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우웅 - 부우웅 - '
어젯밤부터 계속 울리는 진동소리가 이제는 마치 자장가소리처럼 평화롭고 고요했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내 동생을 보내주겠다는 그 남자의 말을 믿고 지금까지 기다린 내가 바보였다. 그는 내게 동생을 보내기는 커녕, 내가 하는 전화도 받질 않는다. 더군다나 내가 전화를 할 때마다 한 통씩 전송되는 그의 문자에 나는 가만히 머리를 껴안고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 동생의 머리가 온전히 있길 바라면 더 이상 전화는 하지 말아주시죠. 안 그러면 저도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
‘ 몰랐는데 이제보니 손가락도 예쁘군요. 당신도 손가락은 예쁘던데…. ’
‘ 어린 애의 머리는 그리 마음에 들진 않는군요. 원래 어리면 더 맛이 좋다고 하던데…. ’
나의 심장을 조여오는 문자들이 한 통씩 올 때마다 나는 조용히 가슴을 부등켜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으면 순순히 동생을 보내주겠다는 그의 말을 믿고 이렇게까지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내 동생에 볼 일이 남았는지 아무 연락도 소식도 내게 닿지 않았다. 그 상황이 궁금해서 내가 연락을 하려고 하면 다시금 내 앞에 나타나는 슬픈 글씨에 나는 핸드폰을 뒤로 할 수 밖에 없었다.
' 부우웅 - 부우웅 - '
오늘 아침부터 계속해서 울리는 핸드폰을 거들떠 보기도 싫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