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4.12 06:18

루에르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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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영원의 신념 - 

1 - 15




  " 내가 분명 그 남자를 로라의 아들이라고 했지만, 실제론 진짜 어머니가 아니야. 그의 어머니는 오래 전에 죽었다. 그리고 그 남자를 란 혼자서 키워왔다. 그러던 어느날 란은 로라를 만나 혼인한 뒤, 로라가 그 남자의 어머니가 된거지. 하지만 그 남자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 남자의 머릿속에는 어머니란 단어는 로라한테는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한거지. 더군다나 란이 죽은 뒤 얼마 지나지않아 로라는 리오크와 혼인했다. 그 때문에 그 남자의 분노는 극에 달았고, 그 결과, 로라가 사랑했던 남자인 리오크를 죽였다. "


  그저 순전히 그 때문에 리오크를 죽였다는 말인가? 하지만 내 상식선에선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다. 어찌하여 그런 이유 하나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가 사랑하는 남자를 죽이다니….


  " 여기까지만 본다 하면 레안은 그저 아버지인 란을 대신하여 벌인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하지만 그 남자는 란을 대신해서 리오크를 죽인게 아니다. 그저 순수히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방법에 불과했어. 정말 그 남자가 란을 위했다면 그 남자를 죽이기는 커녕, 어머니인 로라와 새 아버지인 리오크를 위해 열심히 살았을거야. 하지만 레안은 리오크를 죽였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일꾸어 놓은 마키 족이라는 집단을 손에 넣음으로 인해 그 남자의 계략은 할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

 

  계…략이라고? 그 녀석이 다른 일을 겸비해놓고 저지른 일이란 말이야? 어떻게 그런 짓을 서슴치 않고 저지를 수 있는거지? 라셀에 말을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흥분해버린다. 이성의 끈이 저절로 놓아지는 듯한 충동이 이른다. 잠시동안 이 분노를 사그릴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왠지 이 말도 못하는 떨림은 대체 어찌하여 설명한단 말인가? 이런 내 모습을 라셀도 신경 쓰이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 계속해서 설명한 시간은 없지만, 이것만은 알아둬야 할까싶어 말할게. 어처피 이 말을 하지 않으면 너도 이해하지 못할테니까, 나 역시 상부에서 이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냥 묻어둘 일이였거든. "


  " 대체…무슨 말을 하려는거야? "


  " 로라의 아들 라엔, 하지만 진짜 어머니는 오래 전에 죽었다고 했지? 그렇다면 라엔의 친 어머니이자 란의 부인이였던 그 여자는 대체 누구였을까? 그리고 그 여자는 무슨 일 때문에 죽었을까? "


  " …뭐? "


  " 지금부터 이 모든 것을 말하려고 해. 그래야만이 모든 실마리가 풀리고 너의 마음이 더욱 단단히 굳어질테니까. 그녀의 이름은 ' 로이즈 ', 로라와 마찬가지로 쿠피디타스를 연구하는 사람이자, 라엔의 어머니야. "


  로…이즈?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다. 내가 대체 어디서 그 이름을 봤지?

 

  " 로이즈는 그때도 로라와 함께 쿠피디타스에 대해 연구를 하던 사이였으니까, 종종 각자의 마을에 놀러가기도 했지. 란 역시 마을에 가끔 오는 로라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을거야. 그렇기때문에 로라 또한 란을 믿고 의지할 수 있었을테니까, 그 때문인지 그 세 사람은 사이가 무척 좋았어. 마치 남매인 것처럼 너무나도 행복해보였지. 하하, 나도 참, 이런 얘길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아무튼간에 로이즈와 로라의 정보를 통해 우리 수색꾼들 역시 큰 도움을 받으며 쿠피디타스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로라가 우리 앞에 나타난거야. 평소 때와 같으면 로이즈와 함께 왔었을텐데 말이야. 더군다나 로라는 무언가를 보고 크게 놀란 것처럼 몸이 경직되어 있었고, 두 팔이 바들바들 떨릴 정도로 두려움에 떨고 있더군. 가까스로 로라를 안정시키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로이즈가 죽었다는 말이였어. 그리고 그 로이즈를 죽인 자는 바로 마키였고. "


  라셀, 그 녀석은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나를 놀라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존경심이 들 정도로 나는 너무나도 실의에 빠져 있었다. 더군다나 나를 충격에 빠트린 장본인은 마키라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랄 수 밖에 없었고. 그 녀석, 한 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그런 짓을 하다니…. 


  " 로이즈가 죽은 이유는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이유야. 그저 마우리스 산 근처를 돌아다녔단 이유로 이유 모를 죽임을 당한거지. 더군다나 로라가 보는 앞에서 말이지. 다행히 로라는 로이즈의 부탁으로 어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 모습을 목격했다나봐. 마음 같아서는 당장 가서 로이즈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데. 첫 번째 이유는 쪽수가 너무 많았고 상대는 무기를 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제일 마음 아픈 이유는 두 번째, 마우린에게 살해를 당하는 동안에도 저 멀리서 자신을 위해 달려올 로라에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는거야…당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


  …자신이 죽는 그동안에도 로라를 생각했다는건가. 


  " 그 소식을 접한 란은 몹시 흥분했다. 당장이라도 마우린들을 잡아다 죽여버리겠다는 그를 겨우 말릴 수 있었지. 란이 슬퍼하는 모습을 로라는 지켜볼 수 없었던거야. 나와 수색꾼들 역시 그랬으니까…하지만 그때의 란은 결코 검은 별의 능력을 쓰지 않았다. 잊을 수 없는 고통과 아픔에서도 절대로 그 능력을 써서는 안된다는걸 몸으로 느끼고 있던거야. 나였다면 당장이라도 그 능력을 사용하여 그녀를 살렸겠지만, 그때의 란은 너무나도 현명하고 바보 같은 녀석이였어. 정말 멍청한…그 후 란은 한참을 울부짖다가 마을로 돌아갔어. 그리곤 내색하지않고 평소의 모습처럼 마을에서 도움을 주며 하루하루를 보냈지. 그리고 로라 또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마을로 돌아갔어. 그리고 또 한 번의 비극이 시작된거야. 억울한 죽임을 당한 로이즈의 복수랄까? 로라는 그 일이 있은 후에 자기 발로 마우리스 산을 올랐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그 누구도 몰라, 하지만 어느 날 마우리스 산에서 내려온 로라의 모습은 참혹 그 자체였지. 로라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란 역시 더 이상 그녀를 캐묻지 않았지. 그리고 또 한 번 들이 닥친 끔찍한 광경이 벌어진거야. 그건 말 안 해도 알겠지만…. "


  말…안 해도 알 것 같아. 나 같아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을테니까, 이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평생을 증오하고 미워할 뻔했다. 정말 라셀의 말대로 그들은 어쩔 수 없었고, 도리어 막을 수 없었을거다. 듣고 있는 나조차도 분에 겨워 어쩔 수 없을 상태에 이르렀으니까.

  라셀은 말을 멈췄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이야기며 맨 정신으론 들을 수 없는 슬픈 기억이니까. 하지만 그는 큰 결심을 한 듯 다시금 말문을 열며 못 다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 하지만 그 비극이 있기 전, 또 하나의 비극이 먼저 일어났어. 그것 때문에 란은 더욱 갈팡질팡하게 된거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아들이 그런 일을 꾸밀지는 상상도 못 했을테니까. "


  " 뭐? 그게 무슨 말이야…? "


  " 너, 벌써 까먹은거야? 내가 아까 전에 말했잖아…. "


  …!!
  서, 서, 설마….


  " …라엔은 마우린이였다. 더군다나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집단의 오른팔…. 그리고, 아버지의 명을 거역한 죄로 인해 마을에서 쫓겨난 남자, 자신의 야망을 위해 리오크를 죽여 마키 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비겁한 녀석, 너, 잊지마라. 란의 죽음을 얼룩지게 만든건 마키가 아니야. 그의 아들 라엔이다. "


  정말…미치겠다. 이 이야기를 더 듣고 있어야하는건가? 더 듣지 않아도 충분히 나의 가슴은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지금 당장 나에게 검을 쥐어 준다면, 당장 그 녀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그 녀석의 심장을 뚫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라셀은 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로 나를 진정시켰다. 그래, 내가 이렇게 흥분해 날뛰어봤자 달라지는건 아무 것도 없다. 라셀의 말대로 내가 이 모든 전모를 알지 못하면 나아질 수 있는건 아무 것도 없다. 참자, 참고 들어서 이 모든 일에 책임을 묻게 만들거다.


  " 그 때문에 란은 도통 진정을 하지 못했다. 자신의 아들이 마우린에 들어간걸 참을 수 없었지. 더군다나 마우린을 휘어 잡고 있는 마키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장본인이란걸 알면서도 그 남자는 마우린으로 들어갔다. 더군다나 그 녀석이 마우린에 들어가서 한 일은, 각 마을에 숨겨져 있는 쿠피디타스를 빼돌리는 일, 그리고 그 첫 번째 장소가 바로 마우 마을이였단거야. 그렇기때문에 란은 더욱 쿠피디타스 보안을 강화하며 그곳에 대한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죽임을 당한 로라를 보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지. 그도 그렇듯이 한계에 다다른거야. 그 때문에 그는 절대 해서는 안되며 건들여서도 안되는 장벽을 깨트렸다. 난 필사적으로 그를 말렸어야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모든걸 알고 있음에, 이 남자가 겪었던 모든 아픔과 슬픔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더 그를 말릴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해서는 안될 선택의 기로에 그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망가트리고 말았다. "


  라셀은 이내 말을 멈추며 제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더 이상 말할 기력이 없는건지, 아님 슬픔에 잠겨 목이 메어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나 또한 가슴이 두근거림을 참지 못하고 숨을 가쁘게 몰아 쉬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나는 아무 것도 모른 채로 달려왔다. 세상의 멸망에 대한 이유만을 찾아 달려온 이 길이 오늘따라 너무나도 길고도 짧게만 느껴졌다. 그저 단순히 그 이유만 알게 되면 모든게 가뿐해질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였다. 지금의 나로서는 아무 것도 모르던 그때가 더 행복할 정도로 가슴이 너무 뻑뻑하게 메꿔져 있다. 악순환의 반복, 그리고 또 한 번의 배신과 배신. 대체 그들은 왜 이런 짓을 꾸미면서까지 쿠피디타스에 대한 열망에 빠져 있는걸까? 순전한 자기 욕심? 아니면 이 세상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자부심? 그것도 아니라면 대체 왜 그들은 이런 위험한 일을 하면서까지 그런 짓을 해야만 하는거냐고!!

  " …그 때문에 난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의 멸망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 모든걸 잃고 말았지. 하지만 포기하지않아, 네가 나한테 말했던 것처럼 포기라는 말을 한다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될테니까. 아직은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이 모든 희망을 너에게 걸려고 한다. 네가 이 세상의 구원자가 되라. 너라면 할 수 있다. 아니, 너라면 그 누구도 하지 못 한다. 만약 네가 이 일에서 손을 뗀다면 더 이상 이곳도 현재와 다름 없이 암흑의 길로 저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남자가 이렇게 된 것도, 로이즈가 애꿎은 죽음을 당한 것도, 나와 이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간다는 약속을 란이 죽은 이유도, 그 모든 것의 근원은 쿠피디타스, 그것만 없었다면 이런 비극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모든 것을 없애려는 악과, 그의 맞대응을 하기 위해 쿠피디타스를 지킨 자. 하지만 그 결과는 파멸의 극치였다. 이 모든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선 쿠피다타스를 파괴하는 것, 더 이상 봉인의 문제가 아니야. 봉인을 해도 언젠가는 그 누군가로 인해 다시금 모습을 나타낸다. 그렇기때문에 더 이상 쿠피디타스의 존재를 이 세상에 남기면 안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너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 모든 악순환을 깨트릴 수 있는건 너 밖에 없다. 너에겐 그 누구에게도 없는 무언가가 존재해.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너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루에르, 어떻게 할거냐, 이 세상을 위해 싸울거냐? 아님, 모든 것을 덮어 놓고 현재로 돌아갈테냐!! "


  라셀의 울부짖음이 내 가슴에 비수로 꽂혀 쓰라린 고통을 남겼다. 라셀의 말로 인해 나는 더욱 더 심장이 두근거렸고, 이 떨려오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 선택의 기로 앞에 섰다. 한 곳은 지옥, 또 한 곳도 지옥. 지옥과 지옥, 어딜가든 내가 편히 있을 곳은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다. 어떻게든 둘 중에 하나는 꼭 헤쳐 나가야할 관문. 둘 다 고통에 몸부림 칠 수 밖에 없는 가시지옥일테지만, 그 지옥 중에는 작은 빛이 존재한다. 그 빛을 쫓아 앞으로 걷다보면 언젠간 천국으로 가는 입구로 다다를 수 있겠지. 


  " …. "


  지금 나는 그 선택을 하려 한다. 돌이킬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막다른 길에 서서 말이다.


  " 이 세상을…구하겠다. "


 

  P.s : 영원의 신념 1 종료. 다음화 ' 영원의 신념 2 ' 로 찾아 뵙겠습니다.

  P.s2 : 한 번 뽑을 수 있을 때 원 없이 뽑아야죠. 오늘이 바로 그날인 듯 싶네요. 그 덕분에 영원의 신념 1화를 끝맞출 수 있었습니다. 본래의 스토리를 100% 표현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 남은 부분을 마지막에 모두 풀어 헤쳐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생각하고 있던대로 쓰면 더욱 큰 전율을 줄 수 있었지만….] 아무쪼록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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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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