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이야기

|  나는 작가가 될 테야! 글을 창작해요

2012.07.13 06:48

샤인나이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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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의 광장> - 3 -


 하아, 이렇게 살다가 이루는 것 없이 뒤지는구나…. 애초에 저 인간을 도와주는게 아니였어. 아직 제 날개도 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억울하게 생을 마감하다니, 기다려라 내가 곧 귀신이 되어서 백 년 만년 네놈 뒤를 끝까지 쫓아다닐테니까.

 "…."

 아, 그런데 이렇게 죽기에는 너무 억울한데? 아니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처음 와보는 이곳에서 안락한 쉼터는 찾지 못할 망정 이렇게 차디찬 호수 안에 빠져 죽어야하냔 말이야. 잘하면 1억 년만에 빙하를 타고 내려온 둘리와 짝짝쿵을 할 정도로 수온이 낮은 이곳에서 죽기 전에 먼저 얼음덩어리가 되는게 아닐까 몰라. 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일단은 이곳에서 먼저 빠져 나가는게 우선 순위잖아? 이렇게 혼자 궁시렁거릴 동안에도 나는 얼마든지 이곳에 나갈 기회를 놓치고 있는거라고! 아아, 진정하자 샤인! 냉정해지자 샤인! 너는 그토록 무서운 멧돼지를 1712번만에 이긴 녀석이잖아? 네 녀석은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워져 있는 녀석이야, 물론 그게 너무 오랫동안 잠자고 있어서 문제이긴해도 너는 가능성이 있어. 봐바, 옛날 그 많고 많은 위인들도 자신의 꿈에 도전하기 위해 나보다 10배 이상의 실패를 했음에도 그들은 결국엔 결실을 맺었잖아? 그렇듯이 너도 아직은 가망이 있어! 살아 나갈 수 있어! 가령 이 호수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옥의 문턱과 근접한 통로일진 몰라도 네가 헤엄치는 그 물장구가 큰 오오라를 만들어 나를 이 차가운 물 속에서 끌어 낼 수 있듯이 너도 해낼 수 있단 말이다! 자아, 샤인! 한 번 해보는거야. 아무리 근육이 경직되어 금방이라도 근육과 지방 사이에 핑크빛 속살이 찢어진다 한들, 너의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에는 절대로 대적할 수 없다고!

 "…."

 뭐하고 있는거야? 힘을 내 이 멍청아! 아직 끝난게 아니라고! 아직 네 인생의 반의 반도 걷지 않은 이 무능한 패배자 같은 녀석아!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아니 이런 멍청이가 다 있나?! 야이 개새끼야, 정신 차려, 정신 차리래두!!

 "…."

 닝기미, 이딴 정신력으로 무슨 기사가 되겠다고 설치는거야? 네가 기사의 혹독한 매운 맛을 알아? 알기나 하냐고! 씨발, 처음부터 네깟 놈이 기사가 된다고 설칠 때부터 그 그릇의 크기를 알아 봤어야 했던건데…. 아무 것도 모르는 유년기 시절, 아버지의 폭풍간지나는 칼부림에 미쳐 날 뛸 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다고!! 그때 분명 아버지께서도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지.

 '뒤지기 싫으면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야 한다.'

 ? 잠깐만 이게 아닌데. 아 이젠 이 모자란 머리통까지 말썽이구나! 아버지가 그딴 저렴한 발언을 나한테 하실리가 없잖아? 아니, 잠시 생각해보니 그럴 가능성도 몇 퍼센트 존재…아 씨발, 내가 이럴 때가 아니라니까!!

 "…."

 하아, 좋다 좋아 알겠다고. 그렇게 뒤지고 싶으면 뒤져버려 이 새끼야. 사회에 도움은 주질 못할 망정, 뒤져서라도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피차 잘됬네. 이곳이라면 네 녀석 몸뚱아리가 시내에 돌아다닐리는 없고 말이야. 안 그래도 요즘 죽는 사람들이 허다해서 공동묘지도 부족하다던데 마침 잘됬네. 살아 생 전 아무 것도 도움되지 못한 루저 새끼가 죽어서도 도움이 안되는 것보단 이게 훨 배 났네 나아! 씨발, 이딴 몸뚱아리의 소유자를 지금껏 내 자아라고 믿고 따라온 내가 병신 중에 상병신이다. 에라이 썅, 이딴 모진 인연, 여기서 끝내자구!!

 "지랄을 한다."

 ?

 "거기서 혼자 뭐하고 있냐? 물장난? 나이도 제법 먹은 놈 같은데 쪽팔리지도 않냐?"

 곤히 호수에 몸을 실고 잠에 들려는 순간, 미친 아침 기상 알람송 같은 녀석이 나의 의식을 깨운다. 금방이라도 육체이탈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에 흠뻑 취해있던 나를 단숨에 망상에 빠진 하찮은 꼬맹이로 만든 녀석에 대한 분노에 나는 황급히 물 밖으로 고개를 빼들었다. 

 "후헉!"

 오랜만에 산소와의 아름다운 입맞춤을 한 나는 머리를 간지나게 털려고 했지만, 이미 물에 불린 미역마냥 뭉텅이로 휘날리는 머리카락에 애꿎은 내 두 눈만이 시력을 감퇴 당했다. 

 "끠긔엙."

 ? 이건 또 무슨 괴이한 웃음소리래.

 "엄청 웃긴다 너. 어디서 몸개그라도 배우는거야?"

 흐릿한 시야 속에 드리워져가는 한 가련한 여자인간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 나와 함께 호수 속을 헤엄치던 여자로 추정된다. 분명 내가 저 여자를 구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이 주옥 같은 호수 안으로 들어왔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런데 그 여자가 지금 밖에 있다는건….

 "…."

 빌어먹을. 어쩐지 오늘은 운수가 개 좆 같더라니…. 그나마 김첨지는 돈이라도 많이 벌었는데 나는 그냥 오늘 하루 완전 VDF(금기의 알파벳 욕. 이외에 DFT, CDS, GHY 등 3개의 알파벳을 조합할 시 엄청난 인격모독을 느끼게 할 수 있음.) 같았구나. 

 '니미.'

 이딴 개 같은 세상, 더 이상 살 가치도 못 느끼겠다. 그냥 죽자.

 「 첨 」

 「 벙 」

 세상의 모든 미련을 버리고 인어공주가 되려던 나의 꼬리를 누군가가 잡아 당기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호수와 동화되어 아름다운 빛깔을 내뿜는 귀중한 보석 '아쿠아마린'이 되고 싶은 꿈 또한 누군가에게 빼앗긴 나는 마지막 저항할 의욕 또한 잃어버리게 되었고, 그렇게 호수 밑바닥에 깔린 오물덩어리와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세상의 거름이 되고자하는 나의 작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누군가가 박탈해갔다. 아, 죽는 것 또한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이 비루한 세상이여, 왜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셨나이까….

 “아빠!”

 응?

 “아빠! 아빠!”

 뭐지 저건, 왜 호수 안에 내가 그것도 어릴 적에 내가.

 “무슨 일이니 샤인? 얼굴은 또 왜 그래? 너 또.”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주마등? 사람이 죽기 일보 직전에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보여주며 가시는 길 불편하지 않게 편히 보내준다는, 마치 보험은 들지 않았지만 육개장이라도 먹어보겠다는 심산으로 우르르 몰려오는 검은 옷의 사내들처럼 한 번도 내 얼굴을 보기는 커녕, 나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던 그들을 나는 내가 죽기 바로 직전에 만나게 되다니. 역시 인생은 오래 살아봐야 좋을건 없다고 맨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어르신들의 말이 오늘따라 생생하게 들려온다. 이왕이면 내 성장기를 그린 영화였으면 좋을텐데, 예를 들어 이런거!


 제목, '기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 샤인의 이야기'.

 옛날, 어느 먼 옛날, 기사가 되겠다고 설레발을 치는 한 꼬맹이 샤인이 있었어요. 그는 어느 때와는 달리 유독 멍청한 행동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오늘도 산에 오르기 시작했답니다. 

 "영차, 영차, 영차." 

 오늘도 샤인은 험난한 산을 오르며 거친 숨소리를 내었습니다. 굳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될 것을 저렇게 고생을 하며 올라가는걸 보면, 자기 자신이 얼마나 멍청하고 어리석은지 보여주고 싶은 모양인가보네요.

 〃크어엉.〃

 아, 마침 저기 아인의 하나 뿐인 원수(왜 원수인지 모름)이자 하나 밖에 없는 친구인 멧돼지가 아침부터 발굽을 땅에 갈며 샤인을 기다리고 있었네요. 마치 오랜 친구를 기다리는 것처럼 멧돼지의 거무잡잡한 두 볼이 빨갛게 상기가 되었네요. 

 "자, 덤벼!!"

 겁이 없는 우리의 샤인은 또 다시 맨 손으로 멧돼지를 향해 달려가요. 멧돼지는 그런 샤인의 공격을 가볍게 피한 후 엄청난 쓰리 펀치를 후려 갈기며 샤인에 얼마 남지 않은 성숙하지 못한 치아를 하나 둘 뽑아내요. 

 "오케이, 쉽게는 안된다는거지? 좋았어!!"

 샤인은 뽑아져나간 치아들을 대신해 흐르는 피를 쓰윽 닦으며 다시 한 번 멧돼지에게 달려갔어요. 하지만 이미 오랜 옛날부터 샤인과 함께 동거동락을 해온 멧돼지는 그런 샤인을 가소롭게 봤답니다.

 〃꾸어엉!!(애송이, 너는 나한테 안돼. 왜냐면 너는 인간이고 나는 동물이니까. 물론 너 또한 동물이지, 하지만 나는 너보다 더욱 엄청난 동물이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게 너와 나의 공통점이니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엄청난 기백이 묻어나오는 말이였을거에요. 샤인이 전방 10cm를 앞두고 가녀리다 못해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주먹을 멧돼지에 휘둘렀어요. 하지만 멧돼지는 또 다시 가볍게 피하며 그대로 샤인의 몸통에 자신에 거대한 머리통을 그대로 박아버렸지 뭐에요.

 "믜룻뢉케륵쫛랍!!"

 샤인은 지금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계의 언어를 쏟아 부으며 그대로 산 아래로 추락했답니다. 이로소 샤인의 전적은 1711전 0승 1711패로 오늘도 샤인은 덩치만 커다란 멧돼지에게 져버리고 말았네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다음번에는 꼭 샤인이 이길테니까요! 그럼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랄까.

 어쩐지 조금 영화와는 거리가 먼 장르가 되버렸지만…. 뭐 어처피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은거 아니겠어? 그런데 내가 이러는 동안에도 어린 나는 아직도 저기에 쪼그려 앉아서 뭔가를 혼자 중얼거리네. 원래 주마등이란게 이렇게 긴거였나?

 “나는 꼭 아빠처럼 멋있는 기사가 되어서 아빠랑 엄마를 지켜줄거야!”

 음, 생각해보니 내가 저런 말을 했던 때도 있었구나. 뭐,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기사가 되고 싶던 꿈을 꾸게된 이유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오자마자 이런 꼴이 되어버려서 조금은 아쉽다.

 “하핫, 역시 내 아들이라니까. 그렇지, 남자라면 자고로 그런 배짱이 중요한거야.”

 현실에서나 여기에서나 아버지는 언제나 호탕하시구만. 그리고보니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도 한 몇 년만인가? 왠지 그리운걸….

 “그런데 샤인, 기사가 되기에는 먼저 알아야 할게 있단다.”

 “그게 뭔데?”

 “그건 바로….”

 「 쿠당탕 ― ! ! 」

 !!
 “미스트, 잘도 여기에 숨어 있었구나.”

 “네 녀석들이 여길 어떻게…설마….”

 “죽어라!!”

 아, 안돼!!

 “오호, 이대로 죽기엔 조금 억울한가보지?”

 “엄청나게 억울하지. 더군다나 내 아들래미가 보고 있거든.”

 “하아? 그렇다면 그 잘난 애비가 어떻게 되는지도 보여줘야겠구만!”

 “그게 쉽지만은 않을거다. 자, 덤벼라!!”

 「 턱 」

 "멈춰."

 “넌 뭐야? 별안간 나타나서는, 한 번 맛깔지게 죽고 싶은 모양이지?”

 "두 번 말 안해.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넌 어디 부위가 제일 맛날까? 한 번 말해줄래?”

 "꺼지라고."

 “이런 건방진 새끼가!!”

 …더 이상 우리 가족을, 내 행복을, 무참히 짓밟고 가지 말란 말이다!!

 

 “샤, 샤인…?”

 "…."

 “너….”

 "오랜만이에요. 아빠. 아니, 아버지…."

 “샤인….”


 「 철썩 - !! 」



 P.s : 즐감하세요.


Who's 아인

profile

시간을 탓하지마라.

시간을 흘려보낸건 나 자신이다.

시간은 주어진게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히 나라는 존재가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따라가느냐의 내가 증명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증명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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