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4.20 05:46

루에르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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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이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루에르

- 영원의 신념 - 

2 - 3



  …다시 돌아갈 수 없단…말인가.

  다시 생각해도 정말로 암담한 결과다. 더군다나 내가 실패하면 바로 모든게 끝이 나다니…이런 중압감을 내게 남기고 그 녀석은 뭐가 그리 바쁜거냐, 내가 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거냐? 아니면 아직 네게 남은 일들이 많이 남은거냐. 이해는 한다. 하지만 쬐금은 서운한 마음도 있다. 내 의사도 제대로 물어보지않고 지 멋대로 결정내린 그 녀석이 한 없이 미워지려하지만….


  “ 이 세상을…구하겠다. ”


  라고 말한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니까…뭐라 반박도 못한다. 단지 내가 너무 섣불리 판단한 일이 아닐까하는 막심한 후회도 있다. 그러나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그 말이 아니라면 도통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고, 내 발 끝부터 솟구치는 분노 때문에 나의 신중함은 한풀 꺾였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누가 뭐라해도 그때 내가 한 행동에 대한 후회는 없었다. 망설임도 없었으며 앞으로 생길 모든 책임을 내가 전임하겠다는 의지를 지녔었다. 비록 지금와서 약간의 서운함만이 있을 뿐이다. 아직 내가 모르는 것도 산더미고 그 녀석이 알려준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더군다나 나머지 진실을 알기 위해선 로라를 만나서 이 모든 일들을 해명해야 한다는게 조금은 까다로울 뿐이였다. 

  걷다보니 하늘에 맺힌 달이 그렁그렁하다.금방이라도 톡하고 떨어질 것만 같은 그의 눈빛이 다른 날들보다 더욱 빛이 감돌았다. 그의 시선이 닿는 길마다 나의 발은 오직 그가 닿은 길만을 향해 걸어갈 뿐이였다. 

  그렇게 한참을 걸으니 나의 목적지인 마우리스 산이 눈 앞에 나타났다. 아니 정확히 설명하자면 내가 그 앞까지 걸어온게 되겠지만, 그런데 오늘따라 모든 것이 커다랗고 무겁게만 느껴졌다. 몇 번이나 올라갔고 몇 번이나 내려보았던 이곳, 그러나 이곳 마우리스 산마저도 다른 날과 비해 너무나도 장엄한 기운이 흘러 넘치는 듯 싶었다. 


  " …. "


  이곳을 올라가면 로라가 있을까, 아님 그들이 남긴 흔적만이 마우리스 산에 홀로 남겨져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의 짐작에 의해 여기까지 걸어왔지만 제대로 확신이 서지않는다. 어찌보면 너무 단순하면서도 진부한 생각이였다. 그들이 그저 마우린과의 관계가 있다고 해서 이곳에 온다는건 다른 누구에게도 쉽사리 눈에 띄는 행적일텐데…정말 이곳에 그들이 있을까? 올라가기 전, 몇 번이나 고민하며 서 있던 나의 모습엔 ' 후회 ' 라는 그림자가 어둑어둑하게 물들기 시작하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론, 나는 지금까지 한 번의 후회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미련하고 내가 책임지지 못한 일에 대한 슬픔만이 있었을 뿐, 모든걸 포기하면서까지 무언가를 이루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이미 이 세상이 멸망한 그날부터 우리의 삶은 불투명해졌다. 앞이 보이지 않고 내일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암흑만이 잔뜩 깔린 무(無)의 세계, 그런 세상에 무엇을 바란다고 눈물을 흘리겠는가? 그건 그저 미련한 짓이며, 한심한 자의 추악한 뒷모습일 뿐이다.


  " …. "


  …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키지가 않는다. 정말 내가 자부했던 것처럼 나는 단 한 번도 후회를 한 적이 없었을까? 그저 나를 포장하기 위한 말에 불과하지 않았나? 내가 여기서 멈춘다면 내 미래도, 앞으로 내가 해내야 할 일도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사실에 나는 나 자신을 무언가로 잠궈 놓은걸까?


  " …. "


  …나는 꽤 오래 전부터 후회라는 말을 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내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내 눈에 띄지 않았을 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내 등 뒤에 가려진 그림자 속, 검은 구의 형상을 띈 물체가 나타나 홀연히 나의 몸 속 안으로 흡수된 모습, 나 혼자만이 느끼지 못한걸 수도 있다. 후회라는 단어를 계속 생각하면 할 수록 내가 더 비참해지니까…떠올리고 싶지 않던 옛 이야기들이 하나씩 하나씩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니까…난 그게 싫었던거다. 다른 이들도 늘 생각하는 아름다운 옛날의 향수, 하지만 그 기쁨 속에 숨어들은 작은 슬픔, 나는 그것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거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안의 자물쇠에 스스로 열쇠를 걸어 잠궜던 것이다. 그러나 그 자물쇠가 조금씩 망가지기 시작하면서 내 안의 틈을 메꾸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일탈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뒤로 불어닥친 갖은 고통과 괴로움, 이것을 이겨내야만 나는 한 걸음 진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닥친 상황이야말로 내가 진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 나는 이 발판을 뛰어 넘어 한 단계 더 진보한 나를 만들어야 한다.


  " 다, 당신은…. "


  " …. "


  드디어 나는,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로라를 만날 수 있었다.


  " 당신이 여길 어떻게…. "


  금방이라도 마우리스 산 전체를 불 태워버릴  휘날리는 모닥불 옆으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로라를 볼 수 있었다. 로라는 내가 라셀과 함께 밖으로 나간지 얼마 안되는 시간 안에 끌려 왔는지,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한 신발만이 애처롭게 그녀의 발에 걸려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신발을 제대로 그녀의 발 안으로 집어 넣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걸었기에 그녀의 발은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또 한 번의 화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였다.


  " 밤 공기가 어제보다 더 차네요. 이만 돌아가요. "


  " 그건…. "


  그녀가 망설여지는 발걸음으로 나의 손을 가볍게 뿌리쳤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 저는…갈 수 없어요. 제가 가면 돌이킬 수 없게 되요. "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 …이미 저는 그와 약속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의 말을 거역했다간 모두 죽임을 당할거에요. 그러니까, 그가 당신을 발견하기 전에 어서 이곳을 벗어나세요. "


  " 로라…. "


  그녀의 슬픈 뒷모습이 더욱 나의 가슴은 쿡쿡 찔러왔다. 대체 그녀가 그 남자와 한 약속이 무엇이기 때문에 로라가 저렇게 불안에 떨고 있는거냔 말이야.


  " …미안해요. 저를 찾기 위해 겨우 여기까지 오신 것 같은데,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금방 돌아갈 수 있을테니까요…. "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안심시키려하는 그녀의 모습이 애처롭게만 느껴졌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으며, 이후 자신이 온전하게 돌아온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모습이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나를 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나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어한다. 그의 눈에 띄어 애꿎은 내가 행여나 다칠까싶어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다. 이미 나는 이곳을 올라 섰을 때부터, 혼자가 아닌, 둘이서 내려오기를 다짐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손은 또 한 번 붙잡았다. 그리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이끌며 자리를 이탈했다. 그녀는 이러면 안된다며 당황한 듯 소리친다. 나는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그 손을 놓고 이대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손을 놓으면 모든게 끝이 날거라는 암담함이 있었기에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는 나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자신의 손을 잡은 나의 손을 그녀는 꼬옥 잡으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도움을 나는 절대로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아니 내가 더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솔직한 마음을, 그리고 그녀가 하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을 말이다.


  " …꼭 도와줄게요. 피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당신을. "


  이번만은…꼭 지켜줄게.




  로라를 만난 나는 서둘러 마을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했다간, 그들을 언제 다시 마주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이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주변으론 그들의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에 일체의 망설임 없이 내려왔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게 흠이다. 아직도 이 근처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로라의 증언에 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저런 불안감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나의 머릿속을 혼란시키지만, 그저 지금은 이 산을 벗어나 라셀과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 로라름 무사히 데려가는 것, 그것만이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다.

  한참을 내려가던 도중, 슬쩍 로라를 돌아본 나는 꽤나 지친 로라의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로라는 괜찮다며 계속 내려가자며 말했지만, 나는 그런 로라를 강제로 바위 위에 앉혀 놓으며 잠시 쉴 것을 강요했다. 이럴 시간이 없는건 잘 알고 있지만, 이 상태로 계속 내려가봤자 결과는 똑같다. 잠시나마 쉬게하므로써 약간의 피로를 푸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오래 쉴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로라의 짐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난 뭐든 해줄 것이다.

  

  " …. "


  " …. "


  그런데…엄청 어색하다. 전에는 못 느꼈는데 이 소녀가 로라라는 것을 안 뒤부터는 왠지 모를 멋쩍은 분위기가 소리 없이 흐르고 있었다. 한동안 지속된 어색한 침묵에 나는 헛기침을 하며 이 분위기를 깨트리려 애썼고, 로라 또한 이런 분위기가 꺼려지는지 슬쩍 나무에 등을 기대어 서 있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


  " …왜 저를 구하러 오신거죠? "


  그녀를 데리고 왔을 때부터 예상했던 질문이자, 한 편으론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를 애매한 질문이였다. 하지만 이 상황까지 다다랐으니 조금은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말이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나는 슬쩍 그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 "


  역시나 아직까지도 대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 대답 없이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리들은 서둘러 시선을 회피하며 더욱 어색한 분위기에 기름을 칠한 듯 싶었다. 그 덕분에 조금만 있으면 손발이 오그라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 딱히…이유 같은건…. "


  ' 없었다. ' 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찾은 이유는 단 한 가지. 라셀이 가르쳐주지않는 진실의 일부분을 알기 위해 그녀를 찾아 여기까지 온거였다. 그리고 그녀를 만남으로써 모든 진실의 실마리를 잡기 위한 것이였었고.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선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왠지 그녀의 기대를 산산조각 내버리는 대답이랄까? 조금은 무언가를 원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로라를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문제였기에 나는 조금은 머뭇거려지는 대답을 슬그머니 그녀에게 속삭였다.


  " …너를 구한 이유, 그건 란의 부탁이기도 했어.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유언이기도 했었고…. " 


  결국…이런 말까지 하고야 만건가…. 


  " …그게 무슨…. "


  적잖이 당황한 듯한 로라의 얼굴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떨구며 오랜시간, 나의 머릿속을 장악하던 한 마디를 기억해내었다.


  " …. "


  “ 내 딸, 로라를 부탁하네…. ”


  그건, 란이 내게 남긴 첫번째 부탁이자, 마지막에 란이 죽기 전 남긴 유언이기도 했다. 


  " …. "


  그동안, 잊고 싶었다. 이 한 마디가 얼마나 나를 곤경에 빠트리고 혼란에 빠트린게 얼만가 싶다. 하지만 결코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않는, 달콤한 유혹보다 더욱 흘겨 지나갈 수 없었던, 나는 그의 말을 그의 딸에게 넘겨준 격이 된건가….

  또 다시 짙어진 침묵의 시간, 그리고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는지, 그녀의 낯빛은 하늘의 달빛을 가릴 정도로 어두웠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그저 란이 내게 남긴 말을 그대로 그녀에게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텁텁함에 저절로 고개가 가로 저어질 뿐이였다.


  " …란을 아시나요? "


  오랜 침묵을 깨트리고 로라는 나와 란의 관계에 대해 알고 싶은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그녀의 표정에, 나의 마음은 더욱 더 무거워져만 갔다.


  " …그는 그 누구보다도 마을을 사랑했다. 그 때문에 그가 있던 마을엔 늘 활기가 찼고, 마을사람들의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했다. 나 역시 그 때문에 많은걸 배웠고, 그가 있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든든했어. …그리고 그 누구보다 로라, 당신을 사랑했었고…. "


  내 얘기에 말없이 귀를 기울이던 그녀의 어깨가 살짝 움찔거린다. 그리곤 이내 나를 슬며시 돌아보며 그녀가 물었다.


  " 저를…처음부터 알고 있었나요? "


  나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녀를 본 직후에 느낀 감정은 아무 것도 없었다. 놀라움, 기쁨 등,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녀라 생각하고 가볍게 여긴 감정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녀의 모습에 잠시 넋이 나간 적도 있었지만…하지만 그런 감정을 느낀건 본능이였을까? 그녀가 로라라는 사실을 나는 모르지만 나의 육감만은, 그녀가 로라라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이겠지. 단지 내 스스로가 그것을 자각했을 때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로라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그리고는 먼 하늘에 떠오른 둥근 달을 바라보며 깊고도 희미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당신은 저보다 더 란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군요…그 점을 보니 당신이 얼마나 란과 가까웠던 사람이였는지 알 수 있어요. 하지만…그는 그저 죄인일 뿐이에요. 이 세상의 흐름을 깨트린 범인일테죠. "


 " 그건 다 당신을 위해서 한 일이였어요. 허무하게 죽은 당신을 살리기 위해 란은 해서는 안될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고요. "


  " …그건 그저 핑계에 불과해요. 그저 나를 이용했을 뿐, 그이는 처음부터 쿠피디타스의 힘을 시험 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에요. "


  " 이용이라니…란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신 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죠? 란은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


  " 아니요, 그는 오래 전부터 꿈 꿔왔어요. 자신의 손으로 쿠피디타스를 실현 가능한 물체로 만드는걸 말이에요. 그 일을 행하기 위해 란은 저를 살린답시고 쿠피디타스를 사용했고, 그 결과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이 닥치고 말았어요. 그건 당신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일텐데요? "


  " …그건. "


  로라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의 심장을 꿰뚫는 비수마냥 뜨겁게 타올랐다. 어찌하여 로라가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자신을 살린 란을 죄인으로 취급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이 사실을 알았을 때 흘러 내리는 그녀의 눈물을 바란건 아니였지만, 이런 상황을 대체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한단 말인가?


  " 그건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흔적일 뿐이에요. 란의 죄는 씻어낼 수 없어요. 오로지 그의 죄는 그의 후손이 대대로 물려질 뿐이죠. 저 또한 그가 저지른 행동 때문에 제 후손마저 그의 죄를 이어가게 됬지만…. "


  " 어떻게 그런…. "


  "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저는 정말로 란을 사랑했고, 그이가 죽었어도 그이를 사랑했던 마음은 변치 않으니까요…저는 그저 그이가 남긴 죄를 대신해 갚아갈 뿐, 그이를 탓하거나 원망하지않아요. "


  …!


  " 앞으로도 저는, 그이의 죄를 갚기위해 주변에 힘들어하는 마을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갈거에요. 그 모습을, 란 또한 원하고 있을테니까요…. "


P.s : 한 번 글짓기 대회에 나가보려 합니다. 상을 타든 못 타든 간에, 한 번쯤 그런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니까요. 물론 타면 좋겠지만, 저의 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상을 타는건 힘들거라 보네요. 더군다나 손으로 쓰는 수필 작업이니만큼, 키보드를 두드리는 필력보단 떨어질거라 보이고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조금은 망설여집니다. 아직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 곰곰히 생각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아무쪼록 12편 밖에 남지 않은 루에르, 완결이 나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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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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