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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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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첫 번째 기일. 나는 여느 발걸음과 달리 무거운 미소로 그녀가 잠들어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가 벌써 내 곁을 떠난지도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마냥 내 곁에서 꽃처럼 활짝 핀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던 그녀, 하지만 그녀의 미소가 천천히 수그러들수록 나의 근심은 더욱 더 커져만 간다.
  "미안…나, 죽을 것 같아."
  "무, 무슨 헛소리야?! 죽긴 왜 죽어!!"
  " 하지만…이미 늦었는걸."
  "웃기는소리마! 넌 내가 살려, 그러니까 함부로 죽는다는 말 하지마!!"
  "…고마워."
  그녀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그 웃음이 나에게 얼마나 큰 죄책감을 주었는지 모른다. 그때 그녀를 데리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이러한 결말을 낳지 않았을텐데…. 하루가 멀다하고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날은 다른 날보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뭐, 그건 당연한걸지도 모르지만.
  "아인님!"
  봉긋하게 솟아오른 그녀의 무덤 앞에 낯 익은 얼굴 하나가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말 없이 고독을 씹으며 그녀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나는, 나에게 반가운 듯 손을 흔드는 한 꼬마를 보며 적잖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너는…."
  그녀의 무덤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 아리나 '. 1년 전 죽은 아리아의 여동생이였다. 그녀는 아침 일찍 언니를 만나러 이곳에 왔는지, 그녀의 무덤 앞엔 그녀가 살아 생전에 좋아했던 꽃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언니를 만나러 오신건가요?"
  "뭐…그래."
  "이야, 이거 의왼데요? 아인님이 언니를 만나러 여기까지 왔다는걸 알면 언니가 엄청 기뻐할거에요!"
  과연 그 녀석이 내가 왔다고 그렇게 기뻐해줄까? 살아 생전에 그 녀석에게 한 말은 ' 닥쳐, 싫어, 안해 ' 란 비교적 저급한 단어들 밖에 사용한 기억 뿐인데 말야. 뭐, 그래도 오랜 친구 사이니 조금은 기뻐해줄지도 모르지. 더군다나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친구인 내가 와줬으니 기뻐하지 않으면 그건 너무나 건방진거라고.
  " 후후…. "
  그런 생각을 하니 왠지 내 자신이 우쭐해지는 기분이다.
  "그런데 아인님, 혹시 우리 언니를 만나러 오셨는데 설마 빈손으로 오신거에요?"
  실실 웃고 있는 나를 쳐다보던 아리나가 내 두 손에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는걸 보고는 살짝 두 눈을 부릅뜨며 내게 묻는다. 주위에 무언가 날카로운게 떨어져 있으면 금방이라도 내 심장을 꿰둟고 언니와 함께 나란히 묻어 버릴 것만 같은 섬뜩한 기운이 느껴진 나는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속으로 숨긴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꽃 같은거, 그 녀석이 좋아할리 없어."
  "에에?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우리 언니가 얼마나 꽃을 좋아하는데요! "
  "…글쎄, 아마 그 녀석은 내가 가져다주는 꽃이라면 질색을 할걸. 전에도 그랬으니까."
  "아니에요! 언니라면 아인님이 가져다 주시는 꽃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아리나는 치켜뜬 두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는 아리나의 행동에 잠시 당황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슬쩍 그녀의 무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무리 내가 꽃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네 동생이 가져다 준 꽃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도 초라할 뿐이야. 더군다나 네 녀석이 좋아하는 꽃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설령 너를 위해 꽃을 준비한다해도 내 마음이 편치 않으면은 받는 너 또한 기분이 언짢을거 아니냐. 그러면 당장이라도 무덤에서 튀어나와 백골이 된 네 두 손으로 내 목을 부여 잡고는 내 얼굴이 보랏빛으로 물들때까지 놓아주지 않을테지. 그걸 앎에 이렇게 빈손으로 왔건만, 네 동생이 너의 힘을 물려 받아 나를 죽이려 드는구나.
  "아시겠어요?"
  "응? 아, 그래."
  혼자서 무언가를 열심히 떠들고 있었는지 꽤나 지쳐보이던 아리나가 내게 물었다. 딴 생각을 하느라 그 녀석이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질 못했지만, 여기서 ' 뭐라고 하셨죠? ' 라고 말할 시 벌어지는 일이 안 봐도 비디오니 괜히 여러 번 사람을 골치 아파지게 할 필요성을 못 느낀 나는 반쯤 패닉 상태에 빠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다음번엔 조심해주세요. 만약 그때도 아무 것도 안 들고 오시면…."
  "응, 꼭 들고 올게."
  너의 사지를 비틀어서 크림을 맛보고 우유에 퐁당해버린다는 그녀의 살기 어린 눈빛에 나는 황급히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언니와 좋은 시간 되세요~!"
  명랑한 웃음을 흘리며 저 언덕길로 사라지는 아리나를 보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좋은 시간을 보내라니…. 나보고 귀신이랑 소개팅이라도 하라는 말인가…. 그나마 다행이다. 그날 이후로 축 처져있는 모습을 보였던 아리나가 저렇게 활발한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금방이라도 제 목에 목줄을 감고 아리아와 함께 극락의 세계로 갈 것만 같은 초췌한 모습에 많이 긴장을 하고 있던 차였는데. 저렇게 활기찬 모습을 보이니 정말 다행이다.
  "…."
  아리나가 다녀간 나는 아리아와 단 둘이 남았다. 단 둘이 남았다고 보기에는 조금 그러한 부분이 있지만 어찌됬건 1년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만남이니 조금은 경건한 자세로 임하려 한다. 일단은 절부터 하는게 먼저일까?
  "죽을래?"
  어디선가 나의 목숨을 위협하는 목소리가 들린 듯 싶었으나, 내 주위엔 그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상한 기분이 든 나는 하려던 절을 그만두고 조용히 그녀의 무덤 앞에 천천히 엉덩이를 깔고 앉아 그녀의 무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냐?"
  아리아는 아무 말도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는게 어딨냐? 가더라도 네 동생과 작별인사라도 나누는게 언니로서의 도리 아니냐?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그렇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거냐…."
  돌부처상이 된 아리아와 대화하던 도중 나도 모르게 눈가에 작은 입자가 맺힌다.
  "…내가 구해준다고 했음에도 왜 너는 그렇게 떠나 버렸냔 말이다…. 그렇게 내가 못 미더웠던거냐?"
  '….'
  "…말 좀 해라, 네가 아무 말도 안하니까 나 혼자 떠드는 것처럼 보이잖아."
  '….'
  "…."
  한참동안 바닥에 앉아 말 없이 한숨을 내쉬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이곳에 있어봤자 내 기분도 꿀꿀해질 것 같고, 나 혼자 혼잣말을 하는 것만 같아 왠지 지지리궁상 맞다. 
  "아리아, 다음에 왔을 때도 오늘처럼 아무 말 하지마라. 괜히 더 미련만 남을 것 같으니까…."
  "아인님, 여기에 계셨습니까?"
  저 멀리 수풀 사이에서 모습을 보인건 주군의 곁을 항시대기하려고 마음 먹던 마르코였다. 그는 몹시 상기된 얼굴로 저 멀리 언덕길로부터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내 쪽을 향해 달려온다. 무슨 급한 상황이라도 벌어진걸까? 그의 얼굴에선 꽤나 바쁜 현대인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형상으로 내 앞에 멈춰선다.
  "무슨 일이지, 마르코? 이런 이른 시간부터 나를 찾아온 이유가."
  내 물음에 마르코는 숨을 헐떡이며 주군께서 내게 급히 내게 전할 말이 있으셨다며,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종이쪼가리를 내게 건넨다. 썩 받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마르코의 수고를 봐서라도 한 번쯤은 읽어주는 예의를 보여줘야할까싶어 나는 조심스럽게 그가 건넨 종이를 펼쳐 보았다.
  ‘아침부터 미안하네만, 필히 자네에게 할 말이 있으니, 이 쪽지를 보는 즉시 내게 오게나.’
  과연, 짧고 간결한 말이로다….
  "주군께서 아침 일찍 내게 이 쪽지를 보내라고 하셨나?"
  "네, 제가 막 꿈 속에서 제 이상형의 여자와 함께 수영장에 가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찾아오셔서 제게 이 쪽지를 건네주셨습니다." 
  마르코, 그의 얼굴에서 슬픔이 느껴졌다.
  주군께서 잠자는 마르코의 달콤한 휴식까지 방해하면서까지 내게 이 쪽지를 보내신걸 보면, 주군께선 뭔가를 염려해두고 한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평소에는 이 나라 정체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던 그가 아침부터 일찍 펜을 잡아 내게 이런 쪽지를 보낸걸 보면, 그냥 넘어가기엔 조금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뭐, 나도 그가 무슨 일을 하던 상관을 하지 않은 터라 별 달갑지 않은 소식이긴 하지만, 그가 갑자기 나를 만나자고 한걸 보면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하려는게 분명하다. 썩 마음이 내키진 않지만, 이래뵈도 주군의 명이니 따르는 수 밖에 없는건가….
  "그런데 마르코, 넌 내가 이곳에 있다는걸 어떻게 알았지? 나 이외에 그 아무도 내가 이곳을 간다는걸 모르고 있을텐데."
  "아리나님께서 아인님이 이곳에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리나가?"
  하아…. 그 꼬마 녀석, 꽤나 귀찮은 짐을 내게 던져주고 가셨구만….
  "알겠다. 지금 주군을 뵈러 가지. 그런데 주군께선 어디에 계시지?"
  "아침 일찍 아리따운 여성분과 한 잔 하신다며 속히 주점으로 가셨습니다."
  ….
  "알았다. 그럼 주군께 가보도록 하마. 그리고 미안하다."
  "아, 아니에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뭐."
  그거 말고, 네 꿈을 방해한게 미안하다고….

  「」

  "주군, 부르셨습니까?"
  "오, 아인 경, 이제야 오는구만?"
  주점 안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만취된 주군의 얼굴이 떡하고 내 시야에 들어온다. 한 여성과 함께 주점에 들어갔다는 마르코의 말이 무색하게도 이미 오래 전 그 여자는 떠났는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혼자 와인병을 들고 있던 주군의 얼굴에서 마르코와 비슷한 슬픔이 보였다.
  "이미 많이 취하신 것 같습니다. 이만 돌아가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까"
  "아니야, 아니야, 아직 아인 경과 한 잔 할 여유는 된다고."
  금방이라도 테이블에 머리를 받고 졸도를 할 것만 같은 모습인 주군이 내게 와인잔을 건네며 그 위로 불그스름한 와인을 따라낸다.
  "감사합니다."
  "우리 사이에 감사는 무슨, 자 마시자고."

  「」

  "그런데 주군께서 아침 일찍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술잔을 기울던 나는 슬쩍 주군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땅콩을 입 안에 쑤셔 넣다시피 털어 넣던 주군이 나의 물음에 잠시 행동을 멈추며 쓰윽 나를 쳐다본다.
  "우리 사이에 이유가 필요한가?"
  "그런건 아니지만, 아침부터 부르신걸 보면 무슨 이유가 있으실거라고…."
  "물론, 자네에게 부탁할게 있긴 하네만…."
  뭔가를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취하는 주군을 보며 슬쩍 의심스러운 낌새를 느꼈다.
  "자네가 내 부탁을 들어줄지는 잘 모르겠네."
  나를 바라보는 주군의 얼굴이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널 내 옆에 두고 많이 많이 사랑해주겠어라는 묵언의 협박을 가하는 그를 보며 나는 살며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주군의 명이라면 어떠한 일이라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마음에 두지 마시고 저에게 털어 놓으십시요."
  별로 내키진 않지만, 그래도 이 나라의 주군이 심기가 불편하면 서로가 좋을게 없으니, 내 힘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들어줄 생각이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든 와인병으로 나팔을 불 듯 입 안에 쳐 넣으며 기분이 좋다는 듯 방긋 웃으며 테이블 위로 와인병을 내려 놓는다.
  "그렇게 말해준다니 고맙네, 뭐 자네에게 부탁할건 별건 아니지만, 자네가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는 본격적으로 내게 의뢰를 하려는듯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 전에 자네가 자주 왕래하던 숲이 있지 않은가? 며칠 전부터, 그 숲에 다녀간 사람들이 하나 같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 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말이야…."
  "레오스 숲…말씀이십니까?"
  "그래 맞아, 레오스 숲, 아무튼간에 그곳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아서 말인데, 자네가 내 대신에 그 숲에 가서 그동안 있었던 소문의 전말을 밝혀주는게 어떤가? 자네가 그 소문의 진상을 밝혀준다면 그동안 두려움에 떨고 있던 백성들에게 그만한 희소식이 어딨겠는가? 어떤가, 한 번 해볼텐가?"
  "해보고 자시고가 어딨겠습니까, 주군의 명이라면 따를 수 밖에요."
  "정말인가? 하핫, 역시 자네는 짱 멋지단 말야.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녀석들 말고 자넬 먼저 찾을걸 그랬어."
  "그게 무슨 말씀인지…."
  "사실은 말야, 내가 자네에게 부탁하기 전에 다른 녀석들에게 이 의뢰를 부탁한 적이 있었거든. 그런데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은걸 보면 아직도 그 괴물과 고전 중인 것 같은데, 뭐 이젠 상관 없지. 자네 같은 유능한 용병이 몸소 출전해줄테니 말이야. 자자, 뭐하나? 실컷 마시지 않고, 오늘은 내가 쏠테니 배 터지게 마시게나!"
   크, 큰일이다…. 그들이 정말로 ' 그 녀석 ' 이 있는 숲으로 향했다면…아마 그들은 다신 이곳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젠장, 왜 이런 일을 나한테 먼저 알리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이 의뢰를 맡긴거지? 아무리 뛰어난 전사라 하더라도 그 녀석을 상대로 맞서기엔 불가능하다. 그 녀석은 나를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낸 녀석이기도 하니까.
  "너…이토록 무모하게 나에게 덤비는 이유가 뭐지?"
  "그건 네가 나한테 맞서는 이유와 동일하다."
  "대체, 네 녀석이 내 앞을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래야만 네 자신을 속죄시킬 수 있으니까…. 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이 죄는 씻어도 씻겨지지 않는 중죄에 성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힘으로 너를 이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
  "그건, 불가능해. 이미 너희들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해왔어. 그런데 갑자기 나타나서 그런 시답지않은 말로 나를 현혹시키는거냐!!"
  "…역시 이럴 수 밖에 없는건가."
  그 뒤로 나는 가까스로 그 녀석에게 이길 수 있었고, 그 후로 그 녀석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살아갈 것을 약속한 뒤 유유히 모습을 숨겼다. 그리고 그 뒤로 그 녀석을 만날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녀석이 다른 사람들에게 모습을 나타낸걸 보면 뭔가 이유가 있음이 틀림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 녀석이 사람들을 해할 이유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 벌컥 」
  주점 한 곳에서 와인잔으로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주군을 향해 누군가가 신속히 달려온다. 그는 주군을 모시던 따까…전사로, 늘 주군의 곁을 맴돌며 행여나 주군이 자질구레한 일로 다치게 될까봐 오매불망 걱정하던 남자였다. 그런 그가 저렇게 식겁한 표정을 하고 달려온걸 보면 무언가 대단한 일이 벌어진게 분명했다.
  "주, 주군! 크, 큰일 났습니다!!"
  그의 말에 주군이 태연한 얼굴로 그에게 말한다.
  "왜 그러나? 혹시 마을에 예쁜 아가씨라도 나타난건가?"
  "그, 그게 아닙니다! 전사들이, 레오스 숲에 갔던 전사들이 하나 같이 팔과 다리를 잃은 채로 나타났단 말입니다!"
  "뭐, 뭣이라?!"
  " 지금 마을에서 전사들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아우성입니다. 속히 발걸음을 재촉하셔야 합니다!"
  "아, 알았네. 지금 당장 가도록 하지. 아인 경, 내 나중에 다시 말하지. 자네, 어서 나를 그 장소로 안내하게!"
  그동안 먹었던 술이 확 깬 듯, 평소의 얼굴빛으로 돌아온 주군이 허둥지둥 그 남자를 따라 주점 밖으로 나선다. 홀연히 사라진 그들을 뒤로 한 채, 나는 조심스럽게 테이블에 놓여진 와인병을 들어 천천히 와인잔에 기울이며 이내 붉은 빛을 띈 와인잔을 들어 깊숙히 목 안으로 와인을 넘기던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이 사라진 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서둘러 주점 밖으로 뛰쳐 나갔다.



  P.s : 루에르 완결 후, 연재하려던 소설입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즐감하세요~!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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