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암담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쓸쓸한, 그런 나의 이야기가 오늘은 왠지 모르게 여느 때보다 더 그리워져만 갔다. 푸르른 하늘 위로 헤엄치듯 흘러가는 구름들, 그 뒤를 따라 화사한 빛과 함께 자신의 웅장한 모습을 나타나는 태양까지도, 이 모습을 물끄러미 대지 위에서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조금 남들과는 달랐다. 그들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마냥 자신들의 일을 척척 해내는 것일 뿐, 세월이 어떻게 흘러가고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별 상관치않는 무관심의 결정체. 그러나 그들의 행동을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런 나날을 보내기 전부터 나는 줄곧 이런 세상에 대한 의문점을 품고 있었으니까, 그저 나는 그들보다 빠른 관점을 가진 것뿐, 결국엔 그들과 똑같은 인간으로 취급 당할 뿐이다.
「 바스락 」
이제 곧 가을이다. 가을을 맞이하는 발걸음이 빨라지는 만큼, 나뭇가지에 매달린 오색의 나뭇잎까지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마치 하루 일과를 정리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하늘에 태우는 태양처럼, 그들도 그의 뒤를 따르려는 것일까, 그 뒤에 떠오르는 둥그스럼한 예쁜 달의 모습을 닮기 위해 노랗게 빛나는 그 역시도 달의 뒤를 따르려는 것일까, 그저 나는 웃음을 지을 뿐이다. 그들이 어찌되고 그들이 어떤 삶을 보낸다 한들, 나와는 결코 와닿지않는 일이테니까.
「 띠링 」
카페 안은 언제나 고요한 침묵을 찾는 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하늘 위로 뭉개 뭉개 피어 오르는 담배 연기와 더불어 그윽하게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커피의 달콤한 향기, 담배 연기 그리고 커피의 어울리지않지만 그렇다고 썩 나쁘지않는 조합에 나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 테이블에 앉아 점원이 오기까지를 나는 창 밖에 보이는 세상을 바라볼 뿐이였다.
나만의 감성에 충분히 젖어 있을 때쯤, 나의 옆으로 다가오는 점원, 그가 내미는 갈색 빛깔의 주문판만이 그의 손에서 밝게 빛날 뿐이였다.
나는 가볍게 카라멜 마끼아또를 시켰다. 달콤하면서도 깊은 고독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였기 때문에 내가 요즘 들어 자주 이 카페를 찾는 이유다. 다른 카페와는 달리 이 카페만의 향이 담겨져 있다고 해야할까? 다른 카페에서는 절대로 따라올 수 없는 비법이 커피의 향을 더욱 향기롭게 만드는 듯 싶었지만, 그건 나의 과한 생각일 뿐, 커피는 그저 커피일 뿐이니까.
약간의 마음의 안식을 취하고 밖으로 나오는 길, 아까와는 달리 조금은 누그러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바쁘면서도 느긋한 그들의 발걸음, 뭔가에 쫓기는 듯이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길을 걷던 그들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의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평온한 빛을 띄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나도 따라가는 것일까, 카페에 들어서기 전의 기분과 카페를 나온 뒤에 느낌이 아까와는 사뭇 다른 차분함이 느껴진다.
「 바스락 」
나뭇잎이 힘 없이 바스라진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려 부서진 나뭇잎의 잔해가 하늘 위로 흐트려진다. 허공 위에 떠올려진 나뭇잎, 그리고 그의 비상을 도운 바람의 미소가 싱그럽게 흩날린다.
" …. "
나도 내심, 이런 세상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삭막하지만 한 편으론 그렇지않는, 우리네의 삶처럼…말이다.
P.s : 오늘 문학시간에 선생님이 저보고 글짓기 대회에 나가보지않겠냐고 권유를 하시더군요. 1등 상금이 무려 180만원이라 하시더군요. 하지만 신청하지않았습니다. 대회에 나가기엔 부끄러운 필력, 만약 제가 소설가가 되겠다면 무조건 나갔겠지만 저는 그러할 용기가 없네요. 소설가로 살아가기엔 너무나도 힘든 세상,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없는 이런 세상,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저는 저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네요. 고3, 이 글자가 얼마나 큰지 몰랐으나 요즘 들어 아니, 고2 말부터 심히 걱정이 되더군요. 과연 내가 이 사회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을까하고요….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취업 못하면 한강 둔치에서 변사체가 되어 뉴스에 뜨겠다는 말을 하지만, 마음은 그리 편하진 않더군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체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를 말이죠. 정말 제가 소설가가 되려 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하지 않았겠죠. 하아…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어떻게 해내야할지, 일단은 지금도 쓰고 있는 소설부터 완결을 내는게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랜만에 하는 장편작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작품일 수도 모르기에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아무쪼록 부족한 실력이나마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s2 : 요즘 감자칩 하나 사먹는 것도 더럽게 비싸더군요. 세상이 변하는 만큼, 우리의 추억들까지도 변하는게 아닐지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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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05:37
그저 나는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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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중에 님처럼 글쓰는 사람은 극 소수 한번 나가보셔서 님이 지금 어느 위치에 있나 한번 테스트 해보심이 좋을 것 같은데
추억이라.. 뭐 이제 이 사이트도 추억이 될날이 멀지 않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