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노래 아지랑이 데이즈를 보고 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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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는 지금 공원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그녀는 자신의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었고 나는 뚱한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아, 오늘은 8월 15일이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2시 30분.
그때 소녀의 품으로 빠져나간 고양이 한마리. 그리고 뛰어가는 그녀. 바뀌는 빨간불. 붉은색으로 물들어 버리는 횡단보도. 너무 놀라 입을 막아버린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곳엔 피를 흘리고 있는 그녀를 향해 뛰어가는 내가 있었다. 그리고 울부짖는 내가 있었다. 또하나, 아지랑이 하나가 나를 보며 비웃고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야.'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시계를 보니 8월 14일 오전 12시. 꿈을 꾼 것일까?
8월 15일. 소년과 소녀는 그네에 앉아 있었다. 어제의 꿈이 생각나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꿈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의 손을 잡아 끌었다.
"이제 오늘은 그만 돌아갈까?"
그녀는 왠지 모르게 우울한 표정으로 나를 따라왔다. 그리고 길으로 접어들었을 때 사람들의 외침 소리. 그리고 나보다 앞으로 뛰어가는 그녀. 그녀의 몸이 낙하한 쇠기둥으로 뚫리는 모습을 보았다. 다시 한번 그녀의 죽음을 봤다. 그곳에 아지랑이 하나가 또 나를 향해 비웃고 있었다.
'꿈이 아니야.'
아지랑이 하나가 나를 밀쳐 어둠 속으로 인도한다. 어둠 속으로 가기 전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8월 14일. 오전 12시. 또 꿈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니, 꿈 같은게 아니야!
나는 황급히 옷을 챙겨 그녀와 만났던 공원으로 뛰어갔다. 여전히 나를 향해 웃고 있는 그녀. 황급히 그녀를 끌어 당겨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황하며 나에게 몇마디를 붙였지만 나는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앞의 육교가 보였다. 힘겹게 올라간 그곳에선 아지랑이 하나가 나를 보며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그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8월 15일. 역시 오늘도 나를 향해 웃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그녀를 보자 문득 눈물이 나오는 듯 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의 인과가 우리를 이토록 슬프게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오늘 난 그녀의 4번째 죽음을 보았다.
8월 14일. 그녀의 죽음을 본 것이 아마도 10번은 넘을 것이다. 어디를 가도, 무슨 짓을 해도 결과는 항상 똑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웃는 미소와 나를 비웃는 아지랑이가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아. 좀 더, 좀 더. 그녀를 위해서라면.
8월 15일. 이제는 내 정신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이것이 현실인지 저것이 현실인지 조차 구분이 가지 않았다. 지금도 그녀가 나의 품에 안겨 나를 달래고 있었다. 나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 준다. 그리고 그녀의 손은 아래로 내려갔다. 계속되는 '시간선'에서 맞이하는 30번 째 그녀의 죽음이었다. 혹시 내가 죽으면 그녀를 죽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8월 15일. 오늘도 그녀가 죽었다. 이제는 정말 내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았다. 이제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의 '시간선'을 따라갔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이 행위를 반복하였다. 아마도 그녀가 죽은 것을 본 것이 100번도 넘겠지. 씁쓸하게 웃는다. 그리고 한가지 사실에 도달한다. 내가 죽으면 그녀는 죽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8월 15일. 나는 결심을 했고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 그녀의 첫번째 죽음과 같이 그녀의 품을 빠져나간 고양이가 횡단보도를 향해 달린다. 고양이를 따라가는 그녀를 체지고 빨간불이 된 곳을 향해 바깥쪽으로 그녀를 밀며 뛰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속삭인다.
"이제 괜찮아. 너는 죽지 않아도 돼."
놀라서 입을 막는 그녀 뒤에 아지랑이 하나가 있었다. 나와 닮은 아지랑이 하나. 아지랑이가 놀란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속삭였다.
"꼴좋다."
또 다른 아지랑이 하나. 나를 향해 소리치는 소녀의 아지랑이 하나. 그리고 트럭 한대가 소년을 치고 지나갔다.
8월 15일. 나와 그가 공원 의자에 앉아 이야기 하고 있었다. 12시 30분. 나의 품을 빠져나간 고양이 한마리를 쫒아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뀌는 빨간 불 앞에 그가 씁쓸하게 웃으며 뛰어나갔다. 그리고 똑같은 '시간선'을 반복한다. 내가 죽으면 그는 죽지 않아도 돼.
하지만 그곳엔 나를 밀치며 횡단보도를 향해 뛰어가는 소년이 있었다.
8월 14일. 나는 침대에 웅크려 앉아 있었다. 그의 죽음을 본것이 몇번 째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최소한 100번은 넘겠지. 아무리 이 '시간선'을 뛰어넘어도 나는 그를 구하지 못해.
"또 안됐구나."
나는 그렇게 속삭이며 고개를 숙이며 울었다. 그곳엔 아지랑이 하나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나를 닮은 아지랑이 하나였다.
p.s 제 아지랑이 데이즈의 해석입니다만...
별로 같군요. 는 보고 똑같이 쓴 것뿐이잖아.
조회수는 올라가는데 댓글은 안달리네, 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