어디에서 오셨든, 무슨 이유로 이 마을에 오신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여기서 묵도록 하세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도 있고, 또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게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 폐가 안된다면 당분간은 여기서 머물도록 하세요. "


  내 쪽을 보며 실실 웃던 그녀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 …. "


  나는 방금 그녀가 한 말이 내심 마음에 걸린다. 


  “ 자네, 갈데가 없다면 나랑 같이 가는게 어떤가? ”


  그때도 내게 그런 말을 한 녀석이 있었는데 … 왠지 그 소녀, 낯설지 않다.


  「 드르륵 」


  나 홀로 있는 방 안으로 누군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방금 전에 나간 그녀인줄 알았으나, 검은색 천을 몸에 두른 3~4명의 남자들이 나를 향해 공손히 인사를 하며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안에 든다.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 손님을 정중히 모시라는 촌장님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


  " 촌장님의 명이라면 …. "


  " 네, 이 마을의 촌장이신 로라 님의 말씀이십니다. "


  !





  “ 봉인을 성공하면 나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확실한거야? ”


  “ 물론, 진심이다. 너가 그 봉인을 성공하기만 한다면 분명히 너는 다시 과거로 갈 수 있어. 다만. ”


  “ 다만? ”


  “ 다시 간 과거는 네가 알고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일 수도 있어. 봉인은 단순히 그런 용도 밖에 쓰이지 않아. 자신이 사용 할 방법과, 누군가의 의자와는 상관 없는 본인 그 자체의 움직임이라면 너는 이곳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거야. 그렇게 되면 네가 본래 가려 했던 곳과는 엇갈리게 될 수 있겠지. 그렇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큰거야. 그곳이 이곳이 될 수 있고, 그곳이 다른 세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 ”


  “ 한마디로 도박이라는거네. ”


  “ 도박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피해요소가 크지.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거야. 죽느냐, 사느냐. 하지만 우리에겐 선택권은 없어. 이대로 있는다 한들, 나아지는 점은 하나도 없으니까. 그저 우리들은 택하지 못할 선택을 해야 한다는거야. 그래서 그 선택을 내가 아닌, 너에게 맡기는거고. 어처피 나에겐 그럴 결정도 무의미해. 이건 네가 해야 할 선택이야. 만약, 너의 염원이 쿠피디타스에 담긴다면, 너는 기필코 그곳으로 갈 수 있을거야. ”


  “ … 결국, 나 자신을 믿을 수 밖에 없는건가. ”


  “ 하지만 명심해. 어떤 상황이 닥쳐도 너는 절대로 주저 앉으면 안돼. 그렇게 됬다간 너는 물론이고 이 세상은 더 이상 가망이 없어져. 알겠어? 네가 멈춘다면 우리들도 더 이상 나아갈 기회를 잃는다는거야. 알겠어? 네 자신을 믿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거야. ”




  나는 정령,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내 소망이 이루어진건가. 단순히 운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운은 필시 나를 믿고 의지했기에 이뤄진거였나?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한치도 잊을 수 없고,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단순한 고통이 아닌, 극심한 고통으로 하루를 보냈던 내 앞에 드디어 그 끝을 맺을 수 있었다.


  “ 부디, 내 딸 로라를 부탁하네. ”


  그 남자와의 길고도 먼 약속을, 오늘이 되어서야 겨우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 그럼 가시죠. 촌장님이 계신 곳으로. "


  그들은 나를 호위하며 방 밖으로 나섰다. 나는 드디어 로라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도 흥분을 가라 앉힐 수 없었다. 


  " 이 복도만 지나면 촌장님이 계시는 곳이 나옵니다. "


  그들은 내 주위를 철통보안하며 나를 무사히 촌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한 그들의 모습에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 복도만 지나면 그토록 만나고 싶던 로라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다른 생각은 수그러 들었다.

  복도를 지나자 그들이 말한대로 멀찍히 떨어진 곳에 낡은 듯하면서도 우직함이 느껴지는 방 한개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나를 그곳으로 안내하며 천천히 그곳을 향해 한 발자국 다가섰다.


  " 촌장님, 모셔오라던 손님을 데리고 왔습니다. "


  나를 문 앞까지 인도하던 한 남자가 문 앞을 서성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컴컴했던 방 안엔 조금씩 빛이 들어오며 이내 환해진다. 방 안에 고요히 앉아있던 누군가의 실루잇에 불빛에 비춰졌고, 빛에 그을린 검은 실루엣을 지닌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 오라는 듯한 손짓을 한다. 그러자 문 앞에 서 있던 그는 슬쩍 나를 돌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


  그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좌우로 잡아 당겼고,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코를 찌르는 향내에 본능적으로 코를 막았다.


  " 대체 이런 곳에 누가 …. "


  미처 내 말이 끝나기 전에 그들은 나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뒤에서 대기하던 3명의 남자가 황급히 문을 닫고는, 뭔가로 문을 잠그는 듯한 소리와 함께 이내 바깥에 있던 그들의 움직임이 조용해진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나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앞서 들어간 그를 보며 이게 무슨 일이라며 묻자, 그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잠시 촌장님과의 대화를 누군가가 엿들을까봐 임시방편으로 문을 닫아 놓으거니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그는 이만 자리에서 물러 나겠다며 조용히 자리를 피한다.


  " 저, 저기 잠시만. "


  " 네 녀석인가? 함부로 내 마을의 발을 디딘 녀석이. "


  굵직한 목소리가 나의 고개를 움직인다.


  " 처음 보는 녀석인데, 네 놈은 누구지? 누군데 감히 내 마을에 들어온거냐! "


  낮으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에 나는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붉은색의 비단옷을 입고 있는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나를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한쪽 손으로 턱을 괴며 나를 노려봤고, 나는 그의 얼굴을 보며 슬쩍 주위를 훑어 봤다.


  " 넌, 누구지? 분명 이곳엔 촌장이 있다고 했는데 …. "


  " 네 놈이 감히 누구한테 반말을 하는거냐! "


  " 시끄러워! 왜 아까부터 계속 소릴 지르는거야? 나는 분명 이곳에 촌장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왜 네 녀석 말곤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거야? "


  " 이 자식 … 감히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 진정, 네 녀석을 부른게 누군지 몰라서 하는 말이냐? "


  " 촌장이 불렀다고 했다. 그런데 왜 너와 저 남자만 이곳에 있는거야? 촌장은 어딨는건데? 나는 촌장을 만나러 왔다고! "


  " 건방지기 짝이 없는 녀석이군 …. 너를 부른 녀석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몸께서 불러서 온거다. 그런데 감히 나를 두고 다른 이를 찾아? 대체 누구냐, 나 말고 이 마을에서 촌장 행세를 하는 녀석이! "


  !


  " … 뭐? 너 지금 무슨 말을. "


  " 네 녀석을 부른건 바로 나다. 감히 누구의 허락도 없이 이 마을에 함부로 들어 온게냐. 누구의 허락을 맡고! "


  " 네가, 네가 … 촌장이라고?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 "


  " 아직도 나에 대한 예의는 찾아 볼 수 없는 녀석이군. 당장 이 녀석을 마을 밖으로 내쫓거라! "


  " 알겠습니다. "


  문 옆에서 대기를 하던 남자는 나의 어깨를 붙잡으며 나를 일으켰다.


  "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어떻게 네 놈이 촌장일 수가 있는거지? 이곳에 촌장은, 이곳에 촌장은, 네가 아니란 말야! "


  " 웃기는 소릴 하고 있군. 여봐라, 당장 그 녀석을 치워. "


  " 알겠습니다. "


  내 두 팔을 굳게 붙잡은 그가 나를 끌고 문을 향해 걸어간다.


  "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


  " 앞으로 이 마을에 발 디딜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아. 나는 마음이 넓어서 한 번 정도는 봐주는 편이거든. 하지만 다음번에는 그냥 넘어가진 않겠어. 죽지 않을 정도로 고문을 해서 너를 죽여 버릴지도 몰라. "


  " 이 자식 … ! "


  란, 이게 어떻게 된거냐 ….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1 [BGM]옛날에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4 밥하몬 2012.03.06 852
180 크로니클 어비스 37 아인 2012.03.06 806
179 크로니클 어비스 38 아인 2012.03.06 800
178 크로니클 어비스 39 아인 2012.03.07 836
177 크로니클 어비스 40 4 아인 2012.03.07 932
176 Noble Princess - 5 밥하몬 2012.03.07 703
175 크로니클 어비스 41 아인 2012.03.08 804
174 크로니클 어비스 42 아인 2012.03.08 871
173 이유불문 아인 2012.03.08 826
172 [BGM]전 살고 싶지 않아요. 2 밥하몬 2012.03.08 908
171 루에르 68 아인 2012.03.11 761
170 루에르 4화 : 고동치는 보물 아인 2012.03.11 865
169 루에르 5화 : 망각의 덫 아인 2012.03.11 1008
» 루에르 69 아인 2012.03.12 1020
167 [BGM]먼지가 사라지다. 4 밥하몬 2012.03.13 848
166 [BGM]너를 지키는 내가 있어 2 file 밥하몬 2012.03.16 1132
165 냉혈의 여왕 Flower 2012.03.16 812
164 루에르 70 아인 2012.03.18 930
163 루에르 71 아인 2012.03.19 688
162 인간과 악마 3 밥하몬 2012.03.21 824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