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4.08 04:24

루에르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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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영원의 신념 - 

1 - 11



  “ 어느날, 날씨가 맑고 불투명한 구름이 하늘 위를 흘러갈 때쯤, 누군가의 긴박한 발걸음이 문 앞에 멈췄다. ' 똑 똑 ' 울려 퍼지는 노크소리에 안에서 잠복을 하고 있던 수색꾼들의 귀가 쫑긋한다. 한껏 경계를 취하며 조심스럽게 문 앞으로 걸어간 수색꾼들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문 앞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말하였다. 


  " …누구지? 이곳은 우리 수색꾼들 밖에 모르는 곳일텐데. "


  꿀꺽,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잔잔하게 그들의 공간을 가볍게 젖신다. 


  " …라셀을 만나고 싶네. "


  " 라셀…말인가? 미안하지만, 신원파악이 안되는 자를 이 안으로 들일 수 없다. 너는 누구지? 신원을 밝혀라. "


  단호하고도 명백한 그 남자의 질문에 살짝 머뭇거림이 보이는 누군가가 힘겹게 말을 꺼낸다.


  " …란이다. 어서 이 문을 열어주게. "


  " 란…? "


  문 앞에 멈춘 작은 그림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란. 더군다나 십 년의 세월이 지나 마우 마을의 새로운 촌장이 된 그가 갑작스럽게 수색꾼들을 찾아온 것에 대해 그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별 일 없던 그가 느닷없이 나타나서 라셀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니 말이다. 다른 이들은 이 일에 대해 의문을 품은 듯, 잔뜩 긴장한 얼굴로 시선을 문 쪽을 향해 돌렸고, 문 앞에 서 있던 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싶더니, 이내 철저하게 잠궈놓은 문을 열고선 조심스럽게 그를 안으로 들였다.


  " 고맙네. "


  그의 무뚝뚝하면서도 힘 없이 끊어지는 그의 말에 다른 수색꾼들의 눈초리가 심상치않게 변한다. 


  " 갑자기 무슨 일이지? 당신이 우리 수색꾼을 찾아오다니.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


  란의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궁금한 듯하면서도 약간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란을 쳐다보며 물었다.


  " 마을엔 아무 일 없네. 다 자네들 덕분에 무사하지. 다만, 라셀에게 할 말이 있어서 온 것뿐이네. "


  포근한 미소로 답하는 란을 보며 그의 의심이 조금은 수그러든 듯한 모습으로 바뀐다.


  " 그런데 라셀은 없는 것 같군. 잠시 어딜 간건가? "


  " 라셀은 잠시 이 근방에 일이 생겨서 갔다. 아마 곧 있으면 돌아올거다. "


  " 그렇군…그럼 라셀이 돌아오면 이 말 좀 전해주겠나? "


  " 뭐지? "


  " 내가 급히 할 얘기가 있으니, 이 말을 듣는대로 ' 그 장소 ' 로 와달라고. "


  " 그 장소? "


  " 아마 라셀한테 말한다면 알걸세. "


  " 알았다. 라셀이 오면 말해주지. "


  " …그럼 이만 가보겠네. "

 

  란은 왠지 측은해보이는 모습으로 그곳을 빠져 나갔다. 뭔가 중요한 얘길 하려는 모양인지, 그의 얼굴에선 조금의 떨림이 보였다.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그 남자의 얼굴에선 알 수 없는 근심이 보였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눈이 있기에 그걸 표하진 않았지만, 방금 전 이곳을 빠져 나간 란의 얼굴을 보곤 무언가를 눈치 챈 듯한 얼굴이였다. 그는 란의 부탁대로 란에게 그 얘기를 해주기 위해 직접 라셀을 찾아 움직였다. 다른 수색꾼들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갔지만, 역시 괜히 수색꾼이 아니라는걸 몸소 증명이라도 해주는 듯 그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를 바라봤다. 아마도 그들도 조금이나마 느꼈을거다. 왜 그가 이곳까지 왔는지를.

  그 뒤 라셀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는 가까스로 라셀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침 라셀도 일이 간단히 해결되어 곧장 그곳으로 오던 참이였다고 했다. 그는 란이 라셀에게 남긴 말을 빠짐없이 그에게 말해줬고, 란이 자신에게 남긴 말을 들은 라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가던 길을 멈추고 서둘러 마우 마을로 향했다. 그 역시 느꼈을거다. 란이 자신에게 남긴 진정한 의미를.

  마우 마을에 들어선 라셀이 제일 먼저 향한 곳, 그곳은 몇 년 전 리키의 손에 의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여성이 죽은 곳이였다. 왜 란이 이곳으로 라셀을 부른 이유는 란과 라셀만이 알테지만, 그곳으로 불려간 라셀의 표정도 썩 좋지 않은 듯 보였다. 옛날에 있었던 끔찍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는지 라셀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가고 있을 때쯤, 저 멀리서 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미 그는 라셀이 오기 이전부터 이곳에서 라셀을 기다린 모양인지, 꽤나 지쳐보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비장해보이는 듯한 표정으로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의심스러운 란의 모습, 하지만 라셀은 그런 란을 경계하지않고 천천히 그의 앞으로 모습을 내보였다.


  " 지금 온건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일찍 와주었군. "


  " 일이 금방 끝나서 말이야, 그런데 무슨 일이야? 갑자기 나를 보잔 이유가. "


  " 부탁할게 하나 있다. "


  " 부탁? "


  라셀은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란을 바라봤다. 그도 그랬듯이 란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한 적이 없을 뿐더러, 웬만하면 자신의 손으로 일을 끝매듭 짓던 그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한다는걸 놀라울 따름이였다. 더군다나 그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라셀이란 점도 말이다. 라셀은 조금은 당황스러우면서도 허탈한지 웃음을 지으며 란에게 묻는다.


  " 갑작스레 부탁이라니?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야? 아니면. "


  " 그런 류의 부탁이 아니다. 마을엔 아무 일 없고 설령, 있다해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니까. 나는 단지, 네가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대답을 원하는거다. "


  " 뭐…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건 당연하다고 보는데, 대체 무슨 부탁이길래 네가 나한테까지 도움을 구하다니…. 뭐야? 도움이라는게. "


  " 쿠피디타스가 있는 곳을 알고 싶다. "


  " 쿠피디타스? 그거라면 나보다 네가 더 잘 알잖아. 갑작스레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


  그 순간, 란의 말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라셀이 황급히 란을 쳐다보며 말했다.

  

  " 너…설마. "


  " ……. "


  " 말도 안돼…갑작스럽게 무슨 말이야?! 너,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어떤 행동인지 몰라서 하는거야?  "


  "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고, 여기에 있는 라셀, 그리고 다른 수색꾼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


  " 그런 녀석이 어떻게 그런 부탁을 할 수 있어? 그것도 나한테!! "


  " 너 밖에 부탁할 수 있는 자가 없었다. 더군다나 네 녀석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


  " 아니, 나라도 절대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없어. 너는 지금 악마와의 거래를 하려는거라고. 그런 너를, 내 스스로 지옥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으라는거냐? "


  " 너는 그저 찾아주기만 하면 된다. 그 뒤에 일은 오직 나에게 달린 일이지. "


  " 안돼, 무슨 일이 있어도 네가 그런 짓을 한다는걸 용납할 수 없어! "


  " …친구로서의 부탁이라도 말인가. "


  " 절대 안돼, 아무리 네가 발악을 하고 나에게 협박을 한다 한들, 절대로 너한테 ' 그것 ' 이 있는 곳이 어딘지 알려주지 않겠다. 오늘 들었던 부탁은 없었던걸로 한다. 다음부턴 그런 부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라셀은 몹시 흥분한 상태로 그 자리를 떠났다. 란 역시 라셀의 모습을 보곤 더 이상 추궁하지 않겠다는 모습이였다. 하지만 그런 란의 행동을 라셀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마키의 공격으로, 채 막아볼 겨를도 없이 자신의 눈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녀를, 그 또한 눈물을 삼키며 지금껏 버텨왔다는 생각에 라셀은 하염없이 한숨을 내쉬며 마우 마을을 빠져 나갔다. 그러나,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자신의 하나 뿐인 친구이자, 마우 마을에선 없어선 안되는 중요한 인물이 스스로 불나방이 되어 불 속에 뛰어 드는 꼴을 차마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라셀은 가는 길목 내내 발걸음이 머뭇거렸다. 분명 자신이 한 행동은 옳았음을 알면서도, 한 편으로는 찝찝하면서도 허탈한 이 상황을 어찌해야할 바를 모른 채, 그의 묵직한 발걸음은 고요한 대지 위를 걸었다. 




  그 다음날, 마우 마을엔 또 다시 아침 해가 밝았다.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하늘 위로, 조용히 모습을 보이는 작은 구. 그의 움직임에 마우 마을에 하루가 시작된다.

  마을사람들이 분주히 아침을 맞이할 때, 마을 근처를 유유히 떠도는 라셀을 볼 수 있었다. 라셀은 어제부터 기분이 영 착잡한지 안색이 별로 안 좋았고, 아침부터 계속 한숨만 내쉬는 그의 모습에 다른 이들도 절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였다. 그러다가 문득, 라셀은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갑자기 어디론가 성급히 달려간다.

  그가 허겁지겁 달려간 곳은 다름 아닌 란이 묵고 있는 촌장댁, 문 앞에 당당히 서 있던 라셀의 얼굴에 사뭇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는 천천히 문을 향해 손을 올렸다. 그러나 쉽게 문을 두들길 수가 없는지 조금의 망설임이 보인다. 대체 그는 무슨 생각으로 다시 마우 마을을 찾았으며, 제일 먼저 향한 곳이 란이 있는 촌장댁이였을까? 과연, 그는 무슨 결심을 하고 있는걸까.


  " 이곳엔 무슨 일이지? 아침부터 내게 볼 일이 있는건가? "


  문 앞에서 서성거리던 라셀을 향해 누군가가 낯 익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인기척에 슬쩍 고개를 돌린 라셀은 저쪽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란 역시 어제부터 심경이 불편했는지 아침부터 마을 한 바퀴를 둘러본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라셀은 란을 바라보며 아까부터 무언가를 머뭇거리고 있던 말을 조심스럽게 그에게 내뱉어 본다.


  " …어제 네가 내게 했던 말, 계속 생각해봤는데, 결국엔 이런 결론 밖에 나질 않더라고. "

  "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 설마 안된다는 말을 하러 온건가? 그렇다면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었다. 이미 나도 알고 있으니. "

  란은 피식 웃으며 라셀 옆을 지나쳤다.

  " …알려주겠다. "

  " …뭐? "

  " 네가 진심으로 나의 도움을 원한다면, 도와주겠다. "

  아까까지 무언가를 되뇌이며 쩔쩔매던 그의 입술이 가까스로 떼어지며 지금껏 참고 있던 말을 내뱉었다. 그의 등 뒤에서 발걸음을 멈춘 란의 어깨가 서서히 움찔거린다.

  " …그 말,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섣불리 생각해서 짜낸 말이 아닌가? "

  " 너 역시, 섣불리 내게 그런 부탁을 했을 리 없을텐데…. "

  " ! "

  " 쿠피디타스가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 어처피 그것은 우리 수색꾼이 가지고 있을 물건은 아니였다. 원래 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주는 것뿐, 나는 그저 당연한 일을 하는 것뿐이다. "

  " …라셀. "

  "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약속해라. 절대…절대로 후회하지 않겠다고…. 그 이후로 네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해도, 너는 꿋꿋이 참고 이겨내야한다는걸. 그렇게하지 않으면 너는 절대로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 매일을 후회하며, 매일을 울부짖어도, 너는 절대 빠져 나갈 수 없어. 그럼에도 너는 그 능력을 사용할거야? "

  "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그때 그녀를 그 남자의 손에서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만이 남았을 뿐, 나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

  " …알겠다. "

  부들부들 떨려오는 란의 손, 그것을 보고 있는 라셀 또한 긴장을 한 듯,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란과 라셀, 그 두 사람의 얼굴은 아까 전보다 편안해보였다. 하고 싶었지만 차마 시도해보지 못한 것, 하지만 그 시도를 누군가의 도움으로 인해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이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한 책임을 다 짊어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후회만은 남지 않을, 란과 라셀, 그 두 사람은 지금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어디론가 향했다. 이 이후에 벌어질 처참한 결말을 모른 채…아니,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이미 그들은 이후에 생긴 일들에 대해 짐작하고 있으니 말이다. ”
 

  P.s : 1,2화로 나눠서 각각 15편씩, 총 영원의 신념은 '30편' 정도 될거라 예상합니다. 물론 편수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길어지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아마 루에르는 96편에서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물론 별로 안되는 분량이지만 주 2회 연재로 본다면 꽤나 걸릴 듯 싶네요. 아무튼 아무쪼록 완결이 나는 그 날까지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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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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