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5.13 01:49

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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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인생이란 인간의 걸음과도 같으니」


 찬 바람이 소란스럽게 머리카락을 해치고는 도망간다. 강 건너 산 넘어 이 대지에 만연하던 달빛이 조용히 얼굴을 감추기 시작하고 따스함을 이끌고 햇님이 요란스럽게 하늘을 붉게 적시는데 욱신거리던 상처에서 붉은 빛이 천천히 주위로 퍼져나가 빛나기 시작하더니 비록 아무런 희망도 삶의 낮짝도 없지만 그래도 염치없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 세상의 빛을 찾아 살아가고 싶어졌다.


 욱신거리던 상처에서 조금씩 선혈이 흘러나와 대지를 적셨고, 초점을 잃어가 그 어떤 세상의 빛도 재대로 바라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아무래도 세상에 대한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한 심장이 멈추고 숨결이 멎어지는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죽기 직전의 내가 지나쳐온 무심코 지나온 과거의 기억을 하나하나 들쳐보는 것에 대한 이유는 이런 삶이라도 이런 삶을 살아서 여기까지 도착했더라도 아직 죽고싶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그것에 대한 답을 내릴 찰나의 시간조차 없이 세상을 향해 다가오는 빛은 그늘에 가려져 차갑게 타오른다.


 「되돌아가자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너무나도 멀고 험하고」


 그늘에 가려져 서늘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았고 태양을 향해, 가장 밝게 타오르는 곳을 향해서 꺼져가는 눈빛을 번들거릴 힘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온 몸의 열기가 상처 구멍을 통해서 빠져나갔고 바람도 따스함도 풀숲의 노랫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칠흑같은 어둠이 닥쳐올것을 알고있지만 놓고싶지 않은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기에 이를 악물고 양 손으로 상처를 감쌋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도 빛을 보기위해 눈을 촉촉하게 적시고 죽을 힘을 다해서 몸을 일으켜세웠다.


 일어서서 조금씩 번져가는 핏자국을 바라보니 지금까지 해온 모든 짓들이 부질없고 후회스러웠지만 결코 그 과거를 원래대로 되돌려놓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바람이란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희망이 모두였다. 상처도 방해뿐인 과거의 후회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나의 어이없는 바람을 없던일로 할 수는 없었다. 이를 악물고 부들거리는 다리와 팔을 쭉 피고 나무를 끌어안아 간신히 서있게 될 수 있었다. 상처를 틀어막지 못하고 찢어진 탓에 피는 점점 더 쏟아지고 힘도 온기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지만 일어서서야 간신히 볼 수 있게 된 태양은 너무나도 황홀했다.


 「앞으로 나아가자니 지나쳐온 길에 두고온 후회와 기회들이 나의 발목을 붙잡는구나」


 "어…, 어엇…?"


 간신히 볼 수 있게 된 태양이 또 다시 흐릿흐릿 잉크번진 사진처럼 변해간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상처와 살갖이 나무껍질에 찢겨져 찌릿찌릿하다. 무릎을 꿇어 차가운 나무를 끌어안고 의지하여 앉아있으니 서서히 의지도 희망도 그 실낱같던 희망도 모두 놓아버리고 싶어진다. 그래 이 아무도 없는 해안가의 산에서 그 누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그대로 생기없는 눈동자와 무표정한 얼굴로 이마를 나무에 찍고는 눈망울을 글썽거린다.


 "죽고… 싶지않아…"


 실낱같은 희망의 끝에 위태롭게 매달려서 그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고, 태양도 잊은 음지에서 그는 마침내 실낱같은 희망을 놓고 끝없는 나락속으로 추락한다. 조금씩 흘러나오던 피도 멎어버렸고 천천히 눈이 감기자 숨이 멎어버렸다. 눈에 고여있던 눈물을 그대로 뺨을 타고서 대지로 떨어졌으며 그의 찢겨진 옷과 아무렇게나 잘라진 정리안된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어진다.


 「삶도 죽음도 쉽지않으니 인간의 삶만큼 고단한 것이 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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