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셀의 입 밖으로 튀어 나온 말은, 잠시동안 나를 벙어리로 만들어 주었고,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보며 라셀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 …그 소녀가, 로라였다고? "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이리도 가까이 있었음에도 나는 대체 어딜 향해 보고 있던걸까?
" 말도 안돼…어떻게 이런…. "
말이 다 나오지 않는다. 중간에 끊긴 말 뒤로 실 없는 나의 웃음만이 잔잔하게 흘렀다.
그 뒤로 몇 분간은 라셀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염 없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눈동자로 흘러가는 구름만을 바라볼 뿐이다. 지평선 아래로 자츰 사라져가는 태양과, 그 뒤로 보이는 희미한 색의 달이 그의 뒤를 따라 올라온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나의 얼굴을 가볍게 쓸어 내리며 지나가자, 멍청히 하늘을 주시하던 나의 시선이 슬쩍 라셀을 향해 옮겨간다.
" 그럼 넌 처음부터 알고 있던거야? 그녀가 로라라는걸. "
내 물음에 라셀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응, 이곳에 온 뒤부터 줄곧 알고 있었어. "
" 그런데 왜 내게 말해주지 않았어? "
"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로라를 만나고 싶어 했던 사람은 너잖아. 그렇기 때문에 나는. "
" 아니, 미처 생각지도 못했어. 이렇게 가까운 곳에 로라가 있을지는…. "
" …. "
또 다시 침묵이 흘렀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로라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몰랐고, 더군다나 나를 도와준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로라라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랄 뿐이였다. 역시 그때 느낀 느낌은 기분탓이 아니였어. 그녀가 로라였기 때문에 란의 모습이 비춰진거였어. 처음, 이곳으로 온 내게 란이 그랬던 것처럼, 부녀지간의 끈은 놓아지지 않았던거야. 내가 혼란에 빠졌을 때 란이 도와준 것처럼, 그의 딸인 로라 역시 나를 도와주려는거야. 처음보지만 낯설지 않은 이 느낌을 말이야.
"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어. "
" 말 안해도 알아. 왜 그녀가 이 마을 촌장이 아닌지에 대해 묻고 싶은거지? "
" …. "
라셀은 다리를 살짝 꼬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그때, 네가 이곳을 떠난 직후, 마우 마을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
" 이상한 일? "
" 내가 전에 네가 부순 쿠피디타스가 다시금 생성 됬다고 말한 적 있지? 그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별 설명을 못해줬는데. 사실은 쿠피디타스가 생성되기 이전에 있었던 전모를 알려줄게. "
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3.27 03:09
라셀의 입 밖으...
조회 수 707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1 | 오덕후 | 아인 | 2012.03.21 | 736 |
160 | 리본 | Flower | 2012.04.23 | 714 |
159 | Untitled | Flower | 2012.03.22 | 631 |
158 | Untitled | Flower | 2012.03.22 | 687 |
157 | 루에르 72 | 아인 | 2012.03.25 | 716 |
156 | 그림자 P | 아인 | 2012.03.25 | 701 |
155 | Bloodow P 3 | 아인 | 2012.03.25 | 798 |
154 | Head Collector 제 24 장 | 아인 | 2012.03.25 | 738 |
153 | 루에르 73 | 아인 | 2012.03.26 | 733 |
152 | 빌라 살인사건 1 | 푸른머리클록 | 2012.03.26 | 767 |
151 | Bloodow 1 | 아인 | 2012.03.27 | 723 |
150 | 루에르 74 | 아인 | 2012.03.27 | 698 |
» | 라셀의 입 밖으... | 아인 | 2012.03.27 | 707 |
148 | 사랑은, X다 2 2 | 아인 | 2012.03.27 | 817 |
147 | 紅月 | Flower | 2012.03.27 | 789 |
146 | Noble Princess - 6 2 | 밥하몬 | 2012.03.28 | 778 |
145 | 죽음 | 푸른머리클록 | 2012.03.28 | 769 |
144 | 라셀의 입 밖으... | 아인 | 2012.03.29 | 860 |
143 | 루에르 74 | 아인 | 2012.03.31 | 616 |
142 | 루에르 75 | 아인 | 2012.03.31 | 6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