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왕따다. 아니 전따다. 아니 그냥 사교성이 없는놈이다. 더 한 놈일수도 있겟지, 그런데 난 내가 왜 이 학교에서 이런꼴이 되어 버렸는지 나조차도 모른다. 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 왜 내가 여기서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하는지 내가 왜 따인지 정말 모르겠다. 난 전만해도 사교성이 없는놈은 아니였는데,내가 왜이렇게 되버렸는지 하느님께 물어보고 싶었다. 궁금하다. 아니 너무 궁금해서 괴롭다.
"어이 따"
"?"
난 학교에서는 이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이 권이란 내이름 대신 난 따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2의 이름이랄까?
"가서 빵좀 사와"
"..."
"안사올거냐? 안사올거냐고."
"아니"
난 일진 앞에 싸늘하게 말을 뱉은후 놈이 던져준 1000원을 들고 교실을 나갔다. 복도에 친구들은 많은데 왠지 나는 복도에 사람이 많다는 느낌조차 들지않는다. 넓디 넓은 광장에 버려진 기분이랄까? 그냥 죽이고 싶었다. 그리고 나도 죽고싶었다. 하지만 그건 세상에 싫증을 느낀 우울증환자 따위나 하는짓 이라는것을 나도 잘알기에, 나는 이 망할 세상이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 그리고 난항상 그 순리에 내발을 맞춘다. 그게 나를 괴롭히는 순리든 나를 좋게하는 순리든 난 상관쓰지 않는다. 나는 살아오면서 불행한 일이 닥쳤을때 죽고싶은 적이 없었고, 행복한 일이 찾아왔을때 기뻐한적 한번없는, 난 그런사람이니까.(아니 사람이 아니라 감정이 없는 로봇일지도 모르지.)
"야"
뒤에서 날 부르는 권위있는 목소리에 난 나도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일진이였다. 그런데 표정이 영... 행복해보이는 사람이라곤 할수없었다. 어이없는 표정이였다.
"뭐?"
"이 자식이 아까부터 나한테 개기더니, 불만있냐? 어디서 시비를 쪼고 난리야?"
"?"
일진이 나한테 얘기할때면 난 쫄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난 전혀 쫄지않는다. 그냥 약간 화가날뿐이다. 아니 오늘은 특히 더 열받는다.어제 부모님한테 한소리 들어서 기분이 영 잡치는데, 일진인지 뭔가 하는놈이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니 열받는다. 저놈이 뭐라고?
"뭔소리야? 내가 뭘했다고?"
"지금도 개기네 전따같은 놈이, 아 넌 전따지 머리로만 나대는.."
놈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관자놀이를 누르려했다. 난 순간적으로 그놈의 손을 밀쳐 냈다.
"아나 이게 진짜..."
이번엔 놈이 선빵을 날렸다. 난 놈한테 많이 맞아봐서 이미 그정도 예상은 하고있었다. 나는 놈의 주먹을 잇는힘껏 튕겨낸뒤 놈한테 카운터를 날렸다. 명색이 일진이란놈이 내 주먹을 맞고 약간 비틀거렸다. 약간 당황해서 못피한 모양이다. 그리고 다른 애들의 시선에 확실히 창피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애들 모습이 뭔 엄청난것을 본것처럼 호들갑을 떠는것 아닌가?
"워워 역시 일진이다!"
"사람죽이게?"
그렇다. 놈은 주머니에서 주머니칼을 꺼냈었다. 날 죽일려는 모양이였다. 하지만 난 당하고 있을 사람이 아니였다. 나는 미리 준비해둔 쇠몽둥이를 꺼냈다. 놈이 칼로 날찌르려는 순간 나는 몽둥이로 놈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놈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나는 이겼다는 생각에 성취감을 느꼈다. 그러나 점점 복부에 통증이 느꼈다. 놈이 넘어지는 순간 칼로 배를 찌른것 같았다. 나는 엄청난 통증에 한바탕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병원침대에 누워있었다. 복부에는 밴드가 붙여져있고 오른팔에는 링거가 꽂아져있었다. 그리고 옆에서 서로 합의를 보는 부모님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애가 머리를 맞아서 두개골이 완전히 파열됬다고요!"
"아니 당신네애가 칼로 찌르려 해서 우리애가 반격을...."
듣기싫었다. 귀를 틀어막았다 난 저 자들의 목소리를 듣기싫었다. 더듣다가는 내 고막이 썩어버릴거 같았다. 난 우리가 합의를 봐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정체모를 말이였다. 이정도면 서로 보상을 해줘야 되는데 우리쪽만 보상을 해준다니? 이런 별 말도 안되는 말도 다있나... 난 어이가 없었다. 정말 울고 싶었다. 왜 우리만 줘야하지? 조공인가? 별...별 어이없는 경우를 다봤다. 그리고 몇시간후 부모님이 딱봐도 안좋은 표정으로 날 보고는 나한테 별욕설을 다하더니 문을 쾅닫고 나가버리는게 아닌가?
"이...이런....뭐 저딴.."
한편으론 저작자들이 진짜 내부모님이라는 의심이 들정도였다. 저런 부모님 한테서 뭘배우겠는가. 역시 내가 너무 많은것을 바랬던것 같았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 세상, 더러운 세상을 저주했다.
"왜....항상 항상 저런놈들이 우선인거냐? 왜 저런놈들만 웃고 난 울어야하지? 왜? 왜?"
난 나를 이세상에 태어나게한 신을 저주했다. 일진은 강자고 우리는 약자인가? 하지만... 난 이런식으로 세상에 탄식만 해봤자, 신따위가내말을 들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세상에선 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것 같았다.
그래...깡패가 행복한 세상에서 행복하려면.... 내가 깡패가 되어야 하지..
그날 밤, 간호사는 우리 입원실에 없었다. 나는 링거를 힘차게 빼냈다. 아프진 않지만....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 멈추지 않을것 같았다. 난 옆에있는 거즈로 내 손목을 감쌌다. 거즈에는 피가 흥건하게 적셔졌다. 그리고 복도에 아무도 없는 틈을타, 옷을 갈아입고 병원을 뛰쳐나왔다. 공부고 학업이고 다싫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버린후 난 방황하기로 했다 . 나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1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