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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5 05:12

루에르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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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영원의 신념 - 

1 - 6



  「 끼 이 익 」


  자욱한 먼지 사이로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 있어요? "


  " 아니요, 사당엔 아무 것도 없어요. 금속으로 보이는 그 어느 것도요. "


  콜록거리며 말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탄식을 내쉬었다. 이곳이라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너무 그들을 얕잡아본걸까? 하지만 그들이 가져갔다는 생각도 할 수 없다. 그들이 정말로 관련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을 뿐더러, 그저 내 추측일 뿐이라는 생각에 자괴감만 들 뿐이였다. 그러나 그들이 가져간게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 내가 이곳에 오기 이전에 그들이 먼저 가져갔을 수도 있다. 그 점에 대해선 라셀이 증명해준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내용의 편지를 썼을리가 없을테니까. 


  " 아직 할 일이 남은건가요? 아님 다시 한번 들어가서 찾아볼까요? "


  " 아뇨, 그러실 필요까지 없어요. 이미 너무 날이 어두우니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날이 밝으면 그때 찾으면 되니까요. "


  나는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녀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 뒤를 따랐다. 어찌된 영문인지를 모르겠지만, 라셀이 내게 말했던 것처럼 내가 이곳에 온 이유도 그것들 안에 있을거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사라진 그것을 먼저 찾는 것. 그리고 그것을 찾음과 동시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나도 한 번쯤 대면하고 싶을 뿐이다. 


  " …. "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 내가 너에게 이 세상을 맡긴다는 부담스러운 말을 했던거 기억하지? 지금도 너는 내가 왜 네한테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을거야, 너에게 맨 처음 그 말을 했던 사로이도 그 사실은 모르니까. 하지만 나는 네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 이 세상과 그쪽 세상은 별로 다를게 없다는 것, 사실적으로나 비사실적으로나 이쪽 세상이 그쪽 세상이고, 그쪽 세상이 이쪽 세상인 것처럼 달라지는건 없어. 단지 그때 살았던 사람들의 피를 잇고 그들의 후손이 이 땅에 남는 것이니까, 한마디로 우리는 그 사람들과 함께 공존을 한다는 것과 매한가지인거지. 내가 왜 이렇게 말을 어렵게 하냐면, 이래야만이 너에게 더욱 깊이 와닿을 것만 같아서야. 단순히 말하면 재미 없고, 그렇다고 너무 복잡하게 얘기하면 넌 나한테 화낼거잖아? 그러니까야, 그러니까 이런 말을 하면서 빙빙 돌릴 수 밖에 없는 것. 너에게 말해주고 싶은건 이거야.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너는 더 힘이 들고 더 생각할 수 없게 될테니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생각보단 몸소 실천하는게 중요해. 이게 어떻게 된거고 이게 어떻게 해야만 풀리는 수수께끼 이전에, 왜 이 일을 풀어야하는걸까하는 의문. 나는 지금 너에게 묻고 싶어. 너는 왜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꿋꿋이 여기까지 왔는지를. 네가 어떻게하면 그렇게 묵묵히 왔는지를, 나는 모르겠지만 너라면 알 수 있어. 너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엇이며, 네가 그쪽 세상을 가려던 이유를. ’


  라셀이 내게 한 말을 없었다. 단지 그가 끄적여낸 편지 안에는 나 자신이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며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를 지켜볼테니, 한 번 직접 이 문제를 풀어보라는 듯한 의도의 내용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나는 왠지 모르게 그의 말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지, 그는 그 많은 말들 중에 이 말을 했는지를. 그는 모르겠지만 나는 알 수 있다. 그가 내게 하려는 말을.


  " 결국…나한테 맡기는건가. 명색이 수색꾼이라는 자가 한낱 민간인한테 일을 떠밀다니…자격미달이군. "


  나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가 나한테 하려던 말. 즉, 내가 이곳에 왔어야만 하는 이유. 그건 다름 아닌 란과의 약속 때문이겠지. 그때 내게 남긴 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서, 그 녀석이 죽기 전 내게 했던 말을 잊지 않아서겠지. 그러나 내 안에서는 그게 답이 아니였다. 내가 왜 그토록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는지, 단지 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는 조금은 애매하고도 커다란 이유, 하지만 진정한 목적은 그게 아니였어. 나는 그저 옛날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 뿐이야. 평화롭고도 평범한, 그리고 사람의 냄새가 가득한. 그런 세상을 원했던거야. 1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그때와 지금은 너무나도 달라진 세상이라고 해도 돌아가고 싶었던거야.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나는 지금껏 한치의 망설임 없이 움직였던거야. 그게 내가 바란 진짜 이유니까.

 

  ‘ 난 믿어. 네가 이 일을 멋지게 해낼 수 있다는걸 말야. 사실, 네가 아니면 이 일을 해결할 사람은 없다는걸 알지만서도 왠지 알 수 있어. 너는 그럴 놈이니까. 하지만 명심해.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그냥 이루고 싶은 일은 격의 차이부터 크니까. 제일 먼저 선택해야할건 그거야. 넌 그 선택을 올바르게 행해야해. ’

 

  이것으로 라셀의 편지는 끝이 났다. 두 번째 편지를 보면 뭔가를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 저기, 혹시 그 사람이 저에게 또 남긴건 없나요? "


  " 아뇨, 그게 마지막이였어요. 그 뒤부턴 당신이 알아서 한다고…. "


  " 그래요…? "


  라셀. 넌 그 정도로 날 믿는거냐. 아무 단서를 주지 않아도 내 스스로 그 단서를 찾아 움직일거라고 생각했던거냐고. 원래 이 상황이 되면 네 말 뜻을 알고 내 스스로 움직이겠지만, 미안하게도 아직까지 내가 아는건 별로 없어.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과 네가 남긴 편지의 의도는 서로 상반되는 성격이니까.


  " 아, 그리고보니 그 분이 말씀하신게 있었어요. 그 편지를 보고나면 말해달라고. "


  " 그게 뭐죠? "


  " 검은…별이라고 했나? 아무튼, 검은 별을 찾으라고 그 분께서 말씀하셨어요. "


  " 검은 별? "


  " 네, 검은 별이라고 말해주면 아실거라고. "


  라셀이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말, 검은 별. 라셀은 무슨 의도로 내게 이런 말을 남긴거지? 


  " …검은 별? " 


  ! 

 기억났다. 




  “ … 쿠피디타스는 총 4개의 물체로 이뤄진 존재며, 그 4개의 물체가 하나가 되는 순간 그들의 본래의 모습으로 바뀐다. 우리들은 그 물체를 이렇게 부르기로 하였다. ”


  디 … 디시 … 디일 … 루? 라고 읽는걸까. 디시디일루, 대체 이 물체는 무슨 힘을 가졌길래 그런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게 되는거지? 나는 천천히 책을 읽어 내려가던 도중, 책에 기재된 ' 쿠피디타스의 능력 ' 이란 머릿말에 시선을 멈추고 말았다.

  “ 쿠피디타스의 … 능력? ”

  구미를 당기는 듯 싶으면서도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을 불어내는 내용에 나는 조심스럽게 그 부분을 눈으로 읽어갔다.

  “ 푸른 달, 붉은 태양, 검은 별. ”



  책 안에 적혀 있었다. 쿠피디타스는 본래 4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단지 그 모양이 구형을 이룬 물체지만 본래는 그 구형들이 하나가 되어 본체를 이룬다고. 그 본체의 이름이 디시디일루. 4개의 쿠피디타스가 이루어진 본래의 이름이다. 그 중에서도 푸른 달의 형상이 박힌 쿠피디타스. 즉, 시공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붉은 태양과 검은 별의 능력은 도중에 라셀이 말을 걸어 읽지 못했다. 그리고 그 뒤로 하나의 쿠피디타스가 더 있었다. 하지만 그 쿠피디타스는 무라는 말만 적혔을 뿐, 능력이나 설명 같은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작성자가 미처 필기하지 못했다고 보기에는 여간 의심스러운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왜 하필 라셀은 내게 그 말을 남겼는지, 내게 원하는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알아내는게 중요하다.

  " ! "

  검은 별, 쿠피디타스, 그리고 디시디일루. 푸른 달과 붉은 태양, 그리고 검은 별이 만나 하나의 형상을 띈다. 그 형체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이한 모습이며, 그것을 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말한다. 

  “ ”

  그렇다는건 이곳에 검은 별의 형상이 박힌 쿠피디타스가 있다는건가? 원래대로라면 이곳에 있어야 할 쿠피디타스는 푸른 달이 각인된 쿠피디타스여야한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건 달이 아닌 별? 더군다나 이 마을의 촌장이여야하는 자는 다름 아닌 로라, 그러나 이곳에 있는건 처음 보는 남자와 그의 주위를 감싸는 4명의 검은 남자. 검은 별과 검은 남자. 검은 별과 4명의 남자. 쿠피디타스와 이들은 무슨 관계가 있는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 마을의 촌장이 로라가 아닐리 없어!

  " 왜, 왜 그러세요? 안색이 급격히 나빠지셨는데…. "

  " 여기, 사당이 어디에 있죠? "

  " 네? 갑자기 사당은 왜…. "

  나는 그녀에게 설명할 시간도 주지 않고 황급히 서재 밖으로 달려갔다. 라셀의 말이라면 그곳에 쿠피디타스가 있을거다. 달빛에 비춰 검게 그을린 자국으로 남아있는 별의 형상을 말이다.



  오랜시간을 거슬러 다시 한 번 찾아간 사당 앞.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는 모습에 슬쩍 마음이 설레인다. 이 안에 라셀이 말한 검은 별의 형상을 띈 쿠피디타스가 있을거다. 만약, 이 안에 쿠피디타스가 있다면 그때 라셀이 말했던 것처럼 다시 한 번 봉인을 시도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한개 한개 봉인을 하다보면 언젠간 그 끝에 닿을거라고. 이번에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 번은 성공했다. 그렇다는건 두 번째도 성공할 수 있다. 마음 단단히 먹는거야.

  " 잠깐만요. 들어가시면 안되요! "

  긴장을 삼키며 문고리를 잡아 당기려는 순간, 그녀가 나타나 내 앞을 가로 막으며 나를 쳐다봤다. 그녀는 매우 숨이 가빠오는지 헉헉거리며 나의 눈을 마주보며 사당 앞을 지키고 있었다.

  " 이 안으론 절대 들어가시면 안되요. 촌장님이 금한 장소라고요. "

  촌장? 

  " 마을사람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을 뿐더러, 외부인은 더더욱 들어가실 수 없어요. 만약, 이 모습을 촌장님과 관련된 분이 보시기라도 하시면 즉시 사형이라고요. 그러니까 어서 물러나요! "

  그녀는 도저히 내게 사당 안으로 발을 내딛는걸 용서치 않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내가 이 사당 안으로 들어가는걸 그 남자와 4명의 검은 남자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나겠지. 하지만 이렇게 꽁꽁 싸매어 놓은걸 보니 이 안에 쿠피디타스가 있는게 확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쓰러져가는 사당 때문에 그런 형벌까지 내리지 않을테니까.

  " …. "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이 앞을 뚫고 지나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내 앞을 굳게 막아선 그녀의 모습을 미처 무시할 수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해도 내가 이 앞을 지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없을테지만. 

  " …. "

  그런데 쉽사리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가볍게 들리던 발목에 무거운 족쇄라도 채워 놓은 것처럼 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 …. "

  저 소녀 때문인건가…. 

  

  

   





  P.s :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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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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