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3.21 04:57

오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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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오덕후다. 


  " 여, 오늘도 애니 삼매경? "


  " 하루도 빠짐 없이 애니에 미쳐 사는구만. "


  그렇다. 내가 오덕후가 된 이유는, 단지 애니를 본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오덕후가 됬다. 오덕후가 되기 전에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나였음이 분명한데, 어느순간부터 나는 오덕후가 됬다.

  

  ' 오덕후. '


  오덕후는 오타쿠의 변질된 말로써, 한가지의 열중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오덕후란 말이 애니를 보고 히히덕거리는 녀석들에게 적용되었다. 분명 내가 알던 오덕후란 의미는 이런 의미가 아니였는데….


  " 이 새끼, 또 애니 보고 있네. "


  " 누가 오덕후 아니랄까봐 아주 티를 내는구만. "


  " 너도 나중에 TV 프로그램에 나가서 애니 주인공 그려진 베게 품고 출연해봐. "


  그들을 나를 보며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들의 말에 상처를 입거나 가슴 아파하지 않는다. 어처피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 역시 나를 그런 녀석으로 보고 있으니까. 단지 그들은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을 뿐, 하나 같이 똑같은 생각일테지.


  " 야야, 가까이 오지마 냄새 나잖아. "


  " 아, 이거 무슨 냄새야? 아씨, 오덕후 냄새나네. "


  " 좀 씻고 다녀라, 이놈의 오덕후 냄새가 지워지질 않네. "


  그들은 비아냥거리며 나를 괴롭히는게 재밌는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좋다고 웃고 있다. 너희들은 나에게 오덕후 냄새가 난다며 웃고 있지만 정작 추악한 놈들은 바로 너희들이야. 남의 사정도 알려고 들지 않고 단지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는 너희들을 보면 나는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나는 너희들에게 아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아. 어처피 너희들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테니까. 다만 내가 너희들에게 말을 건다면 나에게 손사레를 치며 다가오지 말라며 뒤로 물러 나겠지. 내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야, 너희들에게 그런 취급을 받는 나를 볼 자신이 없기 때문이야. 


  ' …. '


  나는 그저 이 세상을 향한 나의 마음이 반쯤 꺾인 것 뿐이야.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지 말라고. 나를 비롯한 여러 오덕후들도 하나 같이 너희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알아? 우리는 단지 이 세상에 없는 평화롭고 이상적인 세상을 찾기 위해 잠시 쉬고 있을 뿐이야. 너희들이 줄창 애니를 보며 싱긋 웃고 있는 나를 보며 오덕후라고 놀릴 때마다 나는 너희들을 보며 한심스러운 눈초리를 지어. 왠줄 알아? 너희들은 이 각박한 세상을 살기 위해 너희들이 하는건 뭐야? 단지 숨 쉬고 밥 먹고 놀고 잠자는 것 밖에 없어? 그런 너희들이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거야? 나도 그런 너희들과는 달리 이 세상을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지 매일 매일 생각하게 되. 하지만 그게 잘 안돼. 이미 이 세상은 가망이 없거든. 아무리 내가 힘을 써도 이 세상은 내가 바라는 세상으로 바꿀 수 없거든. 내가 대통령이 되든,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된다 한들 할 수가 없거든. 왜냐고? 앞에 말했다시피 이미 이 세상은 우리들의 손으론 움직일 수 없을만큼 변해 있어. 옛날 우리의 향수가 깃든 대지가 하나 하나씩 사라지며 그곳엔 새로운 인류의 발자국이 남 듯이, 더 이상 이곳도 우리가 알고 있던 옛날 그 추억이 담긴 그릇이 아니란거야. 그릇이 깨져 물이 샌다면 그곳을 메꾸면 되지만, 이미 너무나도 커져 버린 구멍을 막을 수 없어.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실태야. 아무리 노력해도 이 세상은 바꿀 수 없어. 만약 지구가 어떤 소행성에 충돌해서 지구가 멸망이 되어 새로운 인류가 나타난다면 모를까, 우리에겐 그런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세상의 미련을 버린 것 뿐이야.


  ' . '


  내가 왜 애니를 보냐고? 나는 단지 애니 속에 나오는 만화 그림체를 보며 히히덕거리며 웃는걸로 보여? 너희들엔 눈엔 그렇게 보이겠지만 내가 정작 보는건 그것들이 아니야. 그 작은 세상 속에서 하루 하루가 달리 생활하는 우리들의 또 다른 삶을 보는거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환상의 세계. 하루 하루가 즐겁고, 하루 하루가 재밌고, 하루 하루가 기억에 남는,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거야. 마치 나를 사람의 손길로 그려진 한낱 그림에 마음을 빼앗긴게 아니라고. 너희들이 오덕후라고 욕하고 오덕후라고 멸시하는 그들이 왜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상에 눈길을 돌리겠어? 이미 이 세상이 가망이 없다는걸 알고 이 세상을 등진 것 뿐. 다른 이들을 누릴 수 없고, 다른 이들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삶을 꿈꾸는 마음으로 그들은 이 세상의 등을 진거야. 반면에 그런 그들을 경멸하고 욕하는 너희들을 보며 그들은 이런 생각을 해.


  ' 불쌍하다. '


  우린 그저 마음의 평안을 주는 삶을 원할 뿐이야. 부와 명예로 살아 ' 남는 ' 세상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어울러 살아 ' 가는 ' 세상을 말이야.



  " …. "


  그래서 난, 이 세상이 싫어.







  P.s : 전에 구상했던 스토리인데 역시나 깔끔하게 정돈이 안된게 마음에 걸리네요. 밥하님이 요즘 들어 단편작을 올리는걸 보며 저도 한 번식은 이런 단편을 쓰는게 좋겠다싶어 한 번 오늘 써봤는데 역시나네요. 일단은 연재 중인 소설부터 완결을 내는게 시급할 것 같군요. 아무쪼록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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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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