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서사

by Flower posted May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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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어둡고 붉은 불길은 계속해서 위로 솟구치는데 조여오는 열기는 숨통을 틀어막기에 충분해지고 있었다. 젊은 병사들이 숨을 거칠게 내쉬며 건물안에 힘겹게 들어왔을때, 10살도 채 안되보이던 소년은 눈물을 닦아낼 짧은 시간조차 없이 목을 옭아대며 고통스러움에 발버둥쳤다. 바람을 타고 창문을 넘어 들어선 희뿌연 연기는 소년의 몸을 휘감고 있었고 젊은 장군은 찰나의 고민도 없이 소년을 들고선 열기로 지끈거리던 건물을 뛰쳐나왔다.


 소년을 들고서 건물을 뛰어나온 장군은 소년의 숨이 붙어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하휘 병사의 품에 안겨주고는 뭐라 숨가쁘게 말하고는 새하얀 눈밭에 흩뿌려진 핏방울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핏자국을 거슬러 올라가 뭐라 말하며 장군을 말리는 듯 한 행동을 취하던 병사의 눈을 마주보고는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라고 커다랗게 소리쳤다. 그러자 그를 만류하던 병사는 주춤하며 장군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멀뚱멀뚱 바라보았고, 장군은 무표정하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곳에는 나만 남는다. 나머지는 지켜야 할 것이 있는 곳으로 꺼지도록."


 장군은 조용히 달을 찾아 시선을 고정시켰다. 장군을 둘러싼 기운이 달의 빛깔처럼 창백해지는데 오히려 병사들의 얼굴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주위에서 올라오는 불의 영향인지 아니면 내면에서 느껴지는 부끄러움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병사들은 장군과 같이 창백한 달을 바라보았다.


 퍼지는 창백한 달빛에 금방이라도 흘러내릴것 같은 꽉 찬 달의 모습에 병사들은 장군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장군은 조용히 달을 바라보던 시선을 피가 흩뿌려지고 화염이 뒤덮은 곳을 향해 옮겼다.


 "지켜야 할 것이 없는 녀석들 뿐인건가?"


 열기도 핏방울도 점점 거세지는데 병사들의 얼굴빛은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 지끈지끈하던 소년의 표정도 점점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고, 얼굴빛은 달빛을 받아들여 백옥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러자 그를 품에받아 안고있던 병사는 장군이 보고있지는 않았지만 짧게 인사하고는 장군의 시선이 향한 곳과는 반대 방향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조국을 위해 죽어라, 그 안에는 형제도 부모도 너의 제물도 모든것이 다 있을태니!"


 장군이 칼을 빼들며 높이 소리쳤고 몇 없는 병사들도 칼을 하늘로 높이 쳐들고 고함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