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5.05 08:40

부흥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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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무언가를 잃는다면 슬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 같지만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바람이 타고 전해준 달의 한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나는 잠시동안 서서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이윽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하늘 저 수평선에서 천천히 올라오는 보름달을 바라보았다. 달을 등진 그의 검은 붉게 빛나며 푸르르 몸을 떨며 소리없이 달을 향해서 고함쳤으나 그 고함 소리는 달에게 닿지 닿지않았는지 그저 푸르게 울부짖을 뿐이였다.


 밤 하늘의 별들을 벗하여서 세상의 외진곳을 돌아다닌지 곧 200년, 온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무척이나 짧은 시간에 불과하겟지만 작은 육신에 깃든 그의 영혼은 지구에서의 기억들을 무척이나 오래된 이야기인 마냥 그를 착각시킨다. 그의 검은 다시 한번 붉게 빛나며 달을 향해서 몸을 떨었다. 그는 천천히 검의 손잡이를 잡더니 눈을 지그시 감아 검을 달래주었다. 그러자 검은 언제 그랫냐는듯 부르르 떨던 몸을 멈추었다.


 "붉은 달이 뜨는 달… 그때까지만 기다려다오."


 마침내 검은 주위에서 살기를 거두고 죽은듯 조용해졌다. 남자는 푸른 달을 한번 다시 바라보았다. 푸른 달은 한층 더 푸르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남자는 푸른 달을 두 눈 한가득 담고는 조용히 시선을 남쪽의 수평선으로 두었다. 그런데 그 남쪽의 수평선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동자는 붉은 빛으로 은은하게 하지만 어둠의 탓인지 찬란하게 발하고있었다.


 무릎꿇은채 꿈틀거리는 가디언을 뒤로한채로 소녀는 사뿐히 걸어나갔다. 소녀보다 몇십배는 거대한 가디언은 꿈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애쓰는듯 보엿지만 가디언은 일어서기는 커녕 그 현상 자체를 유지하는 것 조차 힘들었는지 붉은 색의 눈동자의 빛을 꺼트리며 소녀가 걸어나간 방향으로 거대한 굉음과 함께 쓰러졌다.


 소녀는 푸른 눈동자를 번들거리며 가디언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소녀다운 미소를 지으며 가디언 앞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았다. 가디언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간신히 눈을 떳지만 생기잃은 붉은 색의 눈동자는 더이상 예전의 가디언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았다. 소녀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워버리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디언은 소녀가 돌아서 앞으로 나아가리라 그렇게 생각하고는 몸을 움직여 소녀를 두 손에 쥐고 으깨버리려고 하였으나 좀처럼 말을 듣지않는 몸뚱이는 점점 그 에너지를 다해가고 있었다.


 마침내 완전히 붉은 빛이 눈동자에서 사라지자 소녀의 차가운 푸른색의 눈동자는 곧바로 가디언의 얼굴에서 다른곳으로 옮겨갔다.


 "그래도 생기를 잃어가는 달의 일족들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기분좋은걸?"

 소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또다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북쪽으로 걸어갔다.


 ㅈㅇㅈ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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