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3.27 08:10

紅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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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억… 허억…"


 피빛으로 빛나는 이 하늘 위로 흐르는 거대한 은하수가 희뿌옇게 빛난다. 살짝만 밀어도 쓰러져버릴것 같은 모습을 한 소년은 나무를 한 손으로 위태롭게 짚은채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머리를 무언가에게 맞았는지 소년의 눈 위로는 붉은 달 보다도 더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소년은 뒤돌아 무언가에게 눈길을 줄 찰나의 여유도 없이 나무에 등을 스러트리고는 나무 줄기를 따라 스르륵 주저앉았다. 떨리는 팔을 들어 시야를 붉게 물들이는 피를 닦아내고는 끝내 몸을 땅위로 늘어트린다.


 "아… 아…"


 땅에 드러누워 봄의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소년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무언가 무척이나 고단한 삶을 살아왓는지 옷이 이곳저곳 찢어지고 구멍나있었으며 몸에 난 상처들과 얼굴을 가로지르는 핏물은 말할것도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표정은 점차 평온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거칠었던 숨결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자 소년은 천천히 눈을 떠서 나뭇잎이 생기려하는 나뭇가지 사이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붉은 달이구나…"


 피빛으로 빛나던 붉은 달은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는 순수한 소년의 뺨의 홍조처럼 변해있었다. 주위를 두르던 거대한 은하수는 마치 달이 그 위를 건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다웟다.


 소년은 두 작은 눈으로 밤 하늘의 풍경을 모조리 집어삼키고서 붉은 달을 향해서 손을 뻗어올렸다. 방금 전만 하더라도 손을 들어올려 피를 닦는것도 힘들었던 팔은 놀랍게도 닿을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손 끝에 걸려있는 달을 향해 쭈욱 뻗어있었다.


 "어…? 어어…?"


 소년은 손 끝에 붉은 실 같은 것들이 맴도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이상하게도 팔을 타고서 소년의 몸쪽으로 다가왓으며 인간과 비슷한, 아니 같은 온기를 가지고 있었을까 소년은 붉은 실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에 포근함을 느꼈다. 어머니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친구에게도 느껴본적이 없었던 그 온기와 따스함과 포근함을 말이다.


 소년은 손을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그러자 붉은 실들의 곁으로 머리에서 흘러나왔던 피들이 떠올라 들러붙었다. 소년은 이 상황이 무척이나 신기해서 말을 잇지 못했을까, 아니라면 모두 예상했던 것이라 놀라울 것이 없었던 것일까, 소년은 그저 조용히 붉은 달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였다.


 붉은 실들이 조금씩 조금씩 소년의 주위를 두르다가 점차 사라진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소년의 곁에 멤돌던 온기는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붉은 달은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의 은하수를 천천히 건너가고 있었으며 소년은 따스함에 천천히 눈이 감겼다. 소년은 붉은 달을 조금 더 조금 더 바라보고 싶었기에 온 힘을 다해서 붉은 달을 향해서 두 눈을 반짝였지만 육체는 오늘의 고단함 때문일까 아니면 온기 때문일까 천천히 아주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었다.


 「깊고 깊은 이 긴 밤에 날 기다리는

  어둠 속에 숨은 당신이
   너무나 그리워서
   어둠아 어둠아 사라져라
   그대의 진심을 보여주오
   이제는 믿음을 가지고서
   내게 말 건네주오
   검게 물든 하늘
   저편에서 지켜보는
   여린 너는 나를
   암흑에서 헤매지 않게
   너의 붉은 마음을
   은하수 위에 벗어두고
   나를 물들이며 밝디 밝은
   보름달이 되어라」


홍월 존나좋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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