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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마다 울어대던 장병들의 기합소리가 지워지고 그 것을 대신해 창, 칼, 도끼가 맞부닥치는 소리가 초원에 가득 울려퍼졌다. 그 속에는 쇠붙이들의 소리에 뭍힌 죽어가는 병사의 신음소리, 비명소리, 쇳덩어리를 막아내기에는 너무나도 연약한 몸의 최 외각인 살갖과 근육이 찢어지고 베이고 잘리는 소리가 난무했다.


 찢어지고 베이고 잘리고 넘어지고 그것을 지켜보는 지도자의 표정은 너무나도 냉혹했다. 수십, 수백이 동시에 죽어나가는 관경을 보는 지도자의 모습은 한치의 두려움도 좌절감도 죄책감도 없었다. 단지 오색가지 빛으로 찬란하게 휘감겨진 왕좌에 앉아 그들을 냉혹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하나하나 어떻게 죽어가는가보단 저들로 인해 어떻게 전세가 바뀌어가는지 바라보고 있을 뿐이였다.


 다만 옆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피를 보고 냄새를 맡은 소년의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가득했다. 새하얀 피부에서는 금방이라도 비명소리가 터져나올것 같았고, 순백의 머리카락은 붉은색의 핏방울에 다가서기 싫다는 듯 뒤로 흩날렷다. 그리고 맑고 순수한 눈동자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이 울렁거렸다.


 소년은 왕의 손가락을 향해서 시선을 조심스럽게 옮겼다. 한치의 꿈틀거림도 없이 단단한 거석처럼 전장을 바라보는 왕의 모습에는 역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었으며 소년은 단념하며 눈을 닫아버린채 고개만을 전장으로 돌렸다.


 "크아아악!"


 때마침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크게 울려퍼졌고, 소년은 질끈 감았던 눈을 치켜뜨며 전장을 바라보았다. 수천의 사람들이 얽힌 전장에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는것은 불가능했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절망적인 목소리들의 소년의 귀에 처박혔다. 살려달라고 죽고싶지 않다고 그렇게 비밀스럽게 외쳐지는 비명소리가 소년은 차마 외면 할 수 없었다.


 "아버지…"


 소년은 조심스럽게 전장에서 눈을 때지않은채 서있었고, 소년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왕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무슨 생각이 드는거냐."

 왕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채 왕좌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여전한 모습으로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고, 소년은 흠칫 놀라서 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한 표정과 몸짓으로 소년을 대하고 있었기에 소년은 다시 조심스래 전장으로 눈길을 돌렸고 주먹을 불끈 쥐었고, 눈을 질끈 감았다.


 "저 사람들이… 가엾습니다."


 왕은 고개를 소년에게로 돌렸고 소년은 부들부들 떨며 서있었다. 왕은 그런 소년을 보고는 입가에 서서히 미소를 띄우더니 이윽고 언제 그랫냐는듯 지워버렸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한적이 있었지."


 왕은 턱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전장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소년은 짧게 놀란 눈빛으로 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년의 놀람뿐 아니라 경이로움과 호기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다시금 들려온 비명소리에 얼굴을 찡그렸다.


 "아버지가요?"


 전장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던 왕은 갑작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소년의 키만한 대검을 매만졌다.


 "그렇기에 너가 이 왕의 자리에 앉았을때 전쟁이란 아픔을 저 백성들에게 느끼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구나."


 왕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입가에 맺은채 뒤의 열일곱의 정예 호위무사들을 대동한채 전장으로 걸어나갔다. 소년은 전장으로 걸어나가는 왕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 얼어붙은채 서있었다.


 '반드시 그리되게 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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